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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릴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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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라씨’, 너의 이름만 알아. 직접 소개를 부탁해
저는 아름다운가게의 ‘에코파티메아리’라는 브랜드에서 마스코트 역할을 하고 있어요. 아름다운가게에 기증되는 의류 중에서 오염이나 하자가 있는 것들은 폐기하지 않고,  디자인을 입혀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내는데, 그렇게 재탄생된 것이 바로 저예요.


에코파티메아리란?
아름다운가게의 재활용디자인 사업 브랜드로서 에코디자인을 통한 환경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증된 물품 중 재사용이 어려운 의류, 현수막, 가죽소파 등을 활용해 디자인 제품을 생산한다. 지금까지 다양한 폐기물을 소재로 활용해 100여종이 넘는 제품을 만들어냈다. ‘에코파티메아리’는 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되 파티를 즐기는 마음으로 즐겁게, 또한 산속에 울려 퍼지는 메아리처럼 사회에 더 큰 울림으로 되돌아오길 희망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런데 왜 하필 고릴라였을까? 이유를 알고 있니?
지구상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고릴라를 지켜주자는 의미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요. 사실 고릴라들에겐 아픈 상처가 있어요. 고향인 아프리카 우간다, 콩고에서 더 이상 살 수 없게 되었거든요. 사람들이 몰려들어 숲을 훼손하고 마구잡이로 사냥을 하면서 밀림이 망가져 버린 거죠. 게다가 휴대폰 원료인 콜탄을 채취하기 위해 숲을 태우고 나무를 베고. 그로 인해서 고릴라들은 어느 날 갑자기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되고 말았어요.




함께 알면 좋은 정보
지난 2002년 유엔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고릴라는 2030년까지 지구상에서 10%만 살아남게 된다고 한다. 또한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 박사 역시 “우리가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서식지 파괴와 불법 매매 등으로 수십 년 내에 유인원이 사라질 것”이라며 유인원 멸종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리하여 지난 2009년에는 당해 연도를 ‘고릴라의 해’로 선언해 곤경에 처한 고릴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호소했다.





참, 가만 보면 색깔이 같은 게 하나도 없더라
세상에 하나뿐인 핸드메이드 제품이라서 그래요. 재판매가 어려워 가장 많이 버려지는 게 아동티셔츠이거든요? 그래서 저의 주 소재 역시 아동티셔츠예요. 어린 아이들이 입었던 의류이기에 색감도 알록달록하고, 특히 피부에 민감하지 않아요. 만져보세요. 보들보들하죠?





그리고 표정도 다양해요. 어떤 친구는 밝게 웃고 있고, 어떤 친구는 화난 표정으로 있기도 하고. 참, 안경을 쓴 친구도 있어요. 디자이너분이 각자의 개성을 잘 살려준 덕분에 때론 웃기도, 찡그리기도 하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어요.












하나의 릴라씨가 탄생하는 배경 안에는 수많은 공정이 존재한다. 재판매가 어려운 제품을 골라내는 분류 작업, 세탁, 디자인, 생산 등 총 여섯 가지 과정을 거친 후 매장 진열대에 놓이게 된다. 모든 작업은 자활센터 근로자, 아름다운가게 디자이너, 매니저 등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이루어지며, 그렇게 완성된 릴라씨는 하나당 15,000원에 판매된다.





그런데 이제 보니, 다른 고릴라에 비해 팔이 길어 보여
저에겐 특별한 사명이 있어서예요. 나보다 약한 친구, 이웃을 안아주라는 의미에서 다른 고릴라들 보다 팔이 길죠. 어떤 사람들은 저보고 문어 같다고 놀리기도 해요. 그럴 땐 속상하기도 하지만 특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니까, 그래도 저는 괜찮아요.


나보다 약한 이웃을 안아준다니. 멋지다!
저를 꾸욱 눌러보실래요? 참 푹신하지 않나요? 그건 제 몸 가득 채우고 있는 솜 때문이에요. 이 작업은 구로에 위치한 ‘여우솜씨’라는 봉제공동체에서 이뤄져요. 그곳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이 손수 채워주신 거죠. 선생님들은 저만 보면 행복하대요. 저의 첫 출발이었던 헌 옷을 재단하고, 실로 꿰매고, 솜을 넣고, 작업하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으세요.



“난 이상하게도 릴라씨만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일거리를 줘서 그럴까요?(웃음)
그런데 꼭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릴라씨가 좋아요. 오죽하면 휴대폰 메인 화면으로 저장까지 했을까요.” 
– 봉제공동체 ‘여우솜씨’ 근로자 이야기 중

‘여우솜씨’는 어떤 곳?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봉제공동체 ‘여우솜씨’는 제봉 작업을 통해 우리 주변 소외 이웃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의 자활공동체 지원 사업이다. 이곳의 근로자들은 ‘릴라씨’의 재료인 헌 옷을 재단하고 솜을 넣고,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맡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릴라씨’를 통해 새로운 출발을 꿈꾼다. 


그렇다면, 너는 어떨 때 가장 행복해?

저를 보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마주할 때요. 저로 인해서 ‘일’을 가지고, 그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그리고 매장에 놓인 저를 보고 활짝 웃는 사람들을 볼 때. 그럴 때 가장 행복해요.


마지막으로, 네가 바라는 세상은 어떤 세상이야?
사람들이 고릴라인 저를, 사람이 사람을, 모두가 서로의 존재를 소중히 여기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요. 어떻게 보면 저는 한낱 쓰레기가 될 운명이었잖아요. 그런데 아름다운가게, 에코파티메아리를 만나 생명을 다시 얻었죠. 이렇듯이, 아주 작고 약한 존재들도 소중히 다루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왜 가로등이냐구요?
 ‘아름다운가게’라는 빛으로 인해 제가 밝게 빛나고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