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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강연후기] 아름다운가게 손숙 대표




4월 28일 목요일 아름다운가게 동숭동 헌책방에는 아주 특별한 사람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름다운가게헌책방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명사 강연으로 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이자 연극배우인 손숙 선생님이 바로 첫 번째 주인공입니다.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여성들에게’라는 주제로 특별하고 거추장스러운 이야기 보다는 선생님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경남밀양이라는 시골에서 서점이라고는 읍내에 있는 책방이 전부였던 곳에 살던 선생님은 그 곳 책방의 유일한 어린이 단골손님이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항상 어디론가 떠나는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며 버스차장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꾸밈없이 말하던 모습에서 강연을 듣는 사람들 모두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중, 고등학교에 진한한 후에는 책에 대한 관심은 누구에게 뒤지지 않았던 선생님은 방학이 되면 친구들과 책 읽기 경쟁을 하며 많은 책을 읽을 읽었다고 합니다. 학교 문예반 반장의 자격으로 다른 학교 문예 부원들과 책에 대한 토론을 하는 문학소녀의 모습에서 어떻게 연극배우의 길을 걷게 되었을지 궁금증이 생겼을 즈음 연극을 접하게 된 순간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선생님에게 연극을 접하게 된 순간은 아주 우연하게 찾아왔습니다. 연극반이 지역 연극제 참여를 위해  한창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그 장면을 보게 되었고 무작정 연극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에 연극반을 며칠 동안 맴돌았다고 합니다. 그 덕택인지 그녀를 눈여겨보던 연극담당 선생님이 연출보조로 연극에 참여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고 그 후로 연극에 참여하면서 매일 연극생각으로 가득 차 있을 만큼 연극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것입니다.
대학교에 입학해서도 연극반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고 당시 동아리 내에 여자가 많지 않아 주인공자리를 꿰찰 수 있는 행운도 거머쥐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21살의 어린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었고 연극은 뒤로한 채 결혼 후에는 주부, 엄마의 역할에 충실히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가정에 충실히 살아가던 중에 우연한 기회를 통해 라디오를 진행하게 되고 비로소 손숙이라는 이름으로 사회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때 나이는 40세. 라디오를 진행하고 연극에 출현하면서 점차 자신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각인시켰고 지금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는 연극배우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40세라는 늦은 나이에 사회로 나오는 것 자체가 여자로서 매우 큰 도전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세상 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인식하게 되었고 조금이라도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나누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선생님의 인생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강연 내내 잔잔하지만 깊이 있는 어조로 전해주시는 이야기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렇게 강연이 끝나갈 무렵 참석한 사람들에게 내던진 한 말 “읽은 책에 연연하지 마세요. 나누세요!”
어느 날 한 지인이 자신으로부터 들은 말이었는데 그 말을 들으니 그 동안 자신이 가지고 있던 책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고 하셨습니다. 또 읽었던 책은 아름다운가게 헌책방으로 기증해 그 책을 다른 사람들이 또 읽을 것이라 생각하니 그것만큼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냐는 말을 하면서 강연을 마치셨습니다.


1시간30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게 빨리 지나가버렸습니다. 우리가 TV나 연극무대에서 보던 연극배우나 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가 아닌 손숙이라는 여성의 진솔한 면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연 내내 해주셨던 말 한마디가 자꾸 가슴에 맴돕니다.
“무엇이든 꿈꾸라. 그리고 꿈을 위해 준비할 것을 생각하라.”
무언가를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은 5월 입니다.



글, 사진 _ 아름다운가게 헌책방팀 인턴 오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