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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름다운가게 천안쌍용점 명예점장, 이연종 원장




천안의 연세우일치과병원 이연종원장이 2003년에 KBS에서 수여하는 나눔봉사 특별상을 수상하여 한 이야기이다. 치과 개업 후 지금까지 총 24년간을 매주 수요일 오전마다 소년교도소 아이들의 이를 치료하는 봉사를 하고 있다. 이연종 원장의 삶은 나눔 그 자체이다. 올해 40년 된 연세대 의료봉사동아리 ‘해우회’를 창립한 멤버이기도 한 그는 지금 운영하고 있는 치과병원도 운영을 믿고 맡길 만큼 믿을만한 분이 나타나면 해외의료봉사에 더욱 집중하고 싶다고 한다.


이연종 원장을 인터뷰하며, 이분에게서 과연 어떤 것이 이렇게 나눔과 봉사의 삶을 살도록 했는지가 궁금했다. 굉장히 충격적인 인생의 변화의 계기 또는 사건이 있던 것은 아닐까. 그런데 그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어릴 때부터 동네 사람들에게 늘 나눠주셨던 어머니와 아버지의 양육 환경, 20대 청년시절 갖게 된 가톨릭신앙, 그리고 남의 안타까운 사정을 불쌍히 여길 줄 아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원장님이 걸어온 삶 속에 나눔을 심은 것이란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말씀을 듣고 보니 지당한 이야기였다. 한 때 전 국민의 베스트셀러였던 ‘야생초 편지’의 황대권 님은 ‘아무리 몸에 좋은 야생초라도 안 먹다가 먹으면 바로 뱉어 버릴 수 밖에 없다. 몸의 구조가 길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하물며 나눔이랴.


치과병원에서 ‘푸른 병원’ 운동을 하고 있다. 치과에서 치료를 받으며 많이 사용하게 되는 종이컵을 재사용컵으로 사용한다던가 하는 환경에 대한 작은 실천이다. 이연종 원장은 “우리 병원에서 종이컵 안 쓰는 것 등을 강조하죠. 하지만 젊은 친구들은 사실 쉽지 않아요. 나이 먹어야 눈에 들어오니까… 사실 잔소리죠. 나이 먹어야 이런 잔소리 할 수 있고 젊었을 때 보지 못한 것을 보는 것 같아요”


현재 운영 중인 병원의 직원들은 토요일 오후 무료진료에 참여한다. 과외진료가 아니라 직원들의 봉사활동이다. 다문화가정을 위한 치과치료이다.
“이런 것은 교육적인 목적도 필요하고, 항상 지역에서 리더로서 엘리트의 몸가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아름다운가게를 병원 1층에 무상 공간기부를 하게 된 것도, 오래 전부터 매스컴을 통해 들어 좋은 취지에 공감하고 있었고, 마침 아름다운가게를 재활용측면에서 상당히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딸이 병원 경영부에 있으면서 아름다운가게를 제안하게 되어 성사된 것이죠.” 라고 했다. 따님도 아버지를 닮아가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아름다운가게 이야기로 넘어갔다. 천안 매장을 꿈꾼 지 5년만에 됐다고 들었는데, 아름다운가게를 낸 것을 만족하는지 여쭤봤다. “그렇죠. 천안이 다른 곳보다 잘된다면서요. 우리 병원이 천안 서쪽인데, 아름다운가게 운영위원들이 모이면 천안의 동쪽에도 매장이 필요하겠다는 이야기를 해요.” 이연종 원장이 연세우일치과 1층에 아름다운가게 천안쌍용점을 개설한 2010년 11월부터, 이 매장을 통해 2011년, 2012년 동안 총 3400만원이 지역사회 소외이웃에게 배분되었다. 120명의 저소득 독거노인이나 수급자 가정에 설날선물 ‘나눔보따리’를 전달했다. 올해 초 함께 나눔보따리에 참여한 초등학교 갓 입학한 손녀딸이 10kg 쌀포대를 들고 가겠다고 했다.
“무거운 쌀포대를 들고 간 손녀와 함께 한 장애인 할머니 댁을 방문해서 인사 드리고 생필품을 전달하고 왔는데,
나눔을 보고 연습하고 경험해야 하죠.”






왜 이곳에 일반 세를 내서 그 수익금으로 기부하지 않고 아름다운가게 매장을 내셨는지?

“무엇보다 아름다운가게의 장점은, 다수가 매장을 이용한다는 것 이예요. 천안시민이 이렇게 좋은 가게의 모습을 보게 되잖아요. 내가 만약 월세 수입을 기부한다면, 그건 나를 포함한 몇몇만 알 수 있는 것이고 사실 일단 돈이 내게 들어오면 쉽게 내려고 하지 않을 수도 있죠. 또 재활용이라는 문제… 일반인이 환경문제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안 하는데 그런 점이 좋았어요. 검소한 생활을 할 필요가 있어요. 아름다운가게 정신이 나눔이니 저에겐 아주 좋아요.”

원장실 책상 바로 정면에는 儉以養德(검이양덕: 검소한 삶이 덕을 기른다)이라고 쓴 서예작품이 걸려있다.
군왕 중에서도 덕이 으뜸이라고 하잖아요? 후덕한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나. 자기가 교만하고 흥청망청한다면 덕을 쌓을 수가 없을 거예요. 광주의 유명한 서예가가 주신 거예요.”



지금 우리 사회 가장 큰 문제는 ‘자살’이 만연화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침에 평화방송을 듣는데, 15세~2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고 하더라고요. 과거보다 5~6배 늘어난 거래요. 고통과 어려움을 참지 못하는 사회가 된 것 같아요. 성장하는 젊은이들에게 참을 수 있는 힘을 가르쳐줘야 해요. 출세보다는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걸 배우게 해야죠.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공존하는 것을 깨달아야 하는데, 지금은 남을 짓누르려 해요. 봉사를 통해 더불어 사는 것을 배우게 되지 않을까요?”


젊은이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치과 4학년 졸업반에 특강을 가요. 나는 돈 벌고 싶으면 치과의사 지금 그만두라고 해요. 오히려 자기 사업을 하는 것이 낫죠. 큰 돈을 벌려면 크게 움직여야 하니 치과의사는 안 맞죠. 의료인도 성직자나 법조계처럼 소명을 가져야 해요. 임플란트 얼마, 환자를 가격으로 상품화 시키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때에 따라서 덜 받을 수도 있고, 나의 정당한 의술로 고급의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 더 받을 수도 있는데, 요즘은 너무 재물을 쫓아다니는 것 같아요. 적극적인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난 축구를 볼 때도 포스트에 있는 사람보다 더 많이 뛰는 사람이 좋아요. 미드필드 등… 축구에서도 쉬지않고 부지런히 공을 차주는 사람이 좋아요. 적극적으로 살길.”


인생의 목표는?

“성경에서 최후의 심판 장면을 보면 양떼 (천국 갈 사람)와 염소떼(지옥 갈 사람)으로 나뉘는데, 양떼에 속하는 게 목표에요.  또 3P. 1S입니다. Positive, professional, pleasant and sharing  : 적극적 삶, 내 분야에서 전문적 실력을 쌓는 것, 낙천적으로 사는 것, 나눔 이 4가지를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


이연종 원장님이 질문자에게 당부한 마지막 말은 “아무튼 인터뷰에 너무 좋게 쓰지 마세요. 그러면 내가 말 한대로 살아야 하니 너무 힘들어져요. (웃음) 이런 인터뷰가 나에게는 길잡이죠. 한 얘기가 있으니 그대로 살아야지.” 힘든 봉사 후 느끼는 감정이 마치 학생이 밤늦도록 공부하다 도서관에서 집으로 가는 기분이라고 하는 이연종 원장님이야말로 나눔의 기쁨을 아는 분이고, 자신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사용할 줄 아는 현자가 아닐까 싶었다.
 

병원 점심시간을 기꺼이 인터뷰에 할애해 주신 이연종 원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방문일 l 2013/5/2
방문자 l 아름다운가게 도너클럽 양경애, 이수정
편집 및 정리 l 홍보팀 인턴 이한솔 
사진 | 함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