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야기

4_[뷰티풀펠로우 인터뷰] ② 유호근편: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야죠!

 
유호근 펠로우를 인터뷰하기 전에 간략한 소개를 받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아름다운가게 Beautiful Fellow' 사업 신청할 당시 지인·사업관계자 등 11분의 추천서가 있다는 것이다. 각자 다른 경로로 그를 만났겠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돕고자하는 공통의 마음을 드러내는 추천서를 보며 보통의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호근 펠로우는 그야말로 동작구 토박이다. 동작구에서 한 블록 떨어진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태어나 2세에 동작구로 이사 온 이후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까지 동작구에서 다녔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회활동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활동을 하였고 이렇게 자연스럽게 동작구를 위한 지역 운동에 몸을 담게 된다. 마치 그에게서 동작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숙명 같은 존재인 것 같았다.
지금이야 자신 있게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지만 지역운동을 시작할 2000년 초반만 해도 대한민국 자체에서 지역운동이라는 것에 대한 사회적 이해도가 낮았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것은 마치 꼭 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동작구를 바꿔보자'라는 마음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주변 사람들은 반신반의 했다. 정부나 지역구에서도 할 수 없는 일을 어떻게 개인이 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호근 펠로우는 포기 하지 않았다. 본인이 하는 일이라면 진즉에 지쳤을 테지만 마음과 뜻을 함께하는 주민들이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
처음 지역 활동을 하면서 주변사람들에게 유호근 펠로우는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10년은 본격적으로 지역사회를 바꾸기 위한 토대를 쌓는 시간입니다. 그 토대가 쌓이면 진짜 지역활동을 시작할 겁니다."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 10년이 3년 앞(2014년)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가 현재 진행하고 일들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동작구의 첫번째 어린이 도서관이다. 2005년 철거지역 아이들을 위해 공부방을 열었는데 그 때 '정말 교육은 아무나 하는거 아니구나' 하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보편적인 학습 환경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협동조합과 마찬가지로 주민들이 함께 도서관을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함께 만들었다. 3개월 만에 2500만원을 모았고 아름다운가게의 사업으로도 선정되어 지원도 받았다.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재능 기부 한다. 관리는 30~4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맡아서 하고 있는데 매월 돈을 내는 유료회원이 늘고 있어서 이제 완전히 흑자로 돌아섰다.



그 후 1호 마을카페, 2호 목공방을 만들었다. 모두 2010년 말 상도동 주민이 출자로 만든 협동조합이다. 1구좌 당 300만원씩 출자를 받았고 물론 주민들은 그를 믿고 출자했다. 이것은 2004년부터 동작구에서 꾸준히 지역 사회 운동을 해온 결과다. 성대골어린이 도서관을 만드는 것처럼 처음에 모두 불가능하다고 하는 일들을 실현 시킨 것을 보면서 모두들 유호근 펠로우에 대한 믿음이 생긴 것 이다.

1호점은 카페는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마을카페 사이 시옷은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주민참여로 이뤄졌다. 탁자를 만들어주고, 블라인드도 원가에 제공하고. 창문에 그림도 주민들이 그려준 그림이다. 2호점이 목공방인 이유는 더 간단하다. 주변에 목공 기술을 가진 분이 있다 보니 차리기 쉬웠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다른 곳보다 믿고 가구 주문을 하거나 목공예 강좌를 소개하곤 한다. 이 협동조합의 수익은 모두 지역사회를 위한 기금이 되며 출자자들에게는 사는 지역 사회가 더 살기 좋아진다는 것이 혜택이다. 이 가치에 동의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자체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기대한다. 외부의 지원에 기대어 성장하는 사회적 기업은 오래갈 수 없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성장하기보다 함께 성장하기를 원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역에서도 이런 지역 사회 운동이 가능한지 궁금할 것 같았다. 그는 어느 지역에서도 지역 사회 운동은 가능하며 그 처음은 자신이 사는 지역과 주민을 신뢰해야 한다고 했다. 어느 지역이나 주민도 자신이 사는 지역을 더 나은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끌어낼 기회가 부족할 뿐이다. 그는 말했다. "희망동네 사업은 절대 실패하지 않습니다. 아직 성공 안한 사업이 있을 뿐이지요."

20대에 목표를 찾고 30대에 준비 해서 40대에 이뤄내라는 말이 있다. 그는 20대에 지역 사회 운동이라는 목표를 찾아서 지금 30대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정말 이 일을 해야 한다는 당위가 아니라 좋아서 하고 있었다. 마치 홍대에서 음악 하는 애들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좋아서 하듯이 그는 성대골에서 너무 좋아 일을 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주민이 출자하고 운영하고 소비하는 것이다. 내가 사는 지역사회 안에서 소비하는 것이 바로 내 지역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고 이런 지역운동이 자본주의 경제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인터뷰 내내 그가 살고 있는 지역이 부러웠다. 자신이 사는 지역에 대해 애착을 갖고 서로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절대로 그는 혼자 이 지역사회를 만들어가려고 하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혼자 일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함께 호흡하고 나누며 삶을 변화시키는 그 중심에 서 있었다.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가치에 대해 희망을 놓지 않으니 여기까지 왔을 것이다.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일에 그와 주민이 모두 노력하고 있으니 아름다운가게가 그를 만난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름다운가게가 가지는 나눔과 순환의 가치에 이처럼 부합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가 하는 일에 아름다운가게가 작게라도 도움이 되어 줄 수 있다면 우리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