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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시간의 법칙, 그 두번째 주인공 ‘정귀옥 활동천사 님’

1만 시간의 법칙, 그 두 번째 주인공 ‘정귀옥 활동천사 님’

“사소한 일들이 쌓여 삶에 자연스레 스며들었어요”

일만 시간의 법칙

“어느 분야이든 위대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일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경험칙.
예를 들어, 하루에 세 시간씩 십 년이면 일만 시간이 되는데 이 시간 동안 한 가지 일을 노력하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

1만 시간의 봉사로 자신의 삶을 채운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아름다운가게 후원이사이자 서초점 매니저 정귀옥 활동천사입니다. 정귀옥 활동천사는 아름다운가게 안국점 자원봉사자로 시작하여 활동천사들만으로 운영되는 자립 매장인 서초점의 자원봉사자로 무려 15년 이상의 세월을 함께 한 아름다운가게의 산증인입니다.

아름다운가게 서초점 자세히 보기

정귀옥 활동천사님의 이러한 활동은 그동안 많은 인터뷰를 통해 신문 및 잡지 홈페이지 등에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요. 보수를 받지 않고 한 곳에서 오랜 시간 동안 봉사를 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요? 오늘 특별히 정귀옥 활동천사의 일만 시간의 힘과 그 법칙에 대해 들어보는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Q. 먼저 1만 시간 자원봉사 시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아름다운가게는 정말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어요. 지인이 어느 날 아름다운가게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물품을 모아달라는 아주 단순한 요청이었어요. 그때 당시만 해도 사용하던 물품을 다른 누군가가 사용한다는 의미가 낯선 때였는데 ‘아름다운가게’가 어떤 곳일까 궁금했습니다.

Q. 기증으로 시작한 인연이 어떻게 자원봉사로 이어지게 되었을까요?

아이가 고 3이 되었는데 오히려 이때 저만의 시간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자원활동을 시작하려고 했더니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이 ‘아들이 고 3인데 봉사가 말이 되냐’고 했지만 저는 오히려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되어 시작했어요. 일주일에 4시간만 봉사하면 되니 오히려 부담이 없었어요. 그렇게 시작된 안국점의 자원봉사가 지금까지 왔어요. 자원봉사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아름다운가게 소속감도 생기고 동질감도 생기고 아름다운가게에 대한 애정은 물론 사회, 문화 등 세상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렇게 15년이 흘렀네요.

Q. 정말 대단하세요. 1만 시간 동안 아름다운가게 자원봉사자로 있게 한 원동력이나 매력이 무엇일까요?

아름다운가게의 매력은 일상 속 봉사라는 거예요. 거창한 테마가 있는 것도, 주제가 있는 것도 아니라 부담이 되지 않아요. 봉사는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에서 나오는 그 ‘사소한 일’이죠. 다시 말하면 일상의 봉사. 하지만 이 사소한 일(봉사)이 삶의 활력과 힘이 되어 주었던 것 같아요. 커다란 목적을 갖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것처럼 어느덧 삶에 자연스레 스며들었어요.

정귀옥 활동천사님은 위의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를 그 자리에서 읊어 주었습니다.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 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래를 불러보리라’

아름다운가게 서초점 15주년 행사 당시 정귀옥 활동천사 님

Q. 말씀을 듣고 있으니 아름다운가게에 무한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처음 시작한 활동천사님들과 함께, 그러니깐 초창기 자원봉사 멤버들과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우리가 아름다운가게 자원봉사자들에게 시금석이 되자. 거름이 되어주자’ 그것은 일종의 다짐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의 봉사자로서의 부담감이 컸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 다짐과 책임이 이 자리까지 오게 했어요.

Q. 처음 봉사 시작하실 때와 현재 1만 시간이 지난 지금을 비교하면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요?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이 생긴 것. 자원봉사를 하면서 낮은 곳에서 높은 곳까지 참 다양한 사람을 만났어요. 아마 그냥 주부로 있었다면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없었을 거예요. 만남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생기고 그 마음을 통해 삶의 여유가 생겼어요. 또, 사람을 보는 안목도 생기고요. 봉사를 통해 봉사자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제 자신의 역할과 서로의 역할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아름다운가게 활동 중인 정귀옥 활동천사님

Q.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 정말 아름다운가게 전체에 필요한 것 같아요. 또 아름다운가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아름다운가게는 모두가 그물코로 엮여 있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듯이 이 시대에 정말 필요한 ‘팀워크’가 아닐까 해요. 너무 뻔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정말 중요합니다. 매니저와 활동천사의 팀워크, 간사와 임원들의 팀워크, 기증천사와 활동천사, 구매천사의 팀워크. 아름다운가게라는 곳은 우리가 책임져야 할 공간과 시간인데 그것을 책임지기 위해서는 개인의 능력과 역량만을 가지고는 어려워요. 서로가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고 멋진 팀워크로 함께한다면 아름다운가게는 더욱 발전할 거예요.

Q. 필요한 것을 채우며 아름다운가게가 꼭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따뜻함이요. 추억을 가지고 봉사를 하신 분들이 계신 것처럼 지금 봉사하러 가게를 찾아오신 분들에게 줄 수 있는 따뜻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변하는 시대에 맞춰 편리함을 좇다 보면 우리의 가치가 쉽게 무너집니다. 아름다운가게가 추구하는 나눔과 순환의 가치와 더불어 가게만의 따뜻함을 꼭 지켜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활동천사를 대표하는 녹색 앞치마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소한 일들이 자원활동가들이 스스로 가치 있고 쓸모 있다고 느끼게 되는 시작이 됩니다. 여러분의 녹색 앞치마를 소중히 여겨주세요.

Q. 처음 아름다운가게 봉사를 시작하는 활동천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실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을 먼저 가졌으면 좋겠어요. 봉사는 나 자신을 내세우면 하기 어려워요. 단순하게 봉사를 생각하면 시간을 쌓는 거예요. 쌓여가는 그 시간을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어우러져 나갈 때 아름다운가게에서 행복하게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시간이 힘은 생각보다 굉장하답니다. 그 시간을 통해 다른 사람을 이해하세요.

Q. 아름다운가게 외에도 다양한 봉사를 하고 계신데 지치지 않고 봉사를 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요?

제자리요. (웃음) 서랍에 물건이 자리에 있으면 편리한 것처럼 봉사도 마찬가지예요. 제 일상 속에 늘 제자리에 놓여있다고 생각하면 시간에 맞춰 봉사할 수 있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어렵지 않아요. 일주일의 4시간도 늘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가볍게 시작해 보세요. 분명 저처럼 일 만 시간을 채울 수 있을 거예요.

Q. 정귀옥 이사님에게 아름다운가게란?

아름다운가게는 산속의 옹달샘입니다. 찾아가기까지 땀도 나고 과연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두근거림도 있지만 찾고 나면 기분 좋고 물도 마시면서 시원해지는 것. 여기까지 오면서 사실 저도 1만 시간을 채울 거라는 생각은 못 했죠. 어렵고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때때로 옹달샘 같은 즐겁고 보람된 사람과 일들을 만나는 기쁨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여러분도 같은 기쁨을 함께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인터뷰하면서 정귀옥 활동천사님의 열정과 쌓아온 시간을 쉽게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쌓아온 세월이 주는 힘. 그 힘으로 여전히 아름다운가게 활동천사로서, 후원이사로서 활동하고 계신 정귀옥 활동천사님을 늘 응원합니다.
고맙고 사랑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그리고 오래오래 아름다운가게와 함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