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꺼피타 씨가 농사를 놓지 않는 이유

네팔 닥신칼리에서 전해온 꺼피타 라마 씨의 농사 이야기

네팔 소농민들이 틔운 희망의 씨앗 '나마스떼 갠지스' 프로젝트

인사하는 꺼피타 라마 씨

네팔의 북쪽 고산지대 닥신칼리 산 중턱에는 꺼피타 라마씨가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남편, 5명의 자녀들과 함께 살고있는 꺼피타 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큰 고민거리가 있었는데요. 지난 2015년 지진 피해와 조금씩 변하는 기후 때문에 농사가 예전처럼 잘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지진으로 지형이 바뀌었는지 물길도 끊기고 환경도 바뀌면서 작물 재배 시기도 변해버렸습니다.

농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닥신칼리 주민들에게 이는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잘 키우던 작물이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죽기도 하고 품질이 낮아져 힘들여 키운 농산물을 판매할 때 제값을 받지 못했습니다. 수입이 점점 줄어들자 커피타 씨의 남편은 다른 사람 밭에서 일을 해주며 하루 일당으로 500루피(한화 약 5,000원)를 벌고 있습니다.

꺼피타 씨 집이 있는 닥신칼리 마을

그러던 중 아름다운가게에서 진행하는 '나마스떼 갠지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나마스떼 갠지스'는 꺼피타 씨와 같은 소농민들의 소득증대를 돕기 위해 농업생산 증대와 농업 협동조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꺼피타 씨는 이 프로그램에 함께하며 여러 농업용품들을 지원받고, 새로운 농업기술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유기농 비료를 만들기 위해 소 거름을 비닐로 덮고 있는 꺼피타 씨

꺼피타 씨는 나마스떼 갠지스 프로젝트에서 진행하는 모든 교육 활동에 참여할 정도로 농사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습니다. 계절별 심어야 하는 작물 종류와 유기농 비료 관리법을 알게 된 후 자신의 밭에 열심히 적용하고 있는데요. 햇볕을 받으면 거름이 잘 숙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큰 비닐을 구해 잘 덮어 볏짚과 함께 유기농 비료를 만들어 쓰고 있어요. 유기농 비료를 사용하니 식물들도 건강하게 자라나 더 많은 양의 열매를 수확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직접 경작하고 있는 콩 밭에 서있는 꺼피타 씨.

그리고 작물의 씨앗을 바로 심기보다 묘목을 키워서 심으면 잘 된다는 것을 배웠어요. 채소 재배 교육을 통해 배운 것들을 밭에 적용하면서 이전보다 더 많은 수확물을 얻을 수 있었고, 시장에 판매해 이전보다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지원받은 물탱크가 농사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원래는 가파른 산길을 한참 내려가 직접 물을 길어와야 했는데 물탱크가 생기니 물 공급이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원활한 물 공급을 위해 협동조합에서 좀 더 많은 물을 효율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하네요.

나마스떼 갠지스 프로젝트에서 지원받은 물탱크, 새롭게 기르고 있는 묘목

'나마스떼 갠지스' 프로그램을 통해 꺼피타 씨는 농업 협동조합에 대해 알게 되었고 조합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협동조합 그룹별 회의에 참여해서 다른 여성 농민들과 농사 관련 정보도 나누고 여성 권익과 관련된 이야기도 나누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돈을 대출해주기도 하고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을 공유하는 장이 되기도 합니다.

인터뷰 중인 꺼피타 씨

"그전에는 아는 것이 많지않아 농사 이야기를 할때 할 말이 별로 없었어요.
이제는 가족들과 대화를 하면서 먼저 의견을 내기도 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에 제 의견이 반영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원래는 여성들이 혼자서 모임에 나가는 게 꺼려지는 분위기였는데 교육에 참여하고 조합 활동을 하면서
남편도 마을 사람들과 같이 가서 배우고 오라고 해요.
새롭게 배운 내용들을 아이들한테 가르쳐줄 때 정말 기쁩니다."

 꺼피타 씨와 같은 마을에서 거주하는 여성농민 러스나 씨

꺼피타 씨의 친구 러스나 씨도 나마스떼 갠지스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받은 후 호박 농사를 시작했고 올해 질 좋은 호박을 약 300kg을 수확해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재무 교육을 통해 돈을 계획적으로 아껴 써야 한다는 것을 배우고 난 후로는 매월 100루피씩 저축하고 있다고 하네요.

자신의 밭에서 호박을 수확하고 있는 러스나 씨
러스나 씨가 제배하고 있는 토마토, 가지

요즘은 묘목을 길러 콩, 콜리플라워 등 다양한 작물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씨앗을 바로 심었을 때는 안 자라는 것들도 많고, 새들이 먹어버리기도 했거든요. 지금은 묘목을 기르면서 거름을 뿌려주니 열매와 나무도 건강하게 잘 자란다고 합니다. 교육에서 배운 것 중 잡초를 이용한 거름과 벌레를 잡을 수 있는 트랩을 만드는 법은 해충을 막아주어 아주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 운영에 조언을 얻고자 방문한 다른 마을의 농장은 각 농업 요소들이 하나의 가치사슬을 통해 연결되어 있으면서 함께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자신의 마을도 좀 더 다양한 농업 요소들을 고려하며 소비자들에게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유기농 비료 만드는 것을 함께 의논하고 있는 러스나 씨와 꺼피타 씨

꺼피타 씨는 요즘 농사가 재미있다고 합니다. 정성 들인 만큼 잘 자라나는 식물들을 보며 조금씩 생활이 나아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거든요. 수익이 좀 더 늘어 아이들이 부족함 없이 교육을 끝까지 받을 수 있기를 바라며 좀 더 나이가 들어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살 수 있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꺼피타 씨와 가족들

"저는 공부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농사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요.
지금은 농사가 제 삶의 일부가 되었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이기도 해요.
교육을 통해 더 많이 배워서 농사를 더 잘하고 싶어요."

지역 농민들이 농업을 통해 충분한 소득을 얻게 되어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꺼피타 씨는 앞으로도 교육과 협동조합 활동에 적극 참여하려 합니다. 자연재해와 가난으로 그동안 힘들었던 꺼피타 씨과 그의 가족은 '나마스떼 갠지스'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놀라운 변화들이 이어질까요? 여러분도 함께 꺼피타 씨와 지역 농민들을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