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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즐겁고 맛있는 여름 방학을 위하여

2018 아름다운가게 방학 중 급식지원사업 ‘맛있는방학 쿡(Cook)방’

즐겁고 맛있는 방학을 기다려요!

해오름지역아동센터의 여름방학
 

덥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 라는 생각도 잠시-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 이어지는 요즘 지역아동센터 친구들이 밥은 잘 먹고 있는지 무더위에 아픈 곳은 없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그래서 지난 8월 8일, 아름다운가게는 영월에 위치한 해오름지역아동센터를 찾아갔습니다.

해오름지역아동센터에서는 31명의 친구들이 함께하며 즐거운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센터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이 직접 만든 귀여운 인형들이 반갑게 인사를 해주었습니다.

센터를 소개하는 칠판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즐겁게 배우자, 모두에게 감사하자, 밝고 건강하게 자라자'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 해오름지역아동센터 친구들의 모습이 느껴집니다.

오늘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쿡(Cook)방 테마요리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날입니다. 요리프로그램은 지역사회 공간을 활용해 아동센터 가까운 곳에 위치한 '덕포생활문화센터'의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프로그램을 진행해주시는 전문 요리강사님께서 아이들에게 오늘의 메뉴와 요리방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오늘 만들어 볼 요리메뉴는 영양이 풍부한 고구마로 만드는 고구마쿠키입니다. 요리에 필요한 재료는 선생님들께서 미리 준비해주셨습니다. 첫번째로 찐고구마 껍질을 벗겨서 으깨줍니다. 껍질 벗기는 시간이 되자, 다들 쉿. 고구마에 집중! 우리 친구들 모두 고사리손으로 열심히 고구마 껍질을 벗깁니다.

그리고 고구마에 계란과 아몬드 가루 등 반죽재료를 섞어, 쿠키반죽을 만듭니다.

다음으로 완성된 반죽을 짤주머니에 넣어서 예쁘게 쿠키모양을 만듭니다. 아이들에게 짤주머니의 인기가 아주 폭발적이었습니다. 먼저 짤주머니를 짜고 싶다고 가위바위보까지 했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동생이 자기 손보다 훨씬 큰 짤주머니를 잡고 끙끙대자, 고학년 누나가 도와줍니다. 누나가 짤주머니를 잡아주고 한 친구는 쟁반을 잡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동생은 예쁜 모양을 내고 뿌듯해 했습니다. 예쁘게 모양 낸 반죽을 오븐에 구우니, 고소한 쿠키 굽는 향이 퍼졌습니다.

 

짜잔! 이영자도 울고 갈 고구마쿠키가 완성되었습니다. 맛을 사진에 담지 못해 아쉬울 뿐입니다. "제가 요리사가 된 것 같아요! 친구들과 함께 만드니까 정말 재미있어요. 잘 먹겠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서툴지만 정성스럽게 쿠키를 만들어본 아이들.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맛있게 나누어 먹었습니다. 또 부모님과도 나누어 먹는다며 예쁘게 포장해갔답니다.

아이들이 방학만 되면 기다리는 맛있는 방학 쿡방. 아이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건강한 식습관과 맛있는 음식을 통해 즐거움 뿐만 아니라 자신감을 얻습니다.

우리의 작은 관심을 통해 아이들은 소외되지 않고 누구나 즐거운 방학을 맞이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아름다운가게에 참여해주시는 기증천사, 활동천사, 구매천사님 덕분입니다.

아름다운가게 방학 중 급식지원사업 '맛있는방학 쿡(Cook)방' 사업은 방학기간 아이들에게 건강한 한 끼를 제공하고, 식생활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식습관을 개선합니다. 더불어 아이들이 직접 요리교실에 참여함으로써 음식의 중요성과, 친구들과 함께하는 활동의 지혜를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방학에도 후원자님의 후원이 있었기에 전국 40개의 아동센터에서 건강하고, 신나게 방학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가게 후원자님 참, 고맙습니다.

 

방학 중 급식지원사업 ‘맛있는방학 쿡방’ 소개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아동복지법에 따라 아동을 보호·교육하고 놀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취약계층의 18세 미만 아동이 주로 이용하며, 일부 맞벌이 가정의 아동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학기 중 아이들에게 저녁식사만 제공하지만 방학이 되면 학교급식이 이루어지지 않아 하루 두 끼를 챙겨줘야 합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별로 급식비 지원이 차이가 있으며 지원금도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름다운가게와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가 함께 하는 맛있는방학 쿡(Cook)방은 방학 중 급식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를 지원하여, 아이들에게 영양 있고 건강한 점심, 저녁식사가 제공되도록 지원하는 나눔사업입니다.

사업 자세히 보기

아름다운가게 '맛있는방학 쿡방'이 만들어가는 변화

영월 해오름지역아동센터 – 김종기 센터장 인터뷰

영월 해오름지역아동센터 김종기 센터장님

Q. 김종기 센터장님 반갑습니다. 2018년 여름 '맛있는방학,쿡방'의 기금지원단체로 선정되었고, 이번에 이렇게 직접 방문도 드리게 되었습니다. 해오름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소개와 맛있는방학,쿡방 프로그램에 지원하시게 된 동기를 간단히 말씀해주시겠어요?

해오름지역아동센터는 2007년 1월에 개소하여 현재 31명의 돌봄이 필요한 아동이 이용하고 있어요. 개소할 당시 지역사회 내 복지시설이 열악하고, 학교나 지역사회 내에서 장애아동들의 돌봄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현재는 단기보호센터, 장애인복지관, 청소년수련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다양한 복지시설이 새로 생겼고, 학교에서도 돌봄을 중요시하고 있어 비장애아동들만 센터를 이용하고 있어요. 개인시설로 예산 등 운영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지만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위해 개소 이 후 꾸준히 야간보호와 방학 중 급식을 실시하고 있으며, 외부 지원이 없는 기간에는 자부담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돌봄이 필요한 어린이들이 이곳 해오름센터를 통해 적절한 지원을 받았으면 좋겠네요. 쿡방사업 지원 이전에는 어떻게 아이들 급식을 준비하셨는지요?

센터를 개소한 이래로 야간보호와 급식지원을 계속해왔어요. 개인이 운영하는 시설이다보니 가장 큰 어려움은 예산부족 문제에요. 센터를 개소하고 처음 2년은 운영비 지원도 되지 않고, 사업비도 부족했기 때문에 쿡방 같은 지원사업이 없을 때는 센터 운영비, 사업비 등을 모두 개인 자비로 사용했어요. 예산이 부족해 가지고 있던 집을 팔고, 우유배달을 한적도 있어요. 그렇지만 야간보호와 급식지원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센터에서 시작한 일이므로, 아마 사업비 지원을 받지 못했더라도 중단하지 않고 계속 했을 거에요.

Q.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으로 지역아동센터의 급식비가 지원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수준으로 지원이 되고 있나요?

강원 지역의 급식비 지원 단가는 몇 년째 4,000원으로 동결되어 있어요. 우리 센터의 경우 결석인원의 발생을 대비하여 전체 인원의 80%에 해당하는 금액만 신청하여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 중 15%는 급식 종사자 인건비로 사용이 가능해요. 방학 중에도 동일하게 1끼의 급식비만 지원되고 있어 방학이 되면 항상 급식비가 부족한 상황이에요. 지역사회에 기업이나, 단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자원이 많지 않아, 지자체 지원 외에 다른 지원은 없는 상황입니다.

Q. 센터장님이 직접 우유배달을 하시면서 급식비를 마련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뭉클해지네요. 센터장님이 생각하시는 쿡방사업의 필요성과 어린이 급식지원의 중요성은 무엇인가요?

아이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고 기초적인 부분이 먹거리에요. 아이들에게 건강한 식사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쿡방사업은 정말 필요한 사업이죠.  우리 센터는 2016년 여름방학 사업에 이어 올 여름방학에 두 번째로 쿡방 사업 지원을 받았어요. 자부담으로 충당해오던 급식비를 지원 받게 되어 부족한 급식비를 보충하고, 다양한 테마요리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어요.

Q.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다보니 더욱 신경써야 할텐데요, 아이들 급식조리와 식단은 어떻게준비하시나요?

매일 장을 보아 신선한 식재료로 센터에서 직접 조리해 급식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급식조리를 전담해주시는 조리사선생님이 계셔서 조리를 담당해주십니다. 급식 식단은 지역아동센터중앙지원단 식단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지역의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에서 연 2회 방문 교육을 오셔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식생활 및 영양교육, 위생교육을 실시해주고 계십니다.

Q. 조리사 선생님이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 주신다니 마음이 놓입니다. 평소 아이들의 식생활 습관은 어떠한가요?

폐광촌 지역의 특성상 조손가정 및 한부모가정, 다문화 가정이 많은 편이며, 부모님이 계셔도 무관심 속에 방임되는 아동이 대다수에요. 대부분의 아동이 학교와 지역아동센터에서 먹는 급식이 식사의 전부에요. 때문에 급식을 못 먹는 경우 아이들은 주로 라면이나 인스턴트 음식, 간단한 계란후라이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상황이에요. 그러나 이마저도 근처에 편의점이나 마트가 없기 때문에 아이들이 간편하게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랍니다. 그래서 지역아동센터의 급식이 더욱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특히 방학이 되면 아침 8시에 센터 문을 열기도 전에 일찍와서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도 있고, 밤 10시가 되어서야 귀가하는 아동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아침, 점심, 저녁까지 모두를 지역아동센터에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Q. 센터장님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들이 있나요? 특히 식생활 문제와 관련해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5학년에 재학 중인 남매가 있어요. 어머니가 베트남 분으로 국제결혼을 하면서 한국에 오셨지만 두 남매를 낳고 가출하여 따로 살고 계세요. 아버지는 신장 투석 중으로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아 자녀들 양육과 보호가 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근처에 친할머니가 계시지만 쌀만 지원해주시고, 이외에 아이들에 대한 돌봄과 기본적인 위생 관리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어요. 이 가정은 어머니가 가끔 집에 올 때마다 계란을 사와 아이들이 스스로 끼니를 해결해야 할 때 항상 계란후라이를 해먹으며 지냈죠. 남매 중 1학년 동생은 오랜 기간 씻지 않아서 머릿니가 생길 정도로 위생 관리가 되지 않았고, 처음 센터에 오게 된 계기도 다문화센터에서 아동방임이 의심되는 사례로 연계가 된 아이들이었어요.

지역아동센터에 오게 된 이후 남매에게 집중적인 관리를 했어요. 두 남매 모두 센터에 다니면서 기본적인 보호 지원이 가능할 수 있었고, 방학 중에도 급식 지원을 통해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었어요. 특히 동생은 작은 일에도 화를 내거나 낯선 환경에서 심하게 예민해져 아무 말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는데, 요리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서 말수도 많아지고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Q. 맛있는방학, 쿡방사업 덕분에 아이들이 좀더 밝고 건강해졌다는 말씀을 들으니 정말 반갑습니다. 사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테마요리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참여도와 호응도가 좋습니다. 그래서 처음 계획한 횟수보다 더 자주 진행되고 있어요. 요리프로그램에는 다양한 자원봉사자를 연계하여 무료로 요리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테마요리프로그램을 통해 햄버거, 핫도그, 피자, 카나페, 월남쌈 만들기 등 다양한 간식을 직접 만들며 먹어보았어요. 아이들이 피자 만들기 시간을 가장 좋아했던 것 같아요. 요리를 할 때는 어린아이들은 쉬운 재료를 다듬고, 큰아이들은 어려운 칼질하기 등을 하며 서로 협동하면서 참여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테마요리프로그램을 매우 만족해하고, 좋아하며 요리하는 것을 행복해해요. 직접 요리를 하고 맛볼 수 있고, 집에 가져가서 가족들과 함께 나눠먹는 과정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 같아요.

Q. 센터장님 말씀을 들으니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맛있는방학,쿡방이라고 자랑을 해도 되겠네요. 마지막으로 더 나누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역특성상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활동, 문화활동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참여하는 프로그램과 활동이 전부라고 할 수 있어요. 기타와 우쿨렐레를 배우는 음악활동, 제주도 여행프로그램 등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더 여러 가지 경험과 추억을 만들어주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 이런 의미에서 쿡방 사업도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쿡방에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