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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도 재사용가게가? 수카워티 스토어 방문기

네팔에도 재사용가게가? 수카워티 스토어 방문기

수카워티 스토어(Sukhawati Store)는 경기되살림센터에서 약2년 간 근무하셨던 치즈만(Chijman Gurung)님이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Kathmandu)에 아름다운가게와 동일한 모델로 2015년에 만든 재사용가게인데요. 수카워티 스토어가 네팔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데에 도움을 주기 위해 아름다운가게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함께 이야기해보고자 직접 다녀왔습니다.

수카워티 스토어

2014년 10월 길거리 판매로 시작하여 2015년 1월 수카워티 스토어에 네팔 내 첫 재사용가게로 등록되었습니다. 버려질 수 있었던 4톤가량의 물품들을 재판매하고 수익나눔을 하고 있으며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보육원에 이불을 기증하거나, 임시 거처 및 학교 짓는 사업 등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양한 나눔 활동 진행 중입니다.

수카워티 방문 일정

  • 1일차 – 아름다운가게 소개 및 재사용가게 성공 요인 8가지 공유
  • 2일차 – 아름다운가게 상품화 매뉴얼 / 상근자 주요업무 / VM(Visual Merchandizing) 소개 및 실습
  • 3일차 – VM 실습, 교육내용 정리 및 워크샵
  • 4일차 – 현지 비영리단체 및 사회적기업 방문

수카워티 스토어 방문 1일차

먼저 수카워티 스토어의 구성원을 소개해야겠네요. 가운데 파란 셔츠를 입고 계신 분이 치즈만 대표님입니다. 목에 두른 스카프는 네팔에서 환영의 의미로 방문자에게 둘러주는 스카프라고 합니다.

아름다운가게 소개 및 재사용가게 성공 요인 8가지

이렇게 옹기종기 모여 앉아 교육을 진행했는데요, 교육에 매우 진지하게 집중력을 가지고 임하는 모습입니다. 참고로 치즈만 대표님은 한국어를 매우 능숙하게 할 줄 아시는데요, 게다가 아름다운가게에 대한 이해도도 높으셔서 통역을 매우 잘 해주셨습니다.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자체 잉여 수익으로 다양한 나눔사업을 하고 있는 것에 놀랐습니다. 우리도 언젠가 공익상품의 판로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재사용가게의 성공 요인에 있어 리더십과 자원봉사자의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공감을 했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또한 생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교육참여자 피드백

수카워티 스토어 방문 2일차

1) 아름다운가게 상품화 매뉴얼 소개

아름다운가게 상품화 과정에서 필요한 가격 책정의 원칙, 합리적 가격 책정, 물품 선별 기준, 주의사항 등을 요약하여 공유했습니다. 수카워티 스토어에서는 물품의 상태를 A+, A-, B+, B-, C+, C- 6가지로만 구분하고 있었는데요. 보다 합리적인 가격 책정을 위해 시장조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폐기되는 물품의 기준이 정립되어 있지 않아 생산과정에서 옥신각신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고 하는데요. 폐기되는 물품의 기준 정립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2) 상근자 주요업무 소개

매니저의 업무를 5가지(수불 관리, 공간 활용, 행사, 자원봉사자 모집 운영, 홍보)로 분류 및 요약하여 공유하였습니다. 수카워티 스토어에서는 기증이 들어오면 kg 단위로 기록하고 있었는데요, 매장의 투명성 관리를 위해 수불 관리가 중요함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수카워티 스토어 역시 자원봉사자 모집 및 운영에 대한 어려움들이 있었고 많은 질문들도 이어졌었습니다.

3) VM(Visual Merchandizing) 소개

VM의 개념과 목적, 활용 예시들을 공유하였습니다. 구매자 입장에서 매장 공간과 물품들을 배치해야 함을 새롭게 인식했고, 청소상태 등 매장의 청결도가 중요함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4) 수카워티 스토어 VM 실습 1차

우리가 가진 노하우들을 공유하는 방식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변화의 과정을 함께 ‘경험’하는 것을 출장팀에서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VM 실습!! 실습 안은 방문 1일차 수카워티 스토어 실제 상황을 전체적으로 파악한 이후에 숙소로 돌아가 두 개의 실습안을 도출했어요. 수카워티 스토어의 선택이 중요하기에 적극적 개선 시도의 안과 소극적 개선시도의 안 두 가지를 준비해 제안했고 적극적 개선 시도 안이 최종 선택되었습니다. VM은 사진으로 보여드리는 것이 제일이겠지요?

VM 실습 Before

VM 실습 After

어떤가요? 확 달라진 수카워티 스토어의 모습, 반할 만하지 않나요? 하나 인상적인 일화가 있는데요, VM실습안을 제안하고 선택한 뒤에 모두 점심 식사 시간을 가졌어요. 출장팀은 인근의 식당으로 이동해 식사를 한 뒤에 매장으로 복귀를 했는데요, 이미 수카워티 스토어의 봉사자분들은 마스크를 쓰고 빗자루에 쓰레기를 들고 매장 청소에 한창이었다는 사실!

교육내용에 머리로만 집중하고 계셨던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에 저희도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저희도 더 잘하고 가야겠다는 자극을요.

VM 실습 주요 내용

  • 대청소 진행
  • 매장 내 포인트 존 마련
  • 계산대 위치를 매장 중앙으로 변경 및 이미지월(Image wall) 카운터 뒤로 이동
  • 의류 및 옷걸이를 종류별, 색깔 별로 분류
  • 잡화 존(zone) 구분하여 신발, 가방, 스카프 독립해 진열
  • 생산 공간과 적재공간을 명확하게 구분

수카워티 스토어 방문 3일차

사진에 다 담진 못했지만, 방문 2일차에 VM 실습을 하며 생산 대기 중인 옷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는데요, 이것들도 다 정리하느라 그날 저녁은 녹초가 되어 잠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끝이 아니었으니, VM 실습 2차! 방문 3일차에는 한국에서 가져간 잡화들에 직접 가격 책정을 해보고, 어제 하지 못한 디테일한 부분들을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1) 상품화 및 VM 실습 2차

VM 실습 주요 내용

  • 외부 벽면 페인트칠
  • 외부 벽면 현수막 철거
  • 매장 내 전선 정리 및 전구 교체

2) 교육내용 정리 및 향후 계획 수립을 위한 워크샵

오전에 VM 실습을 모두 마치고, 그동안 배웠던 교육내용을 정리하고, 향후 계획 수립을 위한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수카워티 스토어에 계신 자원봉사자분들에게 지역사회의 변화를 시작으로 사회의 변화, 여성계 변화의 리더가 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는 이야기를 전할 때는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정말 그렇게 될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또한 워크샵의 결과로 6개월간의 단기 계획을 도출했는데요, 수카워티 스토어가 직접 만드는 변화를 응원하고 또 어려운 점이 있다면 적극 돕겠다고 전했습니다.

VM 실습 주요 내용

  • 변화한 모습이 보기 좋다. 디스플레이에 대한 개념을 알게 되었다.
  • 변화의 과정을 함께 경험할 수 있어 뜻깊었다. 수카워티 스토어의 잠재력을 느꼈고 자신감이 생긴다.
  • 시야가 넓어졌다. Charity를 넘어서 물건의 새로운 주인을 찾아준다는 메시지처럼 마케팅 관점에서 메시지 전달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
  • 고객과 기증자들에 대한 응대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 변화된 모습을 보며 마치 슈퍼마켓의 주인인 것 같은 주인의식이 생겼다.

워크샵 결과 – 단기 계획 도출

  • 1개월: 재고 정리 / 디스플레이 습관 들이기
  • 2개월: 공식회의(ex. 실행위원회) 진행해보고 기록 남기기: 1개월 동안의 복습과 3개월 차 이벤트의 준비.
  • 3개월: 할로윈(Holloween) 또는 홀리(Holi, 네팔 축제) 기간이 맞춰서 명사 기증 이벤트 실행.
  • 6개월: 데이터 관리 계획 수립.

수카워티 재단의 지원단체 및 현지 사회적 기업 방문

마지막 날에는 수카워티 스토어 인근에 있는 비영리단체와 사회적기업을 방문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는데요, 먼저 수카워티 스토어에서 지원했던 단체이기도 한 보육 시설을 방문했습니다.

1) Nepal Children’s House 방문

수카워티 스토어에서 30분 떨어진 곳 도심지역 위치한 곳인데요, 현재 약 30여 명의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머물고 있는 사설 보육원이며, 기부금과 기업단체와 연계된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가게에서는 잘 팔리지 않는 아동의류, 인형 등을 현물 배분해도 좋겠다는 의견들을 나누었습니다.

2) 아름다운커피 방문

수카워티 스토어에서 마찬가지로 30분 정도 떨어진 곳인데요, 이곳엔 국제 NGO들이 많이 자리 잡고 있어 이들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해요. 해외 독립법인으로 세워졌고, 현재 네팔 현지인이 이사장으로 있다고 합니다. 현재 네팔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 로스팅(roasting) 원두를 네팔 현지 카페들에 납품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이렇게 출장 이야기를 마무리하고자 하는데요, 하지만 수카워티 스토어와 인연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에요. 이번 출장에서 파악한 내용을 바탕으로 후속 지원을 하게 되는데요, 지원을 통해 변화되는 모습을 종종 공유해드릴 예정이니 수카워티 스토어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동행 간사님들의 후기

정낙섭 간사: 재사용가게 컨설팅을 위해 간사가 정식으로 해외로 파견된 첫 사례라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매장이 3일간의 이론 교육과 VM 실행을 거치면서 놀라운 변신을 하게 되는데, 비결은 교육 내용 하나하나를 모두 흡수하며 변화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그들의 열망과 의욕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언어와 외모가 다르고 사는 환경은 다르지만, 추구하는 가치와 지향점이 같은 사람들끼리 교감되는 무언가를 진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나의 재사용가게는 지역의 허브가 되어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모인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고, 그 사람들과 함께 아주 더딘 걸음이지만 개개인이 지역사회를 변화시켜 나가는 리더로 성장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한 봉사자의 말이 여운을 남깁니다. “이렇게 먼 길 오셔서 우리의 시야를 넓혀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명 간사: 수가워티의 첫인상은 참 난감했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물건들이 좁은 공간에 가득 차 있었고, 물건들에는 먼지도 제법 쌓여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vm이나 동선, 효율에 대한 관념은 취약해 보였습니다. 현장에서 작은 변화라도 함께 실행해야 그들 스스로 변화를 시작할 수 있기에, 현장 실측을 통해 대략의 배치 도면을 작성해서 vm 이론교육을 했습니다. 교육을 마치고 점심을 먹고 오는 사이에, 봉사자들이 물품을 모두 밖에 들어내고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혹시나 놓치는 게 없을까 조금이라도 더 잘 나누어야지 싶은 생각에 잠을 설친 피로감도 온데 간데 없이 기운이 솟았습니다. 갑자기 일어난 변화가 불편할 법도 한데,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치즈만 대표님의 말씀으로 수가워티는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한 “평화의 땅”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수가워티의 성장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수가워티가 자리 잡는 데에 아름다운가게가 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수가워티가 네팔인들 스스로 나눔문화를 확산시키는 NGO로 튼튼하게 성장하길 바랍니다.


최홍구 간사: ‘무엇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라는 마음으로 갔다가 오히려 우리 사회의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자세는 어때야 하는가 돌아보게 됐고, 희망을 보고 왔습니다. 하나의 성공 사례를 접하기는 쉬울지 모르지만, 그 속에 담긴 치열하고 헌신적이었던 과정을 접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름다운가게가 가진 그동안의 지식과 노하우를 전하며, 하나의 성공 사례를 만드는 과정에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치즈만 대표님에게서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네팔인의 주체적 변화와 자립을 늘 강조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네팔 사회의 주체적 변화와 자립을 촉진하기 위한 어떤 방법이 필요할지 많은 고민과 지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