소식

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야기

아름다운가게 15주년 기념 인터뷰 ‘경남지역 1호 천사 윤재희 활동천사님’

아름다운가게 15주년, 보석보다 빛나는 사람들의 이야기

활동천사님들과 함께 나눔과 순환의 세상을 만들어 온 아름다운가게가 어느덧 열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아름다운가게가 지난 15년간 나눔의 결실을 튼튼하게 쌓아 올릴 수 있었던 건 한결같은 활동천사님들의 헌신과 노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를 기념해 전국의 활동천사님들을 만나 뵙고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활동천사님 한 분 한 분 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함께해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경남지역 1호 천사, 마산자산점 윤재희 활동천사님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에요"

Q. 가장 중점에 두고 있는 삶의 가치는 무엇인가요?

남편 퇴사하고 서울에서 2002년도에 이사를 왔어요. 환경이 너무 바뀌어서 한동안 적응을 하지 못했죠. 문화생활할 것들도 없고, 지리도, 사람도 다 낯설었어요. 그래서 서울에 가면 1~3달 있다가 오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아름다운가게 활동천사모집보고 봉사하게 되었어요. 처음엔 봉사 뭐 이런 개념 없이 ‘2년 정도만 해야지’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되었네요. 아름다운가게에서의 봉사는 마산에 적응 못했던 시기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지금은 경남 1호점으로 많은 자부심을 느끼고 애착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삶의 가치는 나와의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즐겁게 생활하는 것인데요.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 둘을 실현해나가고 있어서 참 좋죠. 그래서 가게에 고마운 마음이 커요.

Q. 과거에 비해 자원활동에 대해 변화가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초창기에는 단합이 잘 되었던 것 같아요. 실행위할 때도 다 참석하고 가게활동 외 한두 번 만나서 식사하거나 산행도 가고 자주 시간들 가졌던 여유가 있었죠. 요즘에는 끈기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만큼 쉽게 생각하고 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신청했다가 나오지 않고, 쉽게 그만두고 포기하는 것 같습니다.

Q. 자원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가족이나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떠한 가요?

처음에는 기껏 시간 내서 그런 것들을 하냐고 의아심을 가지고 봤었어요. 활동하면서 가게 이야기도 많이 하고 여러 에피소드들 들려주고 하다 보니 서울 친구들도 인근 아름다운가게에 봉사 신청하기도 하고. 기증도 하고 가게에 구매하기도 해요. 남편은 아직도 가게에 먼저 내려주고(출근시켜주고) 본인 출근을 갑니다.

Q. 자원활동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부족한 분에게 현재의 활동을 소개한다면?

내 마음과 삶이 아름다워짐을 분명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반드시 아름다워집니다. 직접 현장에서 봉사하는 게 보람 있어요. 아니 저는 이제 중독 상태인 것 같아요(웃음) 다만,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최소한 1년 정도 길게 할 정도의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왔으면 좋겠어요. 봉사활동은 책임감이기도 하니까요.

Q. 아름다운가게 자원활동 외에 다른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예전 장애인복지관에서 책 녹음 봉사를 했었고…지금 다시 시작해 볼까 해요. 이 봉사는 표준어를 구사하면 좋은데요. 한 권을 녹음하려면 한 달 정도 소요됩니다. 본인이 책 한 권을 선정해서 녹음을 하는데 일정한 스피드와 억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죠. 시각장애인들이 녹음된 테이프를 통해 책을 접할 수 있게 되어 많은 보람을 느꼈었어요. 그중 ‘닭장을 나온 암탉’ 녹음이 제일 기억이 남아요.

Q. 자원활동을 하며 겪었던 어려움 혹은 지속함에 있어서의 어려운 점이 있나요?

고객들이 함부로 대할 때 힘들어요. 최근 제일 힘들었었죠. 얼마 전에 에어컨이 켜져 있어 출입문을 닫으려고 할 때 남자 손님이 오라는 손짓으로 “아줌마”하고 부르기에 문을 닫으며 ”예 말씀하세요” 했더니, 와서 얘기 안 하고 문 닫으며 얘기한다고 역성 내셨어요. 너무 민망하여 3일 동안 속이 상했죠. 하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생각하며 추스렸어요. 매장을 나가면서 깨끗하게 잊어버리려고 노력하죠. 마음에 많이 싸가지고 가면 힘들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터득했는데요, 이제는 마음을 비우고 가볍게 매장을 나서요.

Q. 아름다운가게에 대한 제언이나 혹은 천사님의 다짐을 들려주세요.

가게 내 여러 가지 일이 있지만 오래 하다 보면 나부터도 정신적으로 나태하거나 무뎌질 때가 많아요. 큰 단위로 움직이기보다 실행위나 회의 때라도 잠깐씩 교육했으면 해요. 그리고… 각 매장 별로 의미 있는 날은 자체적으로 축하 자리 가지고 천사들에게 ‘생일이다, 파이팅’ 등의 메시지를 보내고 축하의 의미를 살렸으면 좋겠어요. 자체적으로 소소한 정과 의미를 살린다면 천사님들이 조금은 활동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또… 서로 1년을 어떻게 지냈는지 나눔의 장을 마련한다면 생동감 있지 않을까 싶어요. 팀워크가 단단하고 좋으면 봉사도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찾아오셔요. 얘기할 사람이 없거나 외로워서 종종 방문하시는데 얘기를 많이 들어주고하면 조금 생기를 가지시고 매장을 나가시죠. 지치면 의자 내어드리고… 이런 소소함에서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