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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지연 님이 13년째 아름다운가게를 찾는 이유

“아름다운가게는 에너지 충전소 같은 곳”

13년차, 청주용암점 변지연 활동천사

충북도청 앞 청주문화점 개점할 때 시작한 자원활동이 어느덧 13년째. 그 사이 매장도 청주용암동으로 이전했고, 집도 이사했지만 여전히 목요일 오전이면 버스 두 번 갈아타고 봉사하러 오십니다. 아름다운가게의 오랜 친구, 청주용암점의 변지연 활동천사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Q. 처음 활동 시작하실 때 이야기 좀 해주세요! 청주에 생긴 첫 매장이었으니, 할 일도 더 많고 힘드셨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먼지가 엄청 많았어요. 봉사하고 집에 가면 목이 안 좋았지요. 그리고 그때는 매장이 엄청 추웠던 기억이 나요. 추운데 신문지 깔고 앉아서 밥 먹고 그랬죠. 지금 봉사하시는 분들은 상상도 못하실 거예요.”

전화상담 봉사를 10년 정도 하다가 지인 소개로 시작했던 아름다운가게 봉사활동. 기증품 정리하는 일, 고객 응대하는 일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가게에서 봉사하고 가는 날이면 충전된 것 같고, 새로운 기운이 솟아나곤 하셨답니다.

“가게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져요. 봉사하러 오는 날은 아침부터 마음이 들떠있습니다. 저는 쑥스러움도 많고 받는 것보다 주는 게 더 편한데, 아름다운가게는 그런 면에서 저와 잘 맞는 곳이었어요.”

Q. 기억에 남는 고객, 기증천사들 많으시지요?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어떤 분이세요?

“청주문화점에서 봉사할 때, 꾸준히 오시던 신사 분이 있었어요. 교직에 계시다가 은퇴하셨다고 했던 것 같은데, 오실 때마다 꼭 책만 사셨어요. 책을 사고 가시면서 활동천사들에게 수고한다고 인사를 항상 해주셨지요. 그런 분들 뵈면 보람도 있고 좋았지요.”

Q. 활동천사님들마다 좋아하고 잘하시는 일들이 조금씩 다른데, 선생님은 매장 활동 중에서 어떤 일이 제일 자신 있으세요?

“오래 했으니, 이제는 두루두루 다 할 수는 있어요. 제일 달라진 게 있다면, 예전에는 문 열기 전에 들어오는 고객이나 컴플레인 거는 분들이 있으면 매니저를 부르거나 다른 봉사자 뒤로 피하곤 했어요. 사람들과 부딪히는 게 부담이 되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상황이 되어도 자연스럽게 할 말을 하고, 대응을 할 수 있어요. 오래 하니 고객 응대도 요령이 생기고 익숙해지네요.”

아름다운가게 청주권역 공동 실행위에 참여한 변지연 활동천사 님

13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아름다운가게로 외출하는 변지연 활동천사님을,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여쭈어보았어요.

“먼지를 많이 마신 날은 집에 가서 목이 안 좋고 그런 모습을 보니, 남편이 아무래도 걱정을 했지요. 그래도 남편이 지지해주고 지원해주니 지금껏 봉사할 수 있었어요. 아이들도 제가 아름다운가게에서 봉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희 외손자는 할머니가 아름다운가게에서 봉사하는 것에 자긍심을 갖고 있고 자랑스러워합니다. 덕분에 아이들 물건도 많이 기증할 수 있었고요.”

Q. 활동천사캠프라고 들어보셨지요? 3년에 한 번씩이니, 내후년에 열릴 텐데, 거기서 변지연 선생님 뵐 수 있겠지요?

“제가 올해 72세예요. 활동천사 정년이 넘어서 이제 봉사활동을 그만할까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활동천사 캠프에 한 번도 참석해 본 적이 없다니까, 우리 활동천사 대표가 캠프에는 꼭 한번 가봐야 한다며, 다음 캠프 때까지 계속 봉사하래요.”

아름다운가게 청주권역 공동 실행위에 참여한 변지연 활동천사 님

아름다운가게를 ‘나의 에너지 충전소’라고 하시는 따뜻한 미소의 변지연 선생님! 오랜 시간 아름다운가게와 동행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활동하시다가 다음 캠프 때 꼭 뵙기를 고대합니다.

취재/정리_자원활동센터 이현애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