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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책방



이렇게 무더운 여름에 딱히 갈만한 곳이 없다고 투덜대는 분들 계시죠? 아름다운가게가 멋진 곳을 소개하려 합니다. 바로 아름다운가게 동숭동헌책방입니다.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대학로 한 구석 지하에 자리 잡은 동숭동헌책방은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곳입니다. 주머니 가볍게 오셔서 맘 편히 쉬었다 가는 곳. 누구하나 눈치 주지 않는 곳, 동숭동헌책방으로 놀러오세요.

☞ 동숭동 헌책방은 어떻게 찾아가나요?
동숭동 헌책방은 서울 대학로에 위치해 있습니다. 찾아가시는 길은 지하철을 타고 4호선 혜화역에 내려 2번 출구로 나오시면 됩니다.









2번 출구에서 곧장 50미터 정도 직진하시면 한국 방송통신대가 보이는 골목 왼쪽으로 들어가시면 되요. 





길을 따라 쭉 올라가시면 벽 전체가 담쟁이 덩굴로 덮힌 디마떼오라는 레스토랑이 보이는데, 그 식당 바로 건너편에 오늘의 목적지 동숭동 헌책방이 위치해 있답니다.







짜잔! 동숭동 헌책방 도착!






이날 날씨가 너무 더웠는데 동숭동 헌책방에 들어서니 너무나 쾌적하고 시원하여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보통 헌책방 하면 아무렇게나 책들이 쌓여있고 약간은 지저분(?)한 모습의 책방을 흔히 상상하시는데요, 동숭동 책방은 정말 깨끗하고 특히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했답니다. 또, 아동, 만화책 및 외국원서, 고서 코너는 온돌방 식으로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구조라 들어가서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게 배려한 점이 보기 좋았습니다.

올해 6월에 문 연지 첫 돌이 된 동숭동 헌책방은 원래 책방이기 이전에 식당이었다고 합니다. 식당이었을 때 쓰였던 벽지나 문살 등을 없애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책방의 이미지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고 방에 앉아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옛날 훈장님이 계시는 서당에 앉아 책을 읽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또, 아동도서 코너 한쪽 벽면엔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서 정기적으로 명사 강연이나 설명회 등을 동숭동 헌책방에서 하고 있답니다.













또, 고서를 모아둔 코너가 따로 있을 만큼 동숭동 헌책방은 90년대 이전의 책인 고서가 책방의 중심 테마라고 합니다. 고서 코너 입구엔 1806년도 괴테의 책, 1938년의 문예독본 등 정말 오래되고 특이한 고서들이 전시 되어 있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책장 가득히 빼곡하게 진열된 고서들을 보고 있자니, 고서 특유의 냄새와 포근함이 마치 어릴 적 할아버지 품에 안겨있는 것처럼 따뜻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방 입구 카운터에 보시면, ‘시간을 거스른 서가’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데 이 동숭동 책방에 걸 맞는 너무나도 멋진 말이 아닐까 싶어요.






이외에도 동숭동 책방에는 전시 공간이 따로 있어 매달 다른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있는데요, 이번 7월은 ‘마당을 나온 암탉’의 원화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황선미 작가의 베스트셀러 ‘마당을 나온 암탉’이 원작으로 올 여름 극장에 애니메이션으로도 개봉예정인데요, 그 동화책의 원판을 큰 액자 식으로 만들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저학년 자녀를 둔 주부님들은 아이들 손잡고 오시면 전시회도 보고, 책도 구경하실 수 있답니다.









동숭동 헌책방은 특히 책방 매니저님의 손길이 베어 있는 각종 소품들이 많은데요, 신착도서 책꽂이 위에 대표적인 책을 전시해둔 옷걸이 책받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집에 와서 옷걸이로 만들어봤는데 쉽지 않더군요, 또 아동도서 코너엔 종이 상자로 만든 아동용 의자까지… 책방 구석구석 매니저님의 손길이 닿아있었고, 책방에 대한 애착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깔끔하고 일목요연하게 책꽂이에 정렬 되어있는 책들이 책방의 쾌적함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서 종류가 인쇄된 종이를 껴놓은 파일철이 책 사이사이에 껴있어 손님들이 원하는 책을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답니다. 물론 활동천사 여러분의 노력이 더 크겠죠? 너무 고마운 우리 활동천사님께 박수! 짝짝짝!


 


동숭동 헌책방에는 도서 이외에도 공정무역 상품(커피, 초코렛, 핫초코)과 사회공익 상품(씨리얼, 과자, 과일쨈 등) 및 에코파티 메아리의 아기자기한 상품까지 진열되어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책 구경하다 출출하면 간단한 쿠키나 초코렛 사서 드셔도 괜찮고 공정 무역으로 들여온 커피를 사서 집에서 커피향을 즐기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각 코너 사이사이엔 음반시디를 모아둔 곳이 있었는데요 음반코너도 장르별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구경하던 중 특이하게 옛날에 사용하던 LP레코드판을 모아둔 곳이 있어서 구경하다보니, 제가 너무 좋아하는 머라이어 캐리의 앨범도 있더군요! 요즘은 손바닥 만한 mp3로 언제 어디서나 깨끗한 음질의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레코드판 특유의 기분좋은 잡음과 투박함도 그 나름대로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젊음과 공연의 거리 대학로에 위치한 동숭동 헌책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팔방미인(八方美人) 이라 말하고 싶어요. 대형 서점처럼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책방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배려한 여러 소소한 흔적들, 남녀노소 누구나 찾아와 책도 읽고 전시회 및 강연도 볼 수 있는 작지만 내실 있는 알찬 공간이라 생각됐습니다. 요즘 같이 더운 날씨에 산으로 바다로 가는 것도 좋겠지만 가끔은 시원하고 쾌적한 책방에 차분히 앉아 조용한 음악과 독서로 더위를 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 사진 _ 책방사업팀 인턴 이선희, 이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