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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활동소모임] 동숭동헌책방 _ 주제가 있는 수다



혹시 ‘수다’ 좋아하세요?
카페에 삼삼오오 모여 빙수 한 그릇 놓고 벌이는 ‘수다’는 가히 신선놀음에 견줄 만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흔히들 ‘수다’라고 하면 시간을 잡아먹는 의미 없는 잡담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것 같아요. 그러나 오늘 소개할 수다는 조금 특별합니다. 목요일 오전 조 활동천사님들이 동숭동 마루에 앉아 나누는 수다가 예사롭지 않다는 소문을 듣고 저희가 다녀왔습니다.
지금부터 ‘수다’가 한창인 그곳으로 여러분을 안내하겠습니다. ^_^함께 가요♬

햇살 좋은 목요일, 동숭동 책방 천사님들을 만나러가는 저희의 발걸음은 가볍다 못해 설레기 까지 했습니다.
아름다운가게 앞치마를 입으시고 환하게 맞아주시는 다섯 분의 미녀 천사님들. 목요일 오전에 활동하시는 천사님들이 바로 오늘 소개될 ‘주제가 있는 수다’의 주인공들이세요.


평소에는 5-7명 정도가 방안에 모여서 소모임을 진행하는데요. 저희가 만나고온 천사님들은 총 다섯 분 이셨습니다. 테이블에 앉아있으니 다과 한 상이 천사님들의 손에 의해서 차려졌습니다. 수다와 다과가 함께하는 오감이 즐거운 소모임:>  사전에 정한 도서 목록대로, 각자 책을 읽어와 목요일 오전, 책방이 한가한 시간에 다 같이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고하는데요. 오늘의 도서는 발터 뫼르스의 <꿈꾸는 책들의 도시>였습니다. 이야기꽃을 피우기에 앞서 다들 책의 분량에 대해 이런 저런 말이 나왔는데요. ‘두 권으로 된 책이기 때문에 양도 많았다’, ‘판타지 내용이라서 처음에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어려웠다’ 등 책 읽기의 솔직 담백하게 고충들을 털어 놓아주셨습니다.


Q: 동숭동 책방에서 매주 목요일 책 소모임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모임일지 궁금했어요. 동숭동의 인테리어구조와, 책 소모임이 참 잘 어울리는데요, 소모임을 가지게 된 특별한 계기라도 있나요?

A: 시작은 매니저님과 빈혜영 천사님 두 분이서 시작하셨어요. 간식을 챙겨와 먹으며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데서 소모임이 시작되었어요. 그러다가 점차 몸집이 커지게 된거죠(하하하) 사실 책방의 활동천사라는 것이 하는 일이 정해져 있잖아요. 매장 내부 청소하고, 계산 도와드리고, 책 정리하고. 업무 자체가 단순하다 보니 오래 하면 할수록 활동이 무료해지더라고요. ‘내가 이곳에 꼭 필요 한 사람인가’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던 와중에 모임이 활성화되어, 모임에 적극 적으로 참여하다 보니 어느새 자원 활동이 재미있어 지더라고요. 단순한 책 읽는 모임이 아니라, 자원 활동에 동기부여가 되는 모임이죠.



Q: 소모임의 형식은 어떻게 되나요?

A: 형식은 따로 정해 놓고 있지 않아요. 형식을 정해 놓으면 모임에 함께하는 천사님들에게 부담이 될까봐서요. 모임의 취지 자체가 책을 정독해 와서 분석을 하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책을 다 못 읽었다고 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아요. 일상의 안부부터 시작해 책 읽기의 고충, 개인의 감상, 인상 깊게 읽은 구절 등을 편안하게 나누는 자리라서 저희끼리 소모임의 모토도  잡았어요. ‘주제가 있는 수다’라는(웃음). 매주 선정되는 도서를 ‘주제’로 삼고,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화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죠.


Q: ‘주제가 있는 수다’라 정말 멋진 말 인 것 같아요. 소모임의 이름으로 해도 좋을 것 같아요.

A: 아직 소모임 이름이 없는데, ‘주제가 있는 수다’로 하면 되겠다. 좋은데요?



Q: 그러게요. ‘주제가 있는 수다’라. 소모임의 이미지에 딱 맞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소모임의 연령대가 다양해서 모임자체가 의미 있는 것 같은데 다들 어떠세요?

A: 저희 소모임 최고의 자랑은 ‘나이’라는 장벽을 뛰어 넘은 ‘소통’인 것 같아요. 20대에서 40대까지의 연령이 다양하다 보니 책 한권을 두고도 다양한 견해가 쏟아지거든요. 이를테면 한 사람이 똑같은 책을 20대에 읽는 것과 30대에 읽는 것 , 40대에 읽는 것은 다르잖아요.

그래서 참 재미있어요. 살아온 환경, 경험이 다 다르니까 이야기 거리도 많죠. 20대는 40대에게 삶의 지혜를 배우고, 40대는 20대에게 요즘 세대의 문화에 대해 전해 들어요. 그 점이 좋아요. 또 나이차이가 난다고해서, 아랫사람들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아요.

나이가 많다고 일방적으로 가르치려 들면 그것은 진정한 소통이 아니잖아요. 그런 수직적인 관계에서 무슨 소통이 되겠어요. 우리는 활동천사라는 수평적인 관계에서 책을 매개로하여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모임의 발전을 꾀하죠. 아무리 작은 소모임이라도 발전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귀중한 시간을 내서 모이는 의미가 있죠. 사실 책이라는 것이 혼자서 읽으려면 어지간한 마음 아니면 한 권 다 읽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모임을 가지게 되니까 읽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독해력도 느는 것 같아요. 자원 활동으로 좋은 일도 하고 , 독서 모임을 통해 독해력도 늘고 일석이조 에요. (웃음)

 

 

 

 


 


그간 읽으셨던 책 들 중 어떤 책이 가장 어려운 책이었냐고 여쭤봤더니 다들 그 때가 떠오르셨는지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시며 웃으셨습니다. 소모임 분위기는 지금 생각해보아도 정말 화기애애하고 훈훈했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책 소모임과 같은 아날로그적인 모임은 낯 설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획일화되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문화 속에 이런 소모임은 더욱 더 그렇겠지요. 특히나 요새는 다 같이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기에, ‘주제가 있는 수다’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그 의미가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쭉 동숭동 책방에서 즐거운 수다소리가 들려왔으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 _ 책방 사업팀 인턴 이선희 / 이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