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헌책방 _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는 강남에서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

[트럭구입모금 릴레이 메시지_6번째 이야기]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는 강남에서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

강남 책방으로 가는 길은
높디 높은 마천루들과 수많은 사람들을 스쳐갑니다.

강남역 인근에서 직장생활을 해본 적이 있는 저에게
이 거리는 여전히 숨가쁘고 복잡한 곳입니다.
그 속을 걸어 다니다 보면
��른 것이 미덕인 세상에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빠르게 보고, 빠르게 움직이고, 빠르게 흡수하고….

교보타워 근처에 위치한 강남책방은
LG텔레콤 OZ 건물 지하 1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곳으로 오면 이제 느린 시간과 마주하게 됩니다.
매장으로

박스의 종이판자로 만든 ‘헌’ 책방 간판이 보였습니다.
왠지 구수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계단을 내려가면
책방 앞에 가죽소파 2개가 놓여져 있습니다.
이 곳에 앉아서 어떤 손님들이 책방을 드나드는지
관찰하는 것도 꽤 흥미로울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방에서 흘러나오는 이국적인 음악과 책을 접하자
강남대로에서 정신 없었던 어지러움증이 이내 사라집니다.

빼곡한 책들 사이로 에코파티메아리에서 만든
‘릴라씨’가 나무에 매달려 반겨주는 것 같습니다.

책방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아름다운가게에는 더 많은 트럭이 필요합니다!”
포스터가 늠름하게 붙여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눈길이 꽤 오랫동안 머물렀던 손님입니다.
어떤 취향의 책을 좋아하시는지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책장마다 의자가 놓여져 있어서
손님들이 편하게 책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책장 벽면에 붙어있는 현판이 뭔지 궁금해서 들여다보았더니…
정연성님과 그 가족분들이 1만권이나 되는 책을 기증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책장 사이 벽면에는 벽화가 앙증맞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 곳에는 다양한 서적과 더불어 음반, LP판도 꽤 많이 있습니다.
송천규 매니점이 음악을 하셔서 그런지 매장에 흐르는 음악 선곡이
책에 취하게끔 만드는 것 같았습니다.

계산대 뒤로 보이는 ‘책방소식’ 이라는 칠판이 보입니다.
누군가 정성 들여 만든 “두유빛깔 SSong” 과
우쿠렐라에 시선이 갔습니다.

“두유빛깔 SSong” 은 어느 팬분이
직접 만들어 선물해주셨다고 합니다.
‘SSong’ 은 송천규 매니저님이 음악작업을 하실 때 쓰는 닉네임.

올봄에 라는 앨범 1집을 발매하셨는데
친구에게 앨범을 선물 받은 저는 머쓱해하며 싸인을 부탁드렸습니다.

이곳에서는 공정무역 커피를 맛볼 수도 있는데요.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이 있어서
커피향을 맡으면서 책을 보면
흐르는 시간까지 음미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매니저님께서 직접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내려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더불어 공정무역 초콜릿도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정직한 카피가 재미있죠?

어린이책 코너에 아이들의 키에 맞춘 의자가 눈에 띕니다.
어머니와 아들이 나란히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이 다정해 보였습니다.

이 분은 건강에 관련된 책들을 유심히 보고 계시네요.
‘삐뽀삐뽀 119 소아과’ 라는 책의 타이틀이 눈에 띕니다.

책방 입구 안쪽에 붙어있는 보드판인데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보입니다.

흑백사진이 붙어져 있는 수험표도 보이고
꽤 오래된 듯 빛바랜 기념사진들도 있구요.
여행지에서 보낸 엽서, 비행기 티켓, 우표 등등…
그 중에서도 유독 제 눈길을 끄는 것은
흑백으로 된 어느 할머니의 증명사진입니다.

송천규 매니저님께서는
다양한 색깔의 펜을 꺼내어
정성스럽게 그림과 함께
트럭구입모금 메시지를 남겨주셨습니다.

“더 많은 트럭, 더 많은 나눔
아름다운 가게 트럭은 나눔을 싣고 달립니다.”

다음은 아름다운가게 어느 매장으로 갈까요? ^ ^

취재: 아름다운가게 트럭모금 전담 리포터
‘ ‘트럭은 사연을 싣고’ 트럭라이더 허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