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야기

2015 나눔보따리 #3_카라 박규리가 전하는 ‘내 생애 가장 따듯했던 날’







 


 

역대 나눔보따리 중 가장 따듯한 날로, 이른 새벽부터 행사를 준비하는 참여자들의 수고를 한결 덜어줬던 고마운 날씨. 겨울이지만 포근했던 그날의 현장에 더욱 따듯한 기운을 선물해준 주인공이 있습니다.
바로 카라의 박규리 씨.

 


 

 

 

 

평소 아름다운가게 매장을 통해 꾸준히 기증을 해오던 것이 인연이 되었는데요. 규리 씨는 성우로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어머니와 함께 여러 차례 물품 기증을 해주셨답니다. 2014년 12월 말에는 규리 씨만의 특별 기증전이 아름다운가게 압구정점에서 열리기도 했었죠.

 


 

 

 

 

 

 

광고 촬영, 뮤지컬 연습 등 평소 스케줄만으로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아름다운가게의 나눔보따리 행사에 참여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규리 씨는 나눔에 마음과 의지는 있었지만, 막상 참여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알지 못해 기회가 없었다고 해요. 그러던 중 마침 평소에 연이 있던 아름다운가게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 더없이 반가웠다고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규리 씨는 행사 내내 단 한 번의 찡그림 없이 무척 밝은 얼굴로 함께 했습니다.

 


 

 

 

 

 


“간사님, 이거 제가 나를 게요.”
“저 가장 무거운 걸로 맡겨주세요!”
“사진만 찍고 빠지고 싶지 않아요. 계속 하게 해주세요.”


규리 씨가 온다는 소식에 며칠 전부터 끊임없이 문의 전화가 왔던 기자 분들. 현장에도 정말 많은 분들이 방문해주셨는데요. 규리 씨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 하던 중,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는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사진 촬영을 진행하는 게 보통이죠. 하지만 규리 씨는 담당 간사에게 조용히 귓속말로 사진을 찍기 위한 참여가 아닌, 맡은 일을 끝까지 다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규리 씨는 자신을 만나기 위해 찾아온 팬들에게 나눔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답니다. 팬은 스타를 닮는다고 했던가요? 심성 착한 규리 씨의 팬들은 현장에서 아름다운가게 매장 봉사를 문의하기도 하고, 내년 나눔보따리에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알아보기도 했는데요. 내년엔 규리 씨와 팬들이 함께 하는, 보다 알찬 나눔보따리를 기대 해봐도 될까요?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의 행사가 끝나고 차로 10분 거리의 홀몸어르신댁에 방문했습니다. 높은 언덕을 한참 올라간 후에나 만날 수 있었던 방 한 칸 남짓한 작은 공간. 저희가 만나 뵌 우OO 할머님, 할머님은 방문이 열리자마자 환한 미소로 저희를 반겨주셨습니다. 하지만 인사를 건네고 있는 사람을 정확히 쳐다보지 못하셨는데요. 혈액암으로 인해 항암 치료 중, 시력이 점점 안 좋아지기 시작한 탓이었습니다. 이젠 코앞에 있는 사람조차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시력을 잃어버린 할머님. 치료가 시급하지만 병원비가 큰 부담이기에 병원을 가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열악한 형편인데도 불구하고 자녀들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수급자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 보조금 20만 원으로 월세 15만 원 지불 후에 남는 건 단 돈 5만 원. 5만 원으로 전기세, 생활비 등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할머님이 가장 힘든 건 넉넉지 못한 형편 때문이 아니라, 혼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외로움’ 때문입니다. 할머님은 집 앞 슈퍼마켓조차 정확히 어디 있는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그나마 손에 익은 방 곳곳을 촉감으로 느끼며 밥을 해먹고, 잠을 청하는 것. 그것뿐입니다. 
 


 

 

 

 

 

 

“죽어야 끝이 날 것 같아서, 열흘 동안 물 한모금도 안 넘겨봤어. 그런데도 이렇게 살아있어.”

파르르 떨리는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온 말 사이로, 그 누구도 재빨리 위로를 건네지 못했습니다. 할머님의 손을 더욱 따듯하게 잡아드릴 뿐, 체온이 느껴질 수 있게끔 더욱 따듯하게 안아드릴 뿐. 규리 씨는 한참을 그렇게 할머님 손을 놓지 못했습니다.


 

 

 

 

 



몇 번의 인사를 거듭하고 밖으로 나와서도 발이 떨어지지 않았던 걸까요. 규리 씨는 작은 문을 사이에 두고 할머님 얼굴을 끝까지 확인했습니다. 마치 막내 손녀마냥 할머님의 끼니를 꼭 챙겼던 규리 씨. 규리 씨의 따듯한 마음이 전달이 되었는지, 할머님은 규리 씨 손을 붙잡고 눈물을 훔치셨습니다.
 


 

 

 


서로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방문을 나서자마자, 규리 씨가 뒤돌아 할머니께 가까이 가던 뒷모습이 생생합니다. 곁눈질로 보니, 아름다운가게 앞치마에 넣어두었던 본인의 지갑을 꺼내 할머님께 용돈을 챙겨드리기 위함이었습니다. 드시고 싶은 게 있냐는 질문에 끝까지 아무 대답 않던 할머님이 마음에 걸린 탓이었죠. 문밖을 나온 후에도, 동행해준 담당 사회복지사 선생님께 할머님의 건강을 끝까지 챙기던 규리 씨. 서너 시간 남짓 짧은 시간동안 함께 하며 그녀의 따듯한 마음에 가슴이 뭉클했었는데요.
앞으로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규리 씨, 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