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야기

아름다운가게 15주년 기념 인터뷰 ‘대구경북지역 1호 천사 최혜진 활동천사님’

아름다운가게 15주년, 보석보다 빛나는 사람들의 이야기

활동천사님들과 함께 나눔과 순환의 세상을 만들어 온 아름다운가게가 어느덧 열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아름다운가게가 지난 15년간 나눔의 결실을 튼튼하게 쌓아 올릴 수 있었던 건 한결같은 활동천사님들의 헌신과 노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를 기념해 전국의 활동천사님들을 만나 뵙고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활동천사님 한 분 한 분 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함께해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대구경북지역 1호 천사, 대구칠곡점 최혜진 활동천사님

"살아가면서 느끼는 진정한 보람과 즐거움"

Q. 가장 중점에 두고 있는 삶의 가치는 무엇인가요?

자원봉사를 하며 가장 중점에 두는 삶의 가치는 ‘더불어 잘 살자’입니다. 아름다운가게에서는 쓰지 않는 물건들을 기증받아 필요한 사람들에게 판매하므로 서로 이익이 되는 일이죠. 오래전에 매장에서 활동할 때, 임산부가 아기용품을 사러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첫째냐고 물었더니 막둥이 셋째라 했습니다. 애 둘 키우고 그만 낳을 거라 생각하고 사용하던 아기 용품을 몽땅 다 친구에게 주었답니다. 그런데 셋째가 생긴 거죠. 시간이 많이 지나서 다시 달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해서 아름다운가게에 왔답니다. 유모차, 모빌, 딸랑이, 목욕통 등 약 5만 원어치를 사 가면서 만족해하던 얼굴이 떠오르네요. 환경에도 좋은 일이기도 하고, 이렇게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곳이 아름다운가게입니다. 그래서 아름다운가게가 좋고 자원활동이 즐겁습니다. 남을 배려하며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싶다는 소망을 자원활동하면서 실현해간다는 느낌이랄까. 이런 느낌들이 저를 꾸준하게 활동하게 만든답니다.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가게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돼요. 매니저님과 다른 천사님들과도 새로운 인연을 이어가고,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길 반복하다 보니, 제 삶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은 느낌이랍니다.

Q. 과거에 비해 자원활동에 대해 변화가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제가 활동하고 있는 대구칠곡점은 제 또래의 상대적으로 젊으신 분들이 많이 활동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경제활동을 위해 자원활동을 중단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는 느낌입니다. 대학생들은 지속적으로 활동하기에 어려운 구조이니, 주부 천사님들이 바탕을 든든히 받쳐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라 안타깝습니다.

Q. 자원활동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부족한 분에게 현재의 활동을 소개한다면?

저는 대구경북의 두 번째 매장인 대구칠곡점에서 매주 목요일 오전에 활동하고 있어요. 활동한 지는 햇수로 12년이 되었답니다. 대구 칠곡점이 막 자리를 잡아가던 시점부터 활동을 했어요. 저도 중간에 1~2년 정도 경제활동을 위해 평일에 활동하지 못하여 토요일에 활동을 했습니다. 왠지 중단해버리면 인연이 끊어져버릴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렇게 이어온 활동이 12년이 되었어요. 제 상황과 여력이 될 때는 일주일에 이틀 활동을 한 적도 있어요. 시간이 지나 점점 내 집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 집이라 생각하고 활동을 합니다. 매장 내 활동뿐만 아니라 화장실 청소라든지, 냉장고와 주방 청소 등등, 처음 오시는 분은 아무래도 손대기 어려운 것들을, 알아서 하고 있답니다.

Q. 자원활동을 하며 겪었던 어려움 혹은 지속함에 있어서의 어려운 점이 있나요?

아름다운가게 초창기엔 포스가 아니라 금전등록기를 사용했었죠. 그런데 처음엔 돈을 만지고 생소한 기계이다 보니, 아예 사용을 안 하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점차 금전등록기와 함께 포스도 사용하게 됐습니다. 아름다운가게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것을 접하게 되었지요. 모든 게 낯설고 그만큼 어렵게 느껴졌던 것이 차츰 익숙해지게 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어떨 땐 이렇게 가게의 변화를 따라가기 어렵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만, 이제는 이런 변화 정도는 감수해야 되는 것이라고 느끼기 시작했어요. 어디에서나 변화는 있기 마련이고, 그 변화가 목적을 달성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라면, 당연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Q. 아름다운가게 자원활동 외에 다른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금 아이가 고등학교 3학년인데, 아이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학교와 그 단위에서 활동하는 샤프론 활동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이제 아이도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기에 샤프론 활동도 이쯤에서 마감해야 될 때가 온 것 같아요. 구체적인 건 아니지만, 제 간호사 경력을 살려서 의료봉사활동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정도의 관심은 가지고 있습니다.

Q. 자원활동에 대한 다양한 인식이 존재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분명히 아름다운가게 활동을 하면서 저의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봅니다. 아름다운가게 활동이 제게 보람과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죠. 살아가면서 느끼는, 이런 보람과 즐거움이야말로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자원활동은 가급적이면 시간과 마음을 내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여유 있는 사람들의 여가라 여기기엔, 마음을 많이 내어야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4 시간’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아요. 책임감이나 애정이 없으면, 쉽게 포기하게 되니까요.

Q. 아름다운가게에 대한 제언이나 혹은 천사님의 다짐을 들려주세요.

대부분의 활동천사님들이 정해진 자신의 시간에 활동을 하기에 활동천사님 상호 간에 알아갈 수 있는 환경이 안된다는 게 제일 아쉽습니다. 자주 실행위를 하여 같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합니다. 사진을 찍어 요일별로 칠판에 붙여놓아도 괜찮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