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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매곡점] “순천을 빛내는 아름다운 모녀” 김혜락, 최수인 활동천사님







순천은 여느 지역사회와 같이 많은 시민들의 노력으로 유지되어 온 도시다. 그 시민들 속에 어머니 김혜락 활동천사, 딸 최수인 활동천사 같은 ‘아름다운 모녀’도 아름다운 가게 순천 매곡점을 지키고 있다.

꿉꿉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밝고 활기찬 모녀 천사님들의 웃음이, 보는 이로 하여금 기분 좋은 에너지를 듬뿍 받게 만드는 ‘아름다운 천사’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분들을 만나보기로 하자.

취재 : 아름다운기자단 2기 현승희, 류현준


Q. 엄마와 딸이 함께 자원활동을 한다는 건 어떤가요? 

A. (최수인 활동천사, 딸)  공통된 관심사가 생겨서 좋아요. 매장에서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조금 짜증 나게 했던 손님은 같이 흉보기도 하고, 하루 종일 겪었던 일에 대해서 얘기 나누곤 해요. 대화거리가 항상 있다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A. (김혜락 활동천사, 어머니) 내 딸이 맞나 싶어요. 딸은 항상 아기인 줄만 알았거든요. 그런데 어느 추운 겨울날, 나이 드신 남성분이 녹슨 커터 칼을 들고는 돈을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딸이 그분의 말을 일일이 다 들어드리고, 커피까지 내드리면서 진정시켰어요. 나중에 들어보니까 ‘대낮에 진짜 강도 짓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건 너무나도 분명해 보였고 그냥 그분이 애잔했다’고 해요. 그때 느꼈어요. 얘가 이런 면도 있구나.

집안에서의 모습만 보다가 밖에서도 같이 생활하다 보니까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더라고요. 저는 굉장히 감성적이지만 딸은 이성적인 편이에요. 서로의 성격이 다르지만 서로의 성격을 잘 이해하고 있어서 시너지효과를 내게 되네요.


A. (최수인 활동천사, 딸) 엄마는 매장 정리를 잘하세요. 어떤 물건이 들어와도 딱 보기 좋게 진열하고, 공간을 더 예쁘게 만드는 솜씨를 보면 매번 놀라요.




Q. 김혜락 활동천사(어머니)는 3년의 봉사 후 교육을 수료하면 받을 수 있는 이름이 새겨진 앞치마를 입고 계시네요? 벌써 9년차 이시니, 내년에는 또 새 앞치마를 받게 되시는군요. (웃음) 긴 시간동안 자원활동 할 수 있게 해준 힘은 무엇인가요?

A. 책임감만은 아니에요. 행복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활동을 10년간 하다 보니 주인의식이 생겨나요. 날씨가 안 좋거나 해서 매출이 감소하면 마음이 저절로 쓰이기도 하고요. 또 외부 행사를 해서 수익이 많이 나면 라면이라도 한 박스 더 나눌 수 있다는 연결고리를 이해하게 되어서 더 열심히 활동하게 돼요.

특히 5월 5일 어린이들이 자기가 쓰던 물건을 가지고 와서 가격을 정하고 판매까지 직접 하는 병아리 행사, 그 밖에도 나눔 보따리 행사 같은 큰 행사에 참가하면 직접적으로 수익금이 이렇게 쓰이는구나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사명의식이 안 생기려야 안 생길 수 없죠.

또한 10년간 활동을 하게 된 이유에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순천매곡점 매니저님이에요. 매니저님이 첫인상이 굉장히 좋은데 이 느낌이 10년 동안 한결 같이 유지되고 있어요. 정말 멋지고 소중한 사람이에요.




봉사활동이 곧 삶인 김혜락 활동천사. 곧 있으면 활동 10년을 맞이한다.

 

Q.  김혜락 활동천사님은 아름다운가게뿐만 아니라 교회의 찻집, 푸드뱅크(음식배달) 활동도 겸하시는군요. 곧 자원활동 시간이 3,000시간이 된다고 하니 자원활동이 곧 직업이나 다름없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열정적인 두 모녀에게 ‘자원활동’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A. (최수인 활동천사, 딸)  밥 먹는 것처럼 생활 자체에요. 삶 자체라고 할 수 있죠. 내가 남을 도울 수도 있고 남이 나를 도울 수도 있어요. 자연스러운 순환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고 자원활동은 순환의 중요한 부분이에요.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어요. 어떤 구매천사님이 계산대에 있는 제게 다가와 ‘항상 웃으면서 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하시는 거에요. 놀랐어요. 저는 그분을 뵌 기억이 나지 않았거든요. 한편으로는 나는 모르지만 ‘저 사람 불친절해’라고 생각하는 구매천사도 계실 것 같아 반성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누군가 나를 기억해 준다는 사실이 큰 의미로 다가왔어요.

A. (김혜락 활동천사, 어머니) 나이가 들면서 우울증을 많이들 겪는다고 해요. 저 또한 살면서 힘든 일들이 겹쳤었는데 종교와 아름다운가게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버텼을까 싶어요. 시댁 식구들이 힘든 일로 괴로워하고 있을 때 집에만 있지 말고 아름다운가게 나가라고 권유해줬어요. 집에만 있었다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을까 생각하니 끔찍하네요.
 
항상 일정하게 가야 할 곳이 있다는 것이 정말 큰 의미에요. 분명히 월급을 위해서 이 일을 했다면 정말 싫었을 거예요. 사람이 한없이 작아질 때도 있어요. 그러나 이곳에서는 제가 도움이 되요. 이 느낌에 감사해요.



Q. 어머니(김혜락 활동천사님)의 권유로 2년 전부터 활동하게 된 최수인 활동천사님은 어머니가 오전에 못 나올 경우 본인은 오후 타임임에도 불구하고 대신 활동을 하시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A. 네. 저는 어머니의 권유로 2년 전부터 활동하고 있어요. 이제는 자원활동에 대한 저만의 철학이 생겼다고 할 수 있어요.(웃음)



Q.  자원활동을 하면서 삶에 온 변화는 무엇이 있나요? 

A. (김혜락 활동천사, 어머니) 많이 웃게 돼요. 구매천사님들에게 선생님이라고 부르다 보니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심지어 목사님께도 선생님이라고 칭하는 게 자연스럽게 됐는데 부르는 나도 듣는 상대방도 즐거워하죠. 이웃끼리 만났을 때도 먼저 웃게 되고요.

아름다운가게에서 생일카드도 오고 교육 이후에 감사장과 수료증을 받기도 해요. 이 감사장들은 항상 ‘참 고맙습니다’로 시작해요. 제가 아름다운가게에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개인적인 슬픔이 다 극복됐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자원활동은 정말 큰 힘이 됐어요.

활동도 시간, 건강이 따라줘야 해요. 저는 이 기회가 맞아서 할 수 있었어요.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조건이 허락할 때 누구든 해보길 바라요. 같이 활동하던 엄마들이 하나둘씩 취업하더라고요. 활동천사들이 점점 줄어드는 걸 보면 가슴이 아파요.
 

A. (최수인 활동천사, 딸)  말하는 방식이나 인상이 훨씬 부드러워졌어요. 원래 제가 성격이 내성적이었거든요. 그런데 낯선 손님들을 저절로 편안하게 대하게 되었고 이 변화가 좋아요. 아마 모든 활동천사들이 이걸 느낄 거예요.





어머니의 영향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해 이제는 아름다운가게가 내 집 같다는 최수인 활동천사



Q.  마지막으로 나에게 ‘아름다운가게’란 어떤 의미일까요?

A. (김혜락 활동천사, 어머니) 아름다운가게는 제게 “선물상자”입니다, 매일 아침마다 가게 문을 열어 어떤 물건들이 들어왔는지 보는 순간이 기대되고 행복하기 때문이에요.

A. (최수인 활동천사, 딸)  아름다운가게는 제게 “집"이에요. 근처에 오면 한 번이라도 들려 꼭 챙기게 돼요. 가족이나 집처럼 항상 제 마음 한 켠에 있는 존재에요.




 

가족의 위기

: 가족체계의 불안정성이 너무 심하거나 변화의 압력이 너무 강하거나 요구되는 변화가 너무 급격하여 가족체계가 마비되거나 무력해진 상태.”  

가족의 위기는 가족 기능의 일부가 다른 사회 기관에 의해 수행됨으로써 유발된 것 일수도 있고 사회가 그러하듯 소통의 심각한 부재 때문일 수도 있다.

김혜락, 최수인 활동천사를 만나며 가족의 위기라는 말은 떠오르지 않았다.
자원활동이 그 어떤 비싼 솔루션보다 더 값진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취재 : 아름다운기자단 2기 현승희, 류현준




아름다운 모녀를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가게 순천매곡점



근무시간 10:30~18:00 (월~토)(일,공휴일 휴무)
전화번호 061-755-8975
주소 전남 순천시 호남길 22 (행동)  540-060 (매곡동 중앙교회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