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힘차게 날갯짓을 할 때까지 ‘동명아동복지센터’ 방문기

아이들이 힘차게 날개짓을 할 때까지

동명아동복지센터 방문기

사방에서 라일락 향기가 나는 4월, 관악구에 위치한 동명아동복지센터를 찾아갔습니다.
동명아동복지센터와 아름다운가게는 ‘보육원퇴소청소년 지원사업’을 시작한 2010년부터 인연을 맺었는데요. 보육원은 어떤 곳인지, 보육원에서 하는 일은 무엇인지 더 알아보기 위해 김연희 사무국장님을 만났습니다. 실제로는 처음 만났지만 전부터 알고 지낸 것처럼 친근하게 맞아주셨어요. 그날의 기억을 함께 나눕니다.

“우리는 어미 독수리에요”

독수리가 새끼를 기르는 방법을 아시나요?

“독수리는 둥지를 절벽 꼭대기에 짓습니다. 새끼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 부지런히 먹이를 나르며 키웁니다. 어느 정도 커서 날개가 돋고 비행을 할 때쯤, 어미는 새끼를 절벽에서 밀어버려요. 새끼 독수리는 살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날갯짓을 하죠. 그리고 어미는 새끼가 바닥에 부딪히지 직전, 새끼를 잡아챕니다. 반복을 통해 새끼의 날갯짓은 강해집니다. 사람도 똑같아요. 예를 들면 보호자가 있는 아이들은 대학 졸업 후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자취도 해보며 사회로 가 나가기 전 연습을 합니다. 그리고 정말 한계에 다다르면 부모님이 도움을 주지요. 하지만 센터에 있는 우리 아이들은 다릅니다. 어린 나이에 한번 절벽으로 떨어지면 회복하기가 정말 힘들어요. 저희는 아이들이 보육원에 있기까지, 그리고 나간 뒤 5년까지 어미 독수리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다음은 사회가 어미 독수리의 역할을 해줘야 하지요.”

– 김연희 사무국장 –

어미 독수리의 역할을 하고 있는 보육원. 보육원은 친구들이 스스로 힘찬 날갯짓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아름다운가게도 기부자와 함께 ‘보육원퇴소청소년 자립지원’을 통해 어미 독수리가 되겠습니다.

“아이들아,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든 괜찮아.”

“그냥 네가 보고 싶고 잘 지내는지 궁금해. 꼭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아. 인생을 쭉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좋아.”

-이진희 자립전담요원-

보육원을 졸업한 많은 친구들이 성공을 하거나 멋진 모습으로 보육원에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모든 사람이 그렇습니다. 학창시절 선생님들 찾아뵐 때 꼭 취직을 하고 나서 가야 한다거나 멋진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어 하죠. 하지만 선생님은 꼭 성공한 나를 원하는 게 아닙니다. 가끔 안부 인사, 동생들을 만나러 와주면 더없이 기쁘죠. 동명아동복지센터에는 지금도 많은 졸업생들이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정말 친정처럼, 고향집처럼 편하게 누워있다 가기도 하고 사회생활, 결혼생활이 힘들다고 투정도 부리죠.

보육원은 없어져야 한다?

역설적이지만 사무국장님은 보육원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이 보육원으로 보내지기 전에 가족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하겠지요. 동명아동복지센터는 센터에 있는 아이들도 보육을 하고 있지만 사전에 이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지역사회에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부모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가족의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아이들이 기관에 맡겨지는 일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나마 가족이 있는 아이들의 보호자에게도 부모교육을 합니다. 퇴소 이후에 오랜만에 만난 가족에게 다시 상처를 받는 일도 빈번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아이들이 보육원이 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동시에 보육원 밖으로 나간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립하도록 사회적인 관심을 모으기 위해 아름다운가게가 노력하겠습니다.

여전히 많은 분들께서 “보육원” 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보육원은 아이들을 기르고 교육하고 심리적인 지원까지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보육원이 없어져야 한다며 지역사회에서 열심히 부모교육을 하고 있지요. 보육원을 졸업한 친구들에게 친정 부모가 되기도, 사회에서 지친 친구들의 응석을 받아주는 어미 독수리가 되기도 합니다. 지역사회 곳곳, 현장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