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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고 아름다운 기증릴레이 1화 ‘운명같은 나눔’

당신에게 나눔은 무엇인가요?

놀랍고 아름다운 기증 릴레이 1화
‘운명같은 나눔’

기증천사 #구승회, #김은숙, #류기정, #태윤재, #한영숙 님의 기증 릴레이

부산 사하구에 대티역 앞에 위치한 아름다운가게 부산사하점. 이곳에는 십여 년 넘게 아름다운가게를 위해 일하시는 박진우 간사님이 근무하고 계시는데요. 이곳에서 아주 놀랍고 아름다운 릴레이가 열리고 있다고 해서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작은 아이디어로 시작해 기증 릴레이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는데요. 올 7월 처음 시작해 벌써 17번째 '놀랍고 아름다운 기증 릴레이'가 연결되고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주자가 다음 주자를 추천하고, 각자 나눔에 대한 생각과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기증하면 그 물품이 부산사하점에서 토요일마다 판매가 되고 있다고 해요.

기증천사님이 제시한 가격부터 시작해 경매로 물건이 판매되고, 그 수익금은 부산의 지역아동센터에 의미 있게 나눠질 예정입니다. 시작한지 5달 만에 벌써 그 판매금액이 무려 2,480,000원이라고 하는데요! 신기하고 재미있는 기증물품뿐만 아니라 각 기증천사님들이 들려주는 사연 또한 너무 재미있어 꼭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 기증천사 포토그래퍼 구승회 님

포토그래퍼 ‘구박’으로 더 많이 알려진 포토그래퍼이자 신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구승희님이 첫 번째 주자로 함께해 주셨습니다. 보통 박사학위 가진 이의 성을 합쳐 부르곤 하는데, 농담이신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구박’은 어릴 때 공부 못한다고 어머니한테 구박을 많이 받아서 붙여진 애칭이라세요. 

배낭여행으로 찾아간 인도를 제2의 고향 같아 스무 차례 이상 방문하면서 그들의 삶을 사진에 담았다고 해요. 그 사진을 전시회를 통해 판매한 수익금으로 인도의 시골에 벽돌 학교를 짓고자 하는 구승회 님에게 나눔은 '운명'처럼 다가왔다고 합니다. 교수 부임 후 학교의 풍경을 찍어 전시회를 열고 그 수익금으로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내놓으실 만큼 '나눔'에 큰 뜻을 품고 있습니다.

구승회 님에게 나눔은 #운명입니다

이런 구승회 님을 놀랍고 아름다운 기증 릴레이의 첫 주자로 모시게 된 것도 ‘운명’같습니다. 구박님의 기증품은 가장 아끼신다는 사진 “Knocking on Heaven’s Door”입니다. 티벳과 히말라야 국경선에서 바라본 풍경인데, 손이 다 얼어터지도록 기다리며 찍은 사진이라고 합니다. "저 길의 끝은 어디일까? 천국이 아닐까" 생각하여 젊은 시절 수십 차례 보았던 영화 “Knocking on Heaven’s Door”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두 번째 기증천사 스페이스 움 대표 김은숙 님

첫 번째 주자 구승회 님이 추천하신 김은숙 님. ‘스페이스 움’은 부산 동래구에 위치한 널찍한 카페 겸 공연장, 갤러리로 활용되는 공간입니다. 음료와 함께 클래식 연주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8년 동안 300번 넘는 연주회가 열렸다고 하는데요.

“새싹을 움이라고 해요. 우리가 봄에 움튼다고 하잖아요? 그 움입니다. 그리고 그리움, 고마움, 평화로움 할 때의 그 움이 참 예뻐서 가져왔고요. 또, 움을 거꾸로 하면 ‘몽’이 됩니다. 김은숙이 꿈꾸는 세상, 부산의 문화예술이 풍성해지는 꿈… 그런 꿈을 꾸는 공간이라는 뜻도 품고 있어요”

김은숙 님에게 나눔은 #예술입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고 돈도 안되는 일을 자처하고 지속하는 사람, 김은숙 대표는 왜 그러는 걸까요? “예술은 긴 시간 동안 숙련되고 훈련된 결과물입니다. 조금씩 조금씩 힘들었던 과정을 견디고 완성된 것을 발표할 때 주는 그 기쁨과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죠. 그것을 발표하는 장을 열어주는 이곳은 또 다른 나눔의 장이기도 합니다. 그런 나눔의 장을 여는 사람으로 사는 것도 참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나눔은 예술”이라고 정의합니다. “나눔은 물질만으로 하는 게 아니라 여러 방법으로 할 수 있죠. 저는 예술을 통해서 나눔을, 또 나눔을 통해서 예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움은 젊은 예술가들과 문화예술에 목마른 관객들이 만나는 살롱과 같은 곳이네요. 그가 놀랍고 아름다운 기증 릴레이에 내어놓은 기증품은 조재임 화백의 작품을 아트 프린팅 하여 만든 예쁜 액자입니다.


세 번째 기증천사 소셜 메이커스 류기정 님

원래 도예가였던 류기정 님은 한 대학에서 학생들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온새미학교와 부산예술학교라는 대안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을 교육하는데 열정을 쏟고 있습니다. 또 부산교육연구소와 부산문화예술교육연합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류기정 님은 '놀랍고 아름다운 기증 릴레이'의 세 번째 주자로서 직접 만든 항아리를 하나 내어놓았습니다. 그가 한때 또 집중했던 가야토기에서 크게 영향받은 파도 무늬 분청 항아리입니다.

류기정 님에게 나눔은 #과정입니다

류기정 님이 말하는 나눔은 '과정'이라고 합니다. 나눔뿐만 아니라 삶 전반에 걸쳐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즐긴다는 것이죠. 그래서 과정에 최선을 다하고 나서는 결과에 그렇게 크게 영향받지 않고, 또 다른 과정을 밟아 나간다는 겁니다. 나눔도 처음에는 좋은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결과에 집중하게 되면 그것이 집착이 될 위험성을 경계한답니다. 그것이 한 가지 일을 꾸준히 오래 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그가 새로운 일을 벌일 수 있는 동기이겠지요. 그러나 어쩌면 전혀 딴 길로 갈아타는 게 아니라, 계단 같은 것 아닐까 합니다. 한 계단 한 계단 성장하는 것, 다른 공간을 이어가는 과정, 그 속에서 나눔은 더 크고 소중하게 실천되는 것… 그렇게 아름다운 인생이 되어가는 것 아닐까요?


네 번째 기증천사 태윤재 님

공무원인 태윤재 박사의 주 종목은 도시재생, 마을만들기 등입니다. 그것을 바탕 삼아서인지, 그의 관심사는 사회적경제, 공유경제, 대안교육, 생활문화공동체, 민관 거버넌스, 비영리법인, 공동육아 등 끝 간 데 없이 뻗어갑니다. 그의 부인께서는 천연조미료 사업을 하고 계십니다.

그 천연조미료의 브랜드 이름은 <정성깃든>. 거기서 나온 천연조미료 4병이 들어있습니다. 다시마, 보리새우, 표고버섯, 멸치 등을 방부제와 보존료, 첨가제 없이 천천히, 바르게, 하나씩 만들었다고 합니다. 난임으로 힘들어서인지, 미혼모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태윤제 님에게 나눔은 #천연 조미료입니다

세상의 많은 먹을 것들이 그대로 먹을 수도 있겠지만, 조미료가 있어야 맛을 낼 수 있고, 또 쉬 썩지 않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지요. 세상사에 있어서 나눔은 후순위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그것이 조미료 없는 음식과 같다고 생각하면 어떤 상상이 가능할까요? 태박사에게 있어서 조미료는 더 큰 의미를 가집니다.

천연조미료 사업이 잘 되어서 미혼모를 지원하는데 잘 쓸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천연조미료가 아이를 셋 낳게 만들고, 또 여러 미혼모들을 도울 수 있다면, 몹시도 큰 나눔을 세상에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많이 팔리길 빕니다.


다섯 번째 기증천사 싸이트플래닝 대표 한영숙 님

그는 주변의 건물과 땅과 상황을 살펴서 잘 어울리는 건물을 설계하는 건축사입니다. 그는 건물을 넘어서 한 도시의 상황을 살피는 일을 합니다. 그래서 회사 이름도 ‘싸이트플래닝’. 건물을 계획하는 게 아니라 적게는 그 땅, 조금 넓게는 마을, 더욱 넓게는 도시를 바라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놀랍고 아름다운 기증 릴레이’에 내어놓은 기증품은 임선희 작가의 아름다운 도자기 작품입니다. 파란 빛깔이 아주 고운 이 작품은 한 대표가 자신을 위해 구입한 몇 안 되는 물품 중 하나입니다. 워낙에 바빠서 옷이고 가방이고 그 외 무엇이든 살 시간이 없는데, 임선희 작가를 워낙에 좋아해서 그의 작품이라 특별히 구입해서 사무실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고 보던 것입니다.

한영숙 님에게 나눔은 #함께하는 행복의 시작입니다

한영숙 대표는 나눔을 ‘함께하는 행복의 시작’이라고 정의했습니다. “함께 하는 사람과 마주 앉으면 우선 물이라도 나누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고, 나의 경험과 생각, 또 상대방의 그것을 함께 나누는 것,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고, 그로 인해 행복해지는 것이 시작된”다고 하네요. 행복은 혼자 느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오는 것이겠지요.

“기증 릴레이를 제안받고, 먼저 내가 ‘잘 나눌 수 있는 것과 나누기 힘든 것’을 생각해보았어요. 가장 힘든 것이 시간이더군요. 내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도 시간을 나눠 주기기 힘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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