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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점] 아름다운가게 서초점을 지키는 원더우먼 4인방





자원활동을 시작하기 가장 좋은 때는 언제일까?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하면 좋을까? 많은 이들이 고등학교 때는 “대학에 입학하면”, 대학생이 되면 “취업만 하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아이들만 다 키워놓으면”이라고 답하곤 한다. 자원활동이 좋은 일인 것은 모두가 알지만 눈앞에 닥친 일이 바빠서 매번 결심으로만 끝나는 일이 바로 자원활동이다.
그래서 이번에 아름다운 기자단은 1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 자원 활동가가 15명이나 되는 아름다운가게 서초점에서 답을 찾고자 했다. 아름다운가게 118개 매장 중 유일하게 자원활동가들로만 운영되고 있는 서초점의 아름다운 이야기 속으로 출발해보자.

취재 : 아름다운기자단 2기 김경수, 조서원



10년 이상 서초점을 지키고 있는 활동천사 님들을 소개합니다. 


1. 정귀옥 활동천사



나에게 자원활동이란? ‘옹달샘’이다. 작지만 쉬지 않고, 모여서 나중에 큰 강에 닫기 때문이다.

아름다운가게 유일한 활동천사 매니저로 서초점을 총괄하는 정귀옥 활동천사 님은 자원활동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정귀옥 활동천사는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일 무렵 아름다운가게에서 활동을 시작하셨다. 학부모로서 중요한 시기임에도 아름다운가게 창립멤버로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어서 자원활동을 선택하셨다고.

자원활동을 언제 시작하면 좋겠냐는 질문에“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항상 자원활동을 해야겠다는 마음은 먹지만  바쁘다는 핑계를 대다가 끝내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아름다운가게에 매주 4시간을 투자하는 일은 처음에 어렵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생각될 뿐이지 익숙해지면 힘들지 않답니다. 활동을 망설이는 여러분께 자원활동을 시작하기 가장 좋은 때는 지금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12년이란 오랜 기간 동안 활동한 비결을 자기 자신과의 약속에 대한 책임감이라고 하시며, 이제는 아름다운가게 활동을 그만두어도 적어도 나 자신에게만은 미안하지 않게 되었다며 미소 지으셨다.

10년 이상 함께 한 자원활동가들은 중·고등학교 동창보다 더 끈끈한 사이가 되었다. 어려운 곳을 찾아다니며 현장실사를 하고, 서로의 시간들을 공유하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하면서 단단해지고, 어울려 기획한 일들이 성공할 때마다 그 기쁨으로 힘든 것을 잊어버린다고 한다. 이것이 아름다운가게 서초점 활동천사들이 계속 활동하는 비밀스런 이유라고 한다. 


2. 김선옥 활동천사



나에게 자원활동이란? 생활의 일부다.

친구인 정귀옥 활동천사의 권유로 안국점에서 자원활동을 시작한 김선옥 활동천사는 자원활동 중독자다. 대학 때부터 여러 가지 자원활동을 하신 분으로, 미술품이 기증되면 전문가 못지않은 솜씨로 가격을 정할 수 있을 정도로 일가견이 있으시고, 연약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몸을 사리지 않고 무거운 물건도 서슴지 않고 옮기는 원더우먼이다.

본인이 오래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우선 활동을 통해 자기만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활동을 하면서 고생한 것이 헛된 일이 아니라고 하며, 시간이 조금 걸리든 오래 걸리든 결국에는 결과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활동을 한다면 더 열심히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활동천사님들이 정성을 다해 운영해 온 일일가게의 참가자가 십 년 후에 어른이 되어 아름다운가게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을 보고 자원활동에 대한 만족감과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무거운 책임감에 대해서 “활동을 하다 보면 반복되는 업무에 매너리즘에 빠질 때가 있어요, 또 정해진 활동시간에 나올 수 없을 때도 있어서 한두 번 빠지면 나태해져서 나오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 때도 생기죠. 그렇기 때문에 더욱 꾸준히 활동하려는 마음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또 동료 활동천사들 간의 유대 관계도 중요하니 노력을 기울여야 해요. 활동이 끝나면 같이 활동하는 사람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는 것이 너무 즐거워 활동이 즐겁답니다.”

‘나는 타고난 활동가’라고 자부하시는 김선옥 활동천사의 이야기를 통해 활동에 대한 바람직한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었다. 


3. 김금자 활동천사



나에게 자원활동이란? ‘보람과 기쁨’이다. 활동을 하면서 뿌듯함과 즐거움을 느낀다.

김금자 활동천사님은 연세도 많고 마르셔서 건강해 보이는 모습은 아니었다. 그런데 다른 단체 활동까지 합하면 30년째 거의 날마다 활동을 하신다고 한다. 그리고 자원활동으로 단련되어 체력에는 자신 있다고 활짝 웃어주셨다. 자원활동을 삶의 우선순위로 두고 항상 믿음을 주는 사람으로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김금자 활동천사는 자원활동은 책임감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손재주가 좋은 선생님은 서초점에서 판매하는 물품 중에 수선이 필요한 물품은 늘 최선을 다해 바느질을 하신다. 이렇게 자신의 재능을 아름다운가게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하신다. 손주들에게 아름다운가게 물품을 사주고 그들이 기뻐하고 잘 사용해주면 너무나 뿌듯하다고 하시는 선생님은 천사 할머니처럼 포근함이 느껴지시는 분이시다. 


4. 장원순 활동천사



나에게 자원활동이란?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운 곳’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지각, 결석을 하지 않으신다는 장원순 활동천사. 태풍이 심해 위험하니 활동하러 오지 말라고 전화를 드렸는데도 그럼 누가 매장을 지키냐며 나오실 정도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시는 분이다. 늘 일찍 준비하는 스타일이라서 지각하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데 그러한 성격이 자원 활동을 할 때도 나타나신다고.

왜 자원활동이 좋냐는 질문에“활동을 하러 왔으면 최선을 다해야 보람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보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 아름다운가게 활동이 사람들과의 소통이 중요하기에 낯가리는 성격이라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지금은 나를 보면 반가워하는 손님을 보면 마음에 위로가 되고 기쁘다.”라며 자원활동의 기쁨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5. 자립매장 서초점의 성공 비결      



 

아름다운가게 서초점은 자원활동가로만 운영되는 자립매장으로써 축척된 노하우와 특징이 있다. 자원활동가의 유대감과 책임감이 높다는 점, 주변과 원활하게 소통한다는 점, 서초점만의 주체적 행사가 많다는 점이다.

– 활동천사들 간의 끈끈한 유대

아름다운가게 서초점 활동천사들간의 결속력이 단단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서초점의 활동천사는 대부분이 주부 활동천사인데, 주부 활동천사들은 적응 기간이 지나면 장기적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은 가장 안정적인 분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매장에 비해 자원활동가 운영이 안정적이고, 오랜 시간 동안 같은 시간에 같은 활동천사가 일한다.

긴 시간 동안 함께 하였기에 활동천사 간의 협력도 잘되고 활동을 중단 혹은 종료했던 활동천사의 복귀율도 좋다. 다시 돌아와도 함께 했던 활동천사들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잠깐 놀러 갔다 온 것처럼 2~3년이 지나도 복귀를 쉽게 할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활동천사의 대부분이 서초점에서 초창기부터 활동한 활동천사의 지인들이나 아름다운가게 단골 고객들이기 때문에 더 유대감이 좋다. 자원활동이 끝나고도 활동천사들끼리 밥을 먹고 수다를 떠는 등 시간을 보내 관계가 돈독하다. 십 년 이상 자원활동을 하고 끝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니 중·고등학교 동창보다 활동천사 간의 우정이 더 끈끈하다고 한다. 또, 각 활동 시간대별로 조장제를 운영 조장들 간의 회의를 통해 친목도 다지고 운영을 유기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한다. 


– 활동천사들의 높은 책임감

서초점 활동천사들이 책임감 있게 오랜 기간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 중 정귀옥 활동천사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천사님은 자원 활동가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늘 그들을 신뢰하고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한다. 서초점 활동천사들은 항상 직접 가게를 오픈하고 마감하고 원하는 대로 마음껏 매장을 꾸려나간다. 그들에게 서초점은 ‘나의 매장’이다. 내가 활동하는 4시간 동안에 매장을 좀 더 새롭게 하려고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구매천사들과 소통을 한다. 쇼룸의 테마를 바꾸고 옷의 진열을 좀 더 다르게 하고 오늘의 상품을 지정해서 그것을 돋보이도록 위치를 바꾸기도 한다. 이런 책임감이 열의와 끈기를 가지고 활동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 이웃과의 활발한 소통

아름다운가게 서초점은 이웃과도 끊임없이 소통한다. 건물 주차장 관리 아저씨는 연세가 일흔이 넘으셨는데도 무거운 짐을 옮길 때마다 많이 도와주신다. 처음 오픈 할 때는 다른 가게들이 좀 적대적이었는데, 아름다운가게가 어떤 가게인지 잘 알리고 소통한 이후에는 열심히 도와주신다. 서초점의 구매천사는 70% 정도 단골 고객이며 서초동 주민들이다. 그들과 아이들의 탄생과 성장을 함께 기뻐하고, 또 돌아가신 분들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 서로 안부를 건넨다. 큰 옷을 멋스럽게 고쳐 입는 법, 아름다운가게 물건 활용법 등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텃밭의 야채를 가져다주고 직접 만든 쿠키와 케이크를 가져다주는 정겨운 고객도 있다. 그만 사라고 구박을 받으면서도 매일 와서 구매하는 고객도 있다. 


– 정성스러운 행사프로그램



서초점은 자원활동가로 이루어진 만큼 행사를 주체적으로 많이 열고 있다. 아름다운가게에서  최초로 일일가게를 열어서 성공시켰다. 일일가게는 시민이 자신의 날을 만들어서 일일 점장이 되어보고 그날의 수익금을 기부하는 행사이다. 서초점 자원활동가들은 개인 행사라도 기업 행사와 똑같이 정성스레 일일가게를 꾸민다. 이것이 서초점의 일일가게가 계속 이어지는 비결이라고 한다. 일일가게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직접 아름다운가게를 운영해보면서 나눔의 현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이렇게 아름다운가게 서초점은 주인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하는 10년차 15명 이외에도 훌륭한 자원활동가들이 서로를 아끼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멋지게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