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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열악한 교육 시스템을 보완하는 ‘아름다운도서관 13호’

지역의 열악한 교육 시스템을 보완하는 아름다운도서관 13호

2017년 7월, 필리핀 리잘주 로드리거즈 사우스빌(Southville, Rodriguez, Rizal)지역에 아름다운도서관 13호가 문을 열었습니다.
지역 이름이 익숙하신가요? 네, 맞습니다! 아름다운도서관 6호가 건립된 곳인데요, 왜 같은 지역에 두 번째 아름다운도서관이 문을 열게 되었을까요?

사우스빌 지역에 즐비한 쓰레기 하차장
계속해서 몰려드는 쓰레기를 실은 차들

마닐라 도심의 쓰레기를 가득 실은 차들이 끊임없이 몰려드는 곳, 아름다운도서관 6호와 13호가 문을 연 사우스빌 지역은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피해나 도심 개발로 인해 강제 이주하게 된 주민들이 모여 사는 재이주 정착지입니다. 초기 정착 때는 생활에 필요한 인프라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은 매우 열악한 곳이었으나, 지금은 주민분들이 생활하며 조금씩 개선해나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기본적인 시설 부족과 지역의 일자리 부족으로 많은 가정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름다운도서관 13호가 건립된 사우스빌 지역모습
집들이 대부분 양철지붕에 나무 벽으로 한 여름의 더위가 그대로 전해짐

특히, 지역의 교육시스템이 열악한 상황입니다. 학교 외 교육 시설은 거의 없으며, 공립학교가 있지만 수용 인원을 넘는 지역의 많은 어린이들이 다니고 있어 60-70명의 어린이들이 한 교실에서 공부해야 하고, 이마저도 3-4교대로 수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학습에 뒤처진 어린이들이 있어도 학교 선생님이 개별 학생들을 신경 써서 지도하기 힘든 환경입니다. 이 학생들을 위한 추가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많은 격차를 보이며 아이들이 공부와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게 됩니다.

이 지역의 한복판에 위치한 아름다운도서관 13호(오른쪽 황토색 벽)
아름다운도서관 13호는 아름다운도서관 기부자님들에 의해 세워졌습니다.

아름다운도서관 13호는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의 역할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립 초등학교 선생님들과 교장선생님의 추천과 회의를 통해 추가적인 학습지도가 필요한 학생들을 지정하고 그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방과 후 교실 프로그램’의 대상 학생들은 해당 학년에서 필요한 문해력을 갖추지 못한 어린이들로 이 학생들의 학습 속도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방과 후 교실 프로그램’ 선생님이 기초 수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풀어볼 수 있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문제를 잘 풀지 못해도 한 단계 한 단계 풀이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방과 후 교실 프로그램’은 아름다운도서관 13호 소속 선생님 2분이 진행하고 있어요. 교사 자격증이 있는 선생님 1명과 보조 선생님 1명이 수업을 진행하며, 인내심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읽기와 쓰기, 기초 수학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 총 120명의 학생들이 ‘방과 후 교실 프로그램’에 등록되어 있으며, 오전 2개의 세션, 오후 1개 세션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방과 후 교실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을 갖게 된 학생들은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합니다. 학생들이 문제를 맞히거나, 틀려도 모든 학생들이 박수를 치며 친구들의 참여를 칭찬해줍니다.

수업은 학생들이 최대한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를 높일 수 있도록 인내심과 칭찬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 매월 시험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성취도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일정 점수를 넘어 학교 수업 진도를 따라갈 수 있다고 판단되는 학생들을 방과 후 교실 참여를 종료하며, 초등학교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의 추천을 받은 새로운 학생들이 대상자로 들어옵니다.

아름다운도서관 13호의 서가 모습입니다. 지역의 어린이들과 방과 후 교실 참여 학생들이 들러 책을 읽고,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교실이 진행되기도 하는 곳입니다.

학습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교실 프로그램’ 외에도 서가에서 일대일 특별활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은 모든 학생들이 포기하지 않고 학습 진도를 따라올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데도 알파벳을 몰라 학습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이 있어요. 그래서 이 아동을 대상으로 일대일 학습을 진행하고 있어요. 서가의 자료들을 가지고 하나씩 일대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습내용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지도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는 거 같아요. 몇몇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학습을 진행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여기 오는 학생들의 학습 성취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많은 관심과 오랜 시간이 걸려요. 빠른 시간에 아이들을 변화시키려고 하면 힘들어요. 시간이 오래 걸려도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지켜보고 도와줘야 합니다. ”

아름다운도서관 13호 ‘방과 후 교실’ 담당 선생님

‘방과 후 교실’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 어린이들

아이들은 학업 성취도 향상 외에도 정서적인 지지를 받게 됩니다. 선생님들은 ‘방과 후 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아이들도 선생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곤 합니다.

“저는 아이들의 성장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저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기대하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아이들이 감사 편지를 써서 준다거나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때 말할 수 없이 큰 기쁨과 감동을 느낍니다.”

아름다운도서관 13호 ‘방과 후 교실’ Egot 선생님

“여기서 공부하는 아동들 중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서 끼니를 거르고 오는 학생들도 많아요. 부모님들 중 직업이 없는 분들도 많거든요. 물론 마닐라에 가서 일을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여기서 마닐라로 가려면 차비가 왕복 약 6달러 정도 들어요. 마닐라의 최저임금이 하루 약 9.8달러이고, 차비로 6달러를 써야 하니 일을 해도 충분한 돈을 벌 수 없는 상황인 거죠. 수업 전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하면 선생님들이 사비로 아이들의 먹을 것을 사주기도 해요. 배가 고프면 공부에 집중할 수 없잖아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공부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가정 상황, 아이들의 정서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됩니다.”

아름다운도서관 13호 ‘방과 후 교실’ Repil 선생님

같은 지역에 지어진 두 곳의 아름다운도서관은 닮은 듯 다른 방식으로 지역의 열악한 교육 시스템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도서관 6호는 도서관의 역할에 더해 미취학 어린이들을 위한 유치원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진행하며 아동들의 사회적, 정서적 발달을 돕고 있습니다. 또한 아름다운도서관 13호는 초등학교 학생들 중 학교 학습진도를 따라가는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하며, 아이들이 다시 학교에서 자신감을 갖고 학교 생활에 즐겁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사회적 경제적 기회가 거의 없는 재이주 정착지의 어린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아름다운도서관은 지속적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방과 후 교실’ 아이들과 함께

지역의 열악한 교육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는 필리핀의 재이주정착지의 아름다운도서관.
아름다운도서관 13호 만들어가고 있는 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아름다운도서관과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 참 고맙습니다!

후원문의 │ 02-725-8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