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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야기

축제, 어디까지 알고 계신가요?





심장을 울리는 커다란 음악 소리, 밤 하늘을 수놓은 아름다운 불꽃들,
감성을 자극하는 조명, 들뜬 표정의 사람들,

지구 반대편, 사라지는 먹이들, 사라지는 나무,
그리고 사라져가는 땅 그리고 멍한 표정의 사람들.


혹시 알고 있나요?

우리가 수많은 축제를 통해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려보내는 동안, 축제에서 배출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와 이산화 탄소, 폭발적인 에너지 소비량이 그들의 필요를 화끈하게 끊고 있고, 지구의 스트레스를 늘려주고 있다는 것을요.
신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음악을 쉼 없이 크게 틀고, 세련되고 깔끔한 인상을 주기 위해 홍보물을 새롭게 제작하고 또 버리고, 스티커를 부착한 물티슈나 휴지를 나눠주는 등 의외로 축제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이 많이 있습니다.



결코 착하지 않은 축제

지난 5월 30일,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이하 IEA)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세계 에너지 생산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19년 전, 리우 데자네이루에서 ‘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교토 의정서’까지 맺었지만 상황은 오히려 더 나빠져만 가고 있죠.

축제 한번에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될까요?
먼저 축제 기간 동안 쓰이는 에너지량을 보겠습니다. 덴마크의 로스킬데 음악 페스티벌은 4일동안 열리며 약 1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큰 축제 입니다. 4일 동안 쓰인 전력은 40000kw라고 하며 이는 에어컨(12평형)의 전력 소비량이 시간 당 1.4kw인걸 감안할 때 이 에어컨을 약 28571시간 동안 켜놓고 있는 것과 같은 소비량입니다. 55인치 텔레비전으로 계산해보면 무려 16만 시간을 틀어놓은 것과 같습니다. 전기 1kw를 생산하는 데에 0.728kg의 탄소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4일 동안 쓴 4만kw의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발생된 탄소는 무려 145600kg인 것이죠. 하지만 이는 적은 편에 속합니다. 로스킬데 페스티벌도 비교적 착한 축제에 들거든요.



 

(로스킬데 페스티벌, http://roskilde-festival.dk )



이번엔 거의 모든 축제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거나 아예 축제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는 불꽃에 대해 알아 볼까요? 불꽃을 하늘 높이 쏘아 올려 보내기 위해서는 화약이 필요합니다. 화약 속에는 꽃이 발사될 때, 인간과 환경에 손상을 입히는 납, 바륨, 크롬, 염소산염, 다이옥신, 연기, 입자상물질, 이산화탄소, 질소, 황산물 등과 같은 중금속으로 이루어진 독성물질 배출된다고 합니다. 매년 한국에서만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캄캄한 밤하늘에 수십만 개의 불꽃을 불태웁니다. 이렇게 퍼진 불꽃들은 재가 되어 우리의 콧속으로, 바람을 타고 동네 산으로, 재가 되어 바닷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거지요. 대기 속에 침투한 유해물질들은 약 2주간이나 지속된다고 하니 심각한 대기 오염을 시키는 것입니다. 지난 2009년에는 ‘기후 보호’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어떤 도시에서는 처음의 말과는 달리 국제 불꽃축제를 개최하겠다고 말해 많은 이들의 원성을 샀습니다. 기후보호금을 예산에 집어넣으면서 불꽃축제 예산도 잡은 것이지요. 참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환경을 위협하는 요소 가운데 축제에서 배출되는 어마어마한 쓰레기도 빠질 수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 로스킬데 축제에서는 지난 2010년 약 1690톤의 쓰레기가 나왔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축제에서는 훨씬 그 이상의 쓰레기가 배출되고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환경오염에 심각한 영향을 끼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가 너무나도 부족해 정확한 온실가스 감축방안이 절실합니다.


지속 가능한 축제

다행스럽게도 인간생활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하는 축제가 기후 변화와 같은 환경문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깨달았나 봅니다. 세계적으로 점점 친환경적인 마인드를 가진 축제가 늘어나고 있거든요.
앞서 덴마크의 로스킬데 축제는 비교적 착한 편에 속한다고 말씀 드렸지요? 왜일까요? 그 이유는 축제 기간 동안 나오는 쓰레기양, 전력량 등을 아주 상세하게 기록해가며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세워 많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죠. 로스킬데측은 축제 기간 중 나온 쓰레기의 93%를 지역 주민들을 위한 화력 에너지로 사용하며 나머지는 재사용 합니다. 미국 테네시 주에서 열리는 보나루(Bonaroo) 페스티벌에서는 푸드 마일리지(원산지에서 소비자까지 전달되는 주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그 지역에서 나오는 음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8개국을 돌며 지구 온난화를 막자는 취지로 기획된 라이브 어스(Live Earth) 락 콘서트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여섯 개의 키워드를 선정하여 그린 이벤트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습니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여섯 개의 키워드(커뮤니케이션, 구매, 물, 쓰레기, 교통, 에너지)에 맞춰 상세하게 환경을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실천 방안들이 적혀 있습니다. 축제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이 가이드라인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미 다 알고 있을 것만 같고 사소해 보이지만 사실 많은 축제들이 기본을 잊고 있기에 가이드 라인을 보고 체크해 나가며 축제를 준비한다면 정말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 것 있습니다. 호주 멜버른 에서 열리는 Sustainable Living Festival에서도 그린 이벤트 플래너를 제작하여 이벤트 주최측과 방문자에게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세세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번 리포트를 작성하며 범 지구적으로 모두가 친환경, 지속가능, 그린을 외치지만 자세하고 구체적인 조사와 그에 따른 환경 보호를 위한 실천 방안을 제시하는 단계까지는 오지 않았음을 절감했습니다. 자료가 너무 부족했었거든요.
다음 2편에서는 세계의 에코지향적인 축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입니다. 이번 1회에서는 맛만 보았으니 이제 자세히 살펴봐야겠지요? 그리고 한국에서도 요즘 그린 페스티벌, 친환경 페스티벌이라고 홍보하는 많은 축제들이 이름만큼 그 값(?)을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본 글은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서 아름다운가게의 에코프로젝트를 진행한 대학생 활동커뮤니티 아.지.매 (아름다운 지구를 지키는 모임) 의 의견이 반영된 내용으로 에코지향적인 축제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에서 제작된 콘텐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