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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야기

되살림터 도서파트 담당자들을 만나다

 


지난 7월 20일엔 저희 10기 인턴들이 아름다운가게의 혈액순환을 담당하는 커다란 심장, ‘용답 되살림터’에서 현장체험을 가졌습니다. 의류, 잡화, 공익상품 등 여러 파트가 있지만, 그중 도서를 담당하며 헌책방에 책을 보내주시는 헬레나 간사님, 손병호 벼리선생님과 인터뷰를 가졌는데요, 간사님이 직접 내려주신 공정무역커피와 함께 한 따뜻하고 향기로운 시간이었습니다. 과연 되살림터에선 어떤 얘기가 오고 갔을까요? 지금 공개 하겠습니다~ 짜잔!!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께요.
A.
(헬레나 간사님) 네 안녕하세요, 저는 용답 되살림터에서 도서순환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헬레나라고 합니다. 아름다운가게에 입사한지는 7년 됐고요, 도서순환파트를 맡은 지는 3년 정도 되었습니다.

(손병호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헬레나 간사님과 같이 도서 순환을 담당하고 있는 손병호라고 합니다. 여기선 벼리선생님이라 불리고 있고, 1년 정도 아름다운가게에서 일했습니다. 도서순환파트에선 올해 3월부터 일하고 있습니다.

Q. 용답 되살림터는 어떤 곳인가요?!
A. (헬레나 간사님) 네, 용답 되살림터는 기부된 물건들을 모아서 각 담당 구역별로 분류를 하고, 사용 가능한 물품을 선별, 가격 작업 후 매장으로 출고하는 일을 담당한답니다.

Q. 손병호 선생님은 3월부터 도서 파트에서 일했다 하셨는데, 오시기 전엔 어떤 일을 하셨나요?
A. (손병호 선생님) 저는 기증품 입고파트에서도 일하고, 아름다운가게가 많이 알려지다 보니 취급 물량이 많아져 기증품을 직접 수거하고 배송하러 다니는 순환지원팀에서 일하기도 했답니다. 아, 이때 기억 남는 일이 있어요. 겨울에 눈이 많이 온 날 이었는데, 배송지가 높은 지형에 위치해 도저히 차가 올라갈 수 없어 저희가 직접 배송박스를 끌고 올라간 적도 있었답니다.


Q. 연세가 있으신 것 같은데 힘들진 않으셨나요?
A. (손병호 선생님) 제 지금 나이가 58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우리나라 모든 50대는 그 어떤 어려운 일도 다 견뎌낼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Q. 혹시 도서파트로 오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손병호 선생님)여기 용답 되살림터는 매 2달마다 순환식 근무를 하고 있는데요, 그러던 중 헬레나 간사님의 스카웃 제의(!)로 도서파트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헬레나 간사님)평소에 제가 다른 파트에서 성실히 근무하시는 모습을 눈여겨 봐뒀다가 3월에 저희 도서 파트 고정으로 오시면 안되겠냐고 요청했죠.


Q. 와~! 도서 파트에서 일해달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느낌은 어떠셨나요?
A. (손병호 선생님)한마디로 말하자면 ‘영광입니다 여왕폐하’였습니다. 하하하


Q. 도서파트에선 어떤 일을 담당하고 있나요?
A. (헬레나 간사님) 음… 우선 기부되어 되살림터로 입고된 물건들을 작업장에서 분류합니다. 의류, 잡화, 도서 등 파트별로 보내고, 저희는 입고된 책을 우선 테이블에 전부 다 깔아서 전집은 전집끼리, 소설 비소설 아동 잡지 등, 도서 종류 별로 분류한답니다. 아! 가끔 특별판매전을 준비하기도 하는데 얼마 전엔 성미산 헌책방에서 여행관련 도서전을 한다 해서 성미산 헌책방에 여행 도서를 많이 보냈어요. 지금은 와인관련 도서를 모아놓고 있습니다. 도서 이외에도 음반, 멀티미디어류도 보내고 있답니다.


Q. 주로 어떤 도서들이 들어오나요?
A. 워낙 많은 종류가 들어오기 때문에 특정 도서종류가 온다고 말하긴 힘들어요. 그리고 특히 도서의 경우는 의류나 잡화와는 달리 헌책방 매장에서 바로 기증받아 가격작업을 한 후 판매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특히 아동도서는 같은 종류의 책이 매우 많답니다. 또 민족대백과 사전과 같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책도 많이 기증되고 있고요. 


Q. 기부된 도서들은 대체적으로 상태가 좋은 편인가요?
A. 기부해주신 모든 책이 판매되면 저희도 정말 좋겠지만, 아쉽게도 평균 40%정도는 폐기처리 된답니다. 훼손이 너무 심한 책, 문제가 다 풀어져 있거나 밑줄이 너무 많이 쳐져 있는 수험서, 그리고 깨끗하지만 시기가 5년 이상 지난 책도(특히 부동산 투자, 증권류) 폐기처리 한답니다. 그리고 음반이나 멀티미디어 종류는 간혹 중국 불법복제품이 기증되기도 하는데 이런 것도 가게에서 팔 수 없으니 폐기처리 하고 있어요. 요즘은 복제기술이 너무 좋아져서 분류하는데 애먹고 있답니다.


Q. 도서파트에서 일하시면서 보람을 느낀 점이 있다면?
A. 일반 의류나 잡화와는 또 다른 책의 특징 중 하나가 소비자와 문화 및 정신적 가치를 공유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중요한 현장에서 제가 근무한다는 것의 이 일의 매력이자 보람인 것 같아요.

Q. 이곳 용답 되살림터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A.(손병호 선생님) 제가 말해도 될까요? 음… 제가 나이가 있다 보니 어릴 적 극도로 빈곤한 시절과 지금의 풍요로운 시절을 모두 본 세대입니다. 요즘 사람들을 보면 버리기 아까운 물건도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고 있어 항상 안타까워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물건들을 기부 받고 또 판매해서 버려질 수도 있던 물건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은 물론 어려운 사람들도 도움으로써 경제적, 사회적으로 모두 이익을 주는 아주 중요한 곳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달라 하셨는데 제 얘기가 너무 길었나요? 하하하


Q. 일하시면서 인상 깊었던 기부물품이 있다면?
A. (손병호 선생님) 책 앞면에 보면 보통 자기 이름이나 간단한 메모를 적어놓잖아요 가령, ‘이 책을 읽어서 내 삶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식의 내용들과 같이 말이죠. 어느 날 왠지 눈에 띄는 창업 준비관련 도서가 하나 있어서 앞 페이지를 펼쳐보니 젊은 여성분 글씨로 ‘돈이 고프다…’ 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젊은 세대의 취업난과 경제 불황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어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답니다.


Q. 이 자리를 빌려 기부해주시는 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점이 있다면 해주세요.
A. 우선 좋은 책을 기증해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부탁드리고 싶은 건, 간혹 누가 봐도 폐지라고 볼 수밖에 없는 책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간혹 있어 속상한 경우가 있어요. 기증하시기 전에 객관적으로 봤을 때 팔 수 있는 책인지 판단하고 보내주셨으면 좋겠어요. 매 기증품목마다 40%의 폐기량이 나오는데 조금만 줄여도 막대한 물류처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답니다. 환경보전에 도움이 되는 건 말할 필요도 없겠죠? 아, 그리고 기증해주실 때 한 번에 너무 많은 책을 담아주시면 수거하는 분들이 너무 무거워 운반할 때 크게 애먹는답니다. 다소 수고스럽더라도 한 묶음에 10키로 내외로 묶어주셨으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것 같아요.


Q. 간사님이나 벼리선생님의 개인적인 계획이 있다면 여쭤 봐도 될까요?
A. (헬레나 간사님)계획이 곧 개인적인 바람이 아닐까요? 저는 도서파트의 공간이 좀 더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여유 공간에 큰 책장을 갖다놔서 버리기엔 아깝고 그렇다고 팔순 없는 책들을 꽂아놓고 여기 되살림터 사람들이 편하게 책을 볼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Q. 그렇군요, 오늘 인터뷰 너무 즐거웠습니다. 커피도 너무 맛있었어요! 감사합니다.
A. 저희도 즐거웠어요, 감사합니다!



미모의 헬레나 간사님과 인자한 인상의 손병호 선생님과의 인터뷰는 역시나 너무 화기애애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아름다운가게 헌책방의 모든 도서를 담당하는 막중한 업무와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책에 애정을 갖고 긍정적인 자세로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두 분의 모습을 보며 평소 많은 업무에 직면했을 때 불만 불평만 하던 제 모습이 부끄러워지기도 했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며 두 분 뿐만 아니라 용답 되살림터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글,사진_책방사업팀 인턴 이선희/이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