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야기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김하나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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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 사회적기업센터의 업무는 ‘사람’ 중심이다. 사람을 만나고, 대하고, 알아가고. 그래서 업무를 하는 사람 역시, 관계지향적인 사람이 많다. 그런 부분에서 김하나 간사는 사회적기업센터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그녀는 누굴 만나도 상대방을 기분 좋아지게 만드니까. 만날수록 더 함께 있고 싶은 사람, 김하나 간사를 만나본다.


 

Q. 아름다운가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저는 사회적기업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이곳에선 뷰티풀펠로우 사업,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교육 및 창업과정 운영, 아카데미 기획, 컨설팅 등 다양한 업무를 진행해요.

 

아름다운가게 사회적기업센터는?

우리 사회의 더 나은 변화를 위해 지속가능한 방식을 고민하며 2011년, 아름다운가게는 사회적기업센터를 만들었다. 제 2, 3의 아름다운가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며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사회혁신기업가들을 발굴·지원함으로써 나눔의 효과를 증대하고자 한다.
사회적기업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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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름다운가게에 입사하게 된 배경은?

대학교 4학년 2학기 때, 아름다운가게 나눔사업팀 인턴으로 활동했어요. 그런데 사회복지 전공이 아니라서 그런지 전문용어가 나올 때마다 이해가 잘 안 가고 어려움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부서이동을 고민하다가 결과적으로 팀 내에 남아있으면서 팀장님과 함께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내부 아카데미 기획을 위해 자료조사를 시작했어요. 마침 인턴 시작하기 전에  사회적기업 관련된 아카데미를 수료했던 터라 재밌게 일할 수 있었죠.

 

Q. 사회적기업센터가 만들어지기 전이었나 보네요.

네, 사회적기업센터를 만들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던 때였죠. 인턴 활동이 끝나고 사회적기업센터가 생겼어요. 저에게는 사회적기업센터의 탄생이 아름다운가게를 더욱 좋아하게 된 계기예요. 졸업 후에는 다른 NGO에서 일했지만 계속 사회적기업가로의 꿈을 버리지 못했고 결국 아름다운가게에 입사까지 하게 됐죠.

 

Q.원래 매니저 업무로 먼저 시작했다고 알고 있는데.

네, 맞아요. 휘경점 매니저로 아름다운가게에 첫 발을 내딛었어요. 아름다운가게 매니저란 사회적기업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직무라고 생각했어요. 일종의 CEO가 돼서 하나의 매장을 경영하기 때문이죠. 기증천사와의 만남, 활동천사와의 관계 등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일이 진행되는 구조예요. 매니저로 일하면서 저의 부족한 점을 많이 발견하기도 했고, 또 많이 배웠어요.

 

Q. 뷰티풀펠로우 사업 역시, ‘관계’에서 비롯되는 일 아닌가.

그렇죠. 뷰티풀펠로우는 아름다운가게의 친구예요.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라는 아름다운가게의 커다란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람들이니까요. 그래서 뷰티풀펠로우를 선정할 때 역시, 누군가를 지원한다는 관점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같은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한 마음으로 같이 달려 나갈 동료로 생각하고 접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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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펠로우 5기로는 박찬재 두손컴퍼니 대표, 유동주 케이오에이 대표, 이영희 토닥토닥협동조합 대표, 정지연 에이컴퍼니 대표가 선발됐다.
2015년, 뷰티풀펠로우 선발과정에는 총 108명이 지원했으며,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67일간 5차의 심사 과정을 거쳤다.

 

Q. 그들은 왜 뷰티풀펠로우를 희망할까.

누가 시켜서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들 역시, 척박한 현실 속에서 함께 힘을 모을 친구가 필요한 거예요. 그게 바로 아름다운가게의 역할이기도 하고요. 그들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하는 모든 일에 있어서 무언의 지지자로 뒤에서 받쳐주는 거죠. 사회혁신기업가들이 겪는 다양한 어려움 중에 첫 번째는 생계에 대한 걱정이고 두 번째는 함께 가는 동료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 부분에 저희가 힘이 되어 주고 싶어요. 3년 동안 집중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올인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드리고, 함께 가는 펠로우들을 동료삼아 고민을 나누며 혁신가의 길을 걸어가도록 하는 거죠. 사회적가치를 실현한다는 것이, 당장에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힘이 들잖아요. 외롭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뷰티풀펠로우와 아름다운가게는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인 것 같아요.

 

Q. 개인적으로도 에너지를 받을 것 같은데.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들은 기본적으로 본인의 인생을 걸고 우리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도전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런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함께한다는 게 저한텐 엄청난 행운이에요. 반면에 만나고 나서 집으로 돌아갈 땐, “난 뭐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오징어가 되는 느낌이랄까(웃음).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긍정적인 존재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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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뷰티풀펠로우 선정과정이 힘들고 까다롭다고 유명하던데.

사업PT, 심층면접 등 총 4차에 걸쳐 진행해요. 마지막 전형은 1박 2일에 걸쳐서 진행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죠. 하지만, 단지 이 과정이 심사로 끝나서 혁신가들에게 소모되는 시간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심사에 참여했던 분들이 심사 과정 자체에서 많이 배웠다는 피드백을 하기도 해요. 자기 사업을 한 번씩 점검하고, 미션에 대해 명확하게 하는 시간들이 되도록 심사에 심혈을 많이 기울인답니다.

 

Q. 그런 과정을 통해 최종 선정하는 작업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가장 부담이 되는 건 마지막 심사과정이에요. 특히 마지막에 1박 2일 동안 함께 하면서 깊숙이 그 사람을 알게 되잖아요. 자연스럽게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하게 되거든요. 한 사람, 한 사람 진정성이 충분히 느껴져서 최종적으로 누군가를 선정하고, 떨어뜨리는 과정이 너무 괴로웠어요. 끝나고 집에 왔는데 잠이 안 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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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일에 매력을 느끼게 된 계기가 있다면?

대학 시절, 여느 학생들처럼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남들보다 학교도 오래 다녔고요(웃음). 책도 보고, 세미나도 다니면서 이것저것 많이 배웠어요. 그러던 중, 문득 NGO에 대해 공부를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26살, 남들은 이미 졸업했을 나이에 재입학을 했죠.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을 직업으로 하고 싶었는데, 마침 2007년부터 사회적기업이라는게 알려지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Q. 당시 학과 공부를 통해 다양한 걸 습득했을 것 같은데.

사회학을 열심히 공부했어요. 사회에 대해 알아야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또 국제개발에도 관심이 많아서 해외봉사(인도, 캄보디아)도 다녀왔어요. 제가 국제개발이라는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스스로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극한 상황에 마주했을 때 움츠리게 되더라고요. 그 과정을 통해서도 많은 걸 배웠어요. 의지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 나름의 인생 공부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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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몇 년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을 할 무렵,
책도 보고 사람들과 많이 만나면서 여러 가지 공부를 했어요.
그때 봤던 책은, 지금 제가 사회적기업 관련된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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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인생을 바꾼 책
  1. 어큐먼펀드 설립자 재클린 노보그라츠의 실화 소설 ‘블루 스웨터’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관에만 투자하는 세계 최초의 본격 비영리 벤처캐피탈인 미국의 ‘어큐먼펀드’의 설립자 재클린 노보그라츠의 실제 경험이 담긴 책이다. 그녀는 어릴 때 입던 블루 스웨터를 고등학교 1학년 때 헌 옷 가게에 팔았다. 그로부터 20년 후, 그녀는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그 스웨터를 입은 소년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책은, 작은 경험을 통해 진정한 빈곤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 세계 오지에 도서관을 짓는 자선사업가 존 우드의 이야기, 히말라야 도서관
    저개발국 어린이들을 위해 도서관과 학교 건립, 책 기증 운동을 벌이는 ‘룸투리드’ 재단 설립자 존 우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그의 열정은 2300개의 도서관, 200개의 학교, 100만 권의 도서 기증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책에는 촉망받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시작한 그의 진짜 인생, 감동적인 스토리가 담겨 있다.

 

Q. 마지막으로 ‘아름다운가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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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돌아가신 신영복 선생님이 '삶'은 '사람'의 준말이라 하셨죠. "우리가 일생동안 경영하는 70%의 일이 사람과의 일"이라고 하시며 삶과 사람은 같은 뜻으로 읽어도 좋다던 말이 기억에 남네요.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우리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좋은 사람들과 동료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삶에 나를 비추어 나도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게 하는 이곳. 그래서 진정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게하는 이곳이 저에게는 '삶=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