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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으로 뜨거웠던 청계천의 토요일

 

‘나눔’으로 뜨거웠던 청계천의 토요일




시청역부터 청계천까지 이어진, 서울 한복판은 나눔의 열기로 뜨거웠다. 시청역 5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자기 고장의 특산물을 나누는 사람들,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웃음을 나누는 사람들.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사회자의 화려한 말을 뒤로하고 청계천 쪽으로 향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나누고 있었다. 정신없이 ‘나누는’ 사람들 사이로 어렴풋이 초록색 앞치마가 보였다. 1시가 조금 넘은 시각, 초록색 앞치마를 입은 스무명 남짓의 사람들이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담당 간사의 말을 듣고 있었다. 어쩌면 그 경직된 표정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일 수도 있겠지만 잘 해내겠다는 결연한 의지일지도 모르겠다.

간단한 교육이 끝나고 사람들은 흩어져 분주하게 움직였다. 짐을 날랐고 물건을 진열했고 계산하는 법을 익혔고 어떤 말을 해야할지 정신을 가다듬었다.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들어와 물건을 사고자 했으나 2시가 되지 않아 계산은 불가능했다. 때문에 사람들은 들어오기만 했다. 약속한 시간이 되자 계산을 기다렸던 사람들은 바로 계산대 앞에 섰다. 신기하게도 입장을 기다린 사람이 따로 있는 것처럼 시계의 초침이 움직일 때마다 사람들이 들어왔다. 건물 안은 순식간에 콩나물 시루가 돼버렸다.

한 나이 지긋하신 신사분이 내게 말을 걸었다.
“이 행사는 아름다운가게 어디 지점에서 하는 것이요?”
“아, 움직이는 아름다운가게 청계점에서 하는 거예요.”
그 신사분은 지갑에서 누런 종이를 꺼냈다. 아름다운가게 지점이 나열되어 있었다.
“여기 어디에 있소?”
“아.. 아마 여기에는 없을 거예요.”
신사분은 고개를 끄덕이시더니 자켓을 사야한다며 천천히 매장으로 들어가셨다.

이 외에도 몇몇 분들이 이미 아름다운가게에 대해 알고 계셨다. 물론 지나가는 길에, 혹은 근처에서 하고 있는 장터에 갔다가 뭔가 싶어서 온 분들도 있기는 했다. 들어와서 보니 물건이 괜찮았고 거기다 가격까지 저렴하니 지갑이 쉽게 열었을는지도. 그러나 내가 말을 걸었던 사람마다 아름다운가게에 대해 들어봤거나 이미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었다. 이러한 느낌은 나에게서만 그치지 않았다. 움가매니아 한 분도 아름다운가게를 아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 놀랐다고 할 정도니 이런 게 움직이는가게의 존재의 이유이자 함께하는 보람이 아닌가 싶다.

사람이 빠지고 나니 그제야 봉사자의 얼굴들이 보인다. 힘든 표정 사이사이로 왠지 모를 미소가 보인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나서 씻고 나왔을 때의 그 기분, 그 표정. 적어도 내게는 그들의 얼굴에서 그 기분과 그 표정이 느껴졌다. 물건을 직접 기증하고, 그것이 필요한 사람은 일정한 돈을 내고 가져가고, 그 돈은 나중에 도움을 원하는 사람에게 가는 과정. 그러나 신기한 것은 모든 긴 과정이 끝나기도 전에 사람과 사람이 만나 웃음을 나눴다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나눔’이 아닐까?
 

한국정보화진흥원이란?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기반을 확충하고, 공공기관의 정보화 촉진과 국가 정보화 정책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행정안전부 산하의 준정부기관이다. 2008년 8월부터 아름다운가게와 행사를 시작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1층 건물 안, 바깥의 작은 공간을 활용해 매주 넷째 주 토요일마다 장터를 열고 있다. 물품은 아름다운가게의 것과 정보화진흥원 직원들의 기증품으로 이뤄진다. 판매는 따로 진행하고 정보화진흥원의 매출은 기부금의 형식으로 전달된다.



움직이는 아름다운가게 청계점을 만드는 사람들


NIA ANGELS 단장 정병주 녹색정보화지원부


 

Q1 : 행사를 열게 된 이유는?
원래 NIA ANGELS라는 봉사단체가 있다. 100여명으로 이뤄져있고 방과후 학교, 사회복지시설 방문 등의 봉사활동을 한다. 직원들은 월급의 2~3% 정도를 기금으로 낸다. 그런데 기금이 적고 이를 고민하던 중 아름다운가게와 이야기가 오갔다. 그래서 함께 행사를 하게 됐다.

Q2 : 저번 행사(7월 말)와 다른 점이 있다면?
보통 행사는 물품이 직원들이 기증한 물건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규모가 큰 편은 아니다. 아름다운가게 측의 물건에 따라 규모가 달라지기도 한다. 저번에는 캔버스화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의류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여름에는 더위를 식히려는 중국 관광객들이 물건을 한 보따리씩 사가고는 했다. 오늘은 장터에 들렀던 손님들로 유독 북적인다.

Q3 : 직원들과 함께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반응은?
직원들은 1년에 10시간의 봉사를 해야 한다. 이런 행사에 참여한 직원들은 후에 기쁜 마음으로 돈을 기부하기도 한다. 한 번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오는 직원들도 여럿이다. 또한 활동을 하면서 다른 부서의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화합에 도움이 된다.

Q4 : 평소 생각하는 ‘나눔’이란?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물건을 기부해서 좋고 저렴한 물건을 사서 좋고 모두가 결국 행복해지는 것이다.



서강대 이나애


Q1 : 움가매니아를 하게 된 계기는?
학교에서 사회봉사 시간을 채워야 한다. 개인적으로 알아보던 중 평소 관심 있던 아름다운가게에서 봉사를 하고자 움가매니아에 지원하게 됐다. 그리고 신종 플루로 인해 9월 행사가 많이 취소된 걸로 알고 있다. 다른 사정이 없다면 그때그때 행사에 참여하려고 한다.

Q2 : 행사에 대한 소감은?
생각보다 아름다운가게를 아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다. 10월에 있을 위아자 장터에도 갈 계획이다.

Q3 : 행사를 도우며 재미있던 일은?
처음에 간사님이 줄자를 주기에 뭔가 싶었다. 그러나 막상 행사가 시작되고 나니 정말 옷 가게에서 옷이라도 파는 것처럼 사람들의 허리를 계속 재야했다. 옷에 센티미터로 치수가 써 있으니 인치로 알려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로 문화축제 때는 계산대에 있느라 고개도 못 들고 정신없이 계산만 했었다. 오늘은 사람들과 더 많이 마주칠 수 있어서 좋다.

Q4 : 평소 생각하는 ‘나눔’이란?
생각이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운가게를 알았던 사람은 물건을 사면서 다시 나눔에 대해 생각하고 몰랐던 사람은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일산 전영희


Q1 : 행사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집 근처에 아름다운가게 매장이 있어서 종종 기부도 하고 구매도 한다. 사실은 주부대학에 다니는데 그것 때문에 이쪽에 왔다가 행사가 있는 것 같아서 구경을 했다. 그러던 중 아름다운가게의 물건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고 들어왔다.

Q2 : 행사에 대한 느낌은?
정말 좋다. 작아서 입지 못하는 옷을 버리지 않고 기부하고 그것을 어떤 사람은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 오늘 주위 사람들과 손주들을 주려고 티셔츠 몇 장을 샀다.

Q3 : 평소 생각하는 ‘나눔’이란?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우며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평소에도 주위 사람에게 베풀며 사는 것이 바로 나눔이다. 나도 앞으로 더욱 주위 사람들에게 아름다운가게는 물론 나눔에 대해 알릴 생각이다.
 

글,사진_움가플러스 통신원 박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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