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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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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4주년 기념 인터뷰 “아름다운가게의 14년을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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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가 탄생한지 14년. 알뜰시장으로 소박하게 시작했던 아름다운가게는 어느덧 전국 140번 째 매장을 기록할 만큼, 시민들의 참여 속에 꾸준히 성장해왔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하며 흘러온 지난 14년. 이제는 60기 신입간사들을 새로운 식구로 맞이하고 있다. 뜻 깊은 날을 맞아 아름다운가게 창립멤버인 0기 선배와 60기 신입간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작고 연약해 불안했던 그 시절, 지난 시간을 추억하고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만든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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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낙섭 간사  아름다운가게의 산증인, 14년차 간사. 대외협력본부장
2. 강하늬 간사  파릇파릇한 3개월 차 신입간사. 기쁨과 행복을 주는 디자이너
3. 김명은 간사  긍정바이러스 폴폴 풍기는 4개월 차 신입간사. 기부자 님들과 오늘도 소통 중
4. 노정민 간사  3개월 차 신입간사이자 동기 중 막내. 여리여리해 보이지만 강동고덕점 매니저

 

지난 14년 돌아보기

강하늬 간사 : 지난 시간들 속에서 미래가 보이지 않아 힘든 때도 있었을 것 같은데, 무엇이 희망이었나요. 

아름다운가게 초창기 시절 정낙섭 간사
아름다운가게 초창기 시절 정낙섭 간사

정낙섭 본부장 :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하고 실감이 안 날 때가 많아요. 생각해보면 아름다운가게는 꾸준히 성장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과정 자체를 즐겼던 것 같아요. 세간을 하나씩 늘려가는 기쁨이 있었어요. 맨 처음 수거용 차량을 기증 받고 너무나 기뻐서 차 위로 올라가 방방 뛰었던 기억이 나요. 지금이야 흔히 볼 수 있는 의류 가격택, PP박스, 접이식 박스, 하나하나도 그땐 전부 밤샘 회의를 거치고 여러 사람의 머리를 맞대야 나올 수 있는 결과물들이었어요. 그것들을 하나씩 완성시켜 나가는 즐거움이 있었어요. 

김명은 간사 : 초창기에는 아름다운가게가 획기적이었지만 이젠 비슷한 단체, 사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잖아요. 사실 불안하기도 해요. 

정낙섭 본부장 : 아름다운가게의 미션이 뭐죠? '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죠. 그렇다면, 우리의 미션을 완성해나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1차적인 생각은 그래요. 

김명은 간사 : 아, 정말 그럴 수 있겠네요. 그렇게 생각하진 못했어요. 

정낙섭 본부장 : 하지만 그 이후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는 없겠죠. 2차적인 생각으론 경쟁업체의 존재가 단점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름다운가게만의 차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해봐야 해요. 후배 간사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해요. 새로운 것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라고. 

강하늬 간사 : 이번엔 소소한 질문인데요. ‘아름다운가게’라는 브랜드 네이밍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궁금해요. 

정낙섭 본부장 : ‘아름다운가게’가 탄생하기까지 여러 후보들이 있었어요. '보물섬', '수상한가게' 등…. 처음에 아름다운가게라고 했을 때 문의가 많았어요.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뭐 파는 가게예요?”였답니다. 그 당시엔 아무래도 하나의 단체, 재단으로서의 이름으로 보기에 생소했을 거예요. 점차 익숙해지면서 지금은 아주 좋은 이름으로 느껴지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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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2002년 10월 17일, 아름다운가게 1호점 안국점 개점식 (오른쪽) 2003년 12월,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 1호 광주첨단점 개점식

김명은 간사 : 신입간사들에게 특별히 바라는 점이 있으실 것 같아요. 

정낙섭 본부장 : 지금은 모든 직무가 분업화 되어있지만 초창기엔 그렇지 않았어요. 한 사람이 기증접수, 판매, 수거, 홍보, 청소 등 다양한 일을 해야 했어요. 자본금 없이 알뜰시장으로 시작했지만 성장속도는 매우 빨랐어요. 하지만 그에 비해 인프라는 갖춰져 있지 않았죠. 반면 지금은 부서별로 업무들이 모두 나눠져 있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인프라는 갖춰진 셈이에요. 그래서 요즘 들어오는 간사들이 본인의 업무에만 집중하게 되고 다양한 활동을 접할 기회가 사라지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소진되기가 쉽거든요. 후배 간사들이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고 학습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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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사무실 전경

노정민 간사 : 매장 자원활동 어떨까요? (웃음)

정낙섭 본부장 : 아주 좋은 아이디어예요. 업무 시간 중에 따로 여유를 내기가 힘들다면 휴가를 내서라도 매장 체험, 현장을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강하늬 간사 : 아름다운가게는 입사 이후 교육 과정이 길고 체계적이잖아요. 현장 체험도 포함되어 있고요. 그 이유도 있을까요? 

정낙섭 본부장 : 그렇죠. 그런데 교육할 때 체험하는 현장과 입사 이후 체험하는 현장은 또 다를 거예요. 보는 만큼 느낀다고 하잖아요. 

아름다운가게 신입간사 새롬교실 안내

신입간사들의 필수코스, 새롬교실. 아름다운가게는 입사하는 동시 새롬교실 교육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기증콜센터부터 수거방문, 매장, 그물코센터(되살림터)까지 약 일주일 동안 아름다운가게의 모든 현장을 체험한다. 이 과정을 통해 신입간사들은 아름다운가게의 순환 과정을 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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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낙섭 본부장 : 신입간사님들은 아름다운가게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강하늬 간사 : 저는 안양점 활동천사로 시작 했어요. 일주일 네 시간이었지만 매장에 가면 기분이 늘 좋았어요. 다 같이 좋은 마음으로 함께 하는 느낌이었어요.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입사까지 하게 됐어요. 

김명은 간사 : 그냥 이유 없이 믿음이 가는 곳이었어요. 특히 투명성에 대해 신뢰가 갔어요. 그리고 막연하게 언젠가는 비영리 분야에서 일을 해보고 싶단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큰 고민 없이 결정했어요. 

노정민 간사 : 저도 활동천사였어요. 그리고 전 직장에서 봉사원들을 관리하는 일을 했었거든요. 그때의 경험이 참 좋았어요. 종종 심신이 지칠 때가 있지만 활동천사 님들 덕분에 많은 힘을 얻어요. 아참, 이번에 제 생일날은 활동천사님들이 미역국을 끓어주셨어요. 일반 직장에서는 해볼 수 없는 경험들이잖아요. 그런 것들이 너무 소중해요.

강하늬&김명은 간사 : 우와. 동기 중에 혼자 매장에 떨어져서 있어서 걱정 많이 했는데. 

정낙섭 본부장 : 뜻 깊은 생일이었겠어요. 힘든 순간마다, 내가 이곳에 왜 왔는지 늘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디자인 업무라면, 현재까지 아름다운가게의 포트폴리오를 쭉 살펴보고 미래의 결과물에 대해 꾸준히 고민해보는 것. 제 3자가 봤을 때 아름다운가게의 디자인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걸 목표로 삼고 해보는 거예요. 도전해보세요. 최고가 돼보세요. 

강하늬 간사 : 한 번 도전해보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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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주년을 맞이하며

노정민 간사 : 14년 동안 힘든 순간이 많으셨을 텐데요. 그때마다 어떻게 이겨내셨는지 궁금해요. 

정낙섭 본부장 : 그럼요. 항상 평탄하지만은 않았어요. 급속도로 성장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힘들었던 때도 있었고요. 힘든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생각했어요. ‘그래도 이 안에 분명 희망은 존재한다’ 희망을 품고 있었던 이유는 간단해요. 문제가 생겼을 때 침묵하지 않았거든요. 보통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 조직은 어떤 상황에 닥쳤을 때 침묵하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아름다운가게는 그렇지 않았어요. 어려움을 정면으로 마주쳐서 해결하고 결정했어요. 그런 모습들이 힘든 과정에서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아요. 

강하늬 간사 : 그렇다면, 초창기에 꿈꾸던 아름다운가게의 모습이 지금 그대로 재현이 되었나요?

정낙섭 본부장 : 처음에 생활 속 운동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물론 있었어요.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재활용, 재사용에 대한 시민의식이 많이 변화되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여전히 더 욕심이 나요. 향후에는 시민들 한 명 한 명이 지역을 변화시켜나갈 수 있는 세상으로 성장해나가길 꿈꾸고 있어요. 

김명은 간사 : 14주년을 맞이하면서,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소감 한 마디 말씀해주세요. 

정낙섭 본부장 : 그야말로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14년이에요. 아름다운가게에겐 아무런 대가없이 베풀어주신 시민들의 기대를 채워야 하는 책무가 있다고 봐요. 누구 한 명의 힘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영세한 사회적기업, 단체들의 기대에도 부응해야 하고요. 영화 밀정에 이런 대사가 있었죠. “우리는 실패해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모두 같은 마음으로 미래를 준비했으면 좋겠어요. 

 

우리에게 아름다운가게란?

우리에게 아름다운가게는 ‘너와 나의 연결고리’ 입니다.
아름다운가게는 ‘우리가 모두 연결되어 있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곳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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