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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여름 ‘맛있는방학 쿡방’ 수행기관 방문기

2017 여름 맛있는방학 쿡방 수행기관 방문기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식을 줄 모르는 먹방! 쿡방! 열풍 속, 여기 아주 특별한 ‘쿡방’이 있습니다! 2017년 여름, 무더위조차 막지 못한 아름다운가게의 남다른 쿡방! 스타 셰프도 울고 갈 특별한 요리사들이 펼치는 '맛있는방학 쿡방'! 엄마 미소 아빠 미소 저절로 우러나온다는 훈훈한 현장으로 함께 떠나보실까요?

신나는 여름방학의 어느 날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무더운 여름날, 아주 특별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달려간 곳은 청정마을 충북 괴산. 드넓게 펼쳐진 푸른 산과 논을 지나 2017년 여름, 아름다운가게 맛있는방학 쿡방의 주인공들이 모여있는 '수달지역아동센터'에 도착했습니다.

맛있는방학 쿡방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아동복지법에 따라 아동을 보호·교육하고 놀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취약계층의 18세 미만 아동이 주로 이용하며, 일부 맞벌이 가정의 아동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학기 중 아이들에게 저녁식사만 제공하지만 방학이 되면 학교급식이 이루어지지 않아 하루 두 끼를 챙겨줘야 합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별로 급식비 지원이 차이가 있으며 지원금도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름다운가게와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가 함께 하는 맛있는방학 쿡방은 방학 중 급식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를 지원하여, 아이들에게 영양 있고 건강한 점심, 저녁식사가 제공되도록 지원하는 나눔사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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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군 칠성초등학교 재학생 70여 명 가운데 29명이 여름방학을 함께 보내고 있는 수달지역아동센터. 입구로 들어가는 길, 아기자기하게 그려진 깜찍한 벽화가 먼저 환영해 줍니다. 과연 오늘 어떤 친구들과 만나, 어떤 특별한 이야기가 펼쳐지게 될까, 설렘 한가득 안고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식품첨가물을 보고, 느끼다!

머릿수건과 앞치마를 두른 친구들의 모습이 무척 진지합니다. 대체 어떤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걸까요?
여기서 잠깐! 퀴즈 나갑니다! '바나나우유는 원래 무슨 색일까요?'

"저요! 저요!" 우리 친구들은 모두 정답을 알고 있나 봅니다.
오늘은 다 함께, 친구들이 즐겨 마시는 바나나우유의 비밀을 파헤쳐 봤습니다!

흰 우유에 노란색으로 변화시키는 착색료, 바나나 향이 나는 착향료를 넣자 우리가 시중에서 구입하는 노란색 바나나우유가 만들어집니다.

“음… 맛있기는 한데, 몸에 해로운 물질이 들어가는구나!

화학첨가물이 섞이는 과정을 관찰한 친구들이 직접 바나나우유의 냄새도 맡고, 맛도 보면서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이번엔 친구들이 좋아하는 젤리 등장! 젤리를 따뜻한 물에 녹이니 빨간색 색소가 빠져나옵니다. 젤리에서 빠져나온 색소에 실을 넣자, 하얀 실이 금세 빨간색으로 물들었습니다.

화학첨가물의 위험성에 대한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실이 물드는 과정을 지켜보는 친구들 표정이 한층 진지해집니다. 아직은 과자나 사탕이 좋은 눈치지만, 몸에 해로운 화학첨가물이 들어가는 과정을 직접 보고, 향도 맡고, 맛도 보면서 이전과 달리 화학첨가물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고 경각심을 갖기도 합니다.

오늘은 내가 요리사!

“오늘 점심은 뭐 먹어요?”

오늘의 하이라이트! 점심시간입니다! '맛있는방학 쿡방' 프로그램을 통해 일주일에 한 번씩은 아이들이 기다리는 인기 만점 '테마 요리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오늘의 테마 메뉴는 지치기 쉬운 여름철, 단백질을 보충해 줄 닭가슴살을 듬뿍 넣어 만든 ‘여름 건강식’ 닭가슴살 샐러드 샌드위치입니다. 닭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소화 흡수가 잘되고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여름철, 아이들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영양식으로 제격인데요. 영양균형을 생각해 비타민이 풍부한 신선한 채소를 곁들여,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샌드위치로 준비했습니다.

조리용 테이블 위에 잘 삶은 닭고기와 노릇노릇 구워진 빵, 다양한 채소가 놓이자, 친구들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합니다.
오늘의 꼬마 셰프들, 드디어 출동입니다~!

손을 깨끗이 씻고 위생장갑을 나눠 낀 친구들이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양파를 곱게 썹니다. 매울 법도 한데 다들 씩씩하네요. 고사리 같은 손으로 닭가슴살과 양파, 라즈베리를 조물조물 섞어 토핑을 바르고, 치즈와 채소를 고루 올려주니 어느덧 먹음직스러운 샌드위치가 완성되었습니다.

우와~ 푸짐 푸짐,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데요! 그런 마음을 알았는지 “선생님도 같이 드세요!” 샌드위치를 예쁘게 담아 내밉니다. 고운 마음이 소복이 담긴, 따스함 1인분이 추가됩니다!

방학 중 남다른 즐거움, 몸도 마음도 쑥쑥 자라!

“직접 만들어서 그런지 더 맛있는 것 같아요!” 
“제건 맛은 그저 그런데, 영양가는 확실히 있을 것 같아요!” 
“집에 계시는 할아버지께 가져다 드리고 싶어요!”

맛있는 음식을 만들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는 아이들의 마음이 느껴져 더 소중한 시간!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활동 프로그램인 테마 요리 프로그램은 방학 중 남다른 즐거움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맛있는 방학 쿡방’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에는 체계적으로 준비해 진행하는 요리 수업이 없어 안타까우셨다는 센터장님은 인스턴트 음식을 즐겨먹거나 편식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느끼고, 예쁜 모양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요리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재료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 음식을 골고루 잘 먹게 되면서 방학 동안 키가 부쩍 자라는 친구들도 있다며 뿌듯해하셨습니다.

방학 중 밥 한 끼가 가져오는 변화

“학교에서 가끔 위기가정 아이들을 직접 연계해주시는 경우가 있어요. 쌀과 김치조차 없는 저소득 가정 아이로 영양 결핍으로 인해 저체중인 아이와, 아버지의 자살을 경험하면서 정서적 결핍으로 폭식을 하게 된 비만아동이 있었는데, 센터를 이용하면서 힘든 시기를 넘기고 지금은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수달지역아동센터의 경우, 지자체에서 한 끼 급식비에 해당하는 1인당 4000원 정도를 지원받고 있지만, 방학이 시작되면 아침부터 학교 대신 센터에 오는 아이들에게 점심과 저녁 식사를 모두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쿡방 프로그램을 통해 급식비 지원을 받기 전까지 한 끼 비용으로 두 끼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급식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맛있는방학 쿡방 프로그램 참여 이후, 학교 선생님들도 개학을 하면 아이들이 더 건강해져서 보기 좋은 모습으로 학교에 온다고 얘기하신다니 제시간에 규칙적으로 먹는 영양가 있는 식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잠시, 센터장님과 함께 아이들이 평소에 먹는 급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둘러봤습니다.

“수달지역아동센터의 급식은 센터 내 조리사 선생님이 지역아동센터 중앙지원단이나 괴산군 급식지원관리 센터에서 보내주는 식단을 이용해 센터 주방에서 직접 조리해 주시는데, 신선한 재료로 요리하기 위해 매일 그날 먹을 것을 구입합니다.

“또한, 급식지원관리 센터의 현장 점검을 통해 냉장고의 식자재 유통기한 확인이나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고요. 보건소에서도 센터에 직접 방문해 영양 및 위생관리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여름철 식중독 예방에 집중하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적이고 꼼꼼한 관리를 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사회가 필요합니다!

학교를 가지 않는 방학이면, 끼니를 거르는 아이들의 수가 많아집니다. 방학 중 어른들의 돌봄을 받기 어려운 아이들이 스스로 제대로 된 식사를 챙겨 먹기 어렵습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점심이나 저녁을 먹지 못하면 하루 동안 굶게 되는 상황에 이르거나, 편의점에서 컵라면, 삼각김밥 등 화학첨가물이 많이 든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워 영양불균형이 심각한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아이들이 ‘맛있는방학 쿡방’ 사업을 통해 방학 동안에도 영양가 있는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는 요리활동에도 참여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처럼, 함께해주시는 기부천사님들 덕분에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쑥쑥 커가고 있습니다. 이번 2017년 여름방학에는 전국 28개 지역아동센터의 816명 친구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꿈나무들이 건강히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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