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야기

[2011사회적기업컨퍼런스] 연사스케치(3) _ 지원기관

 

베트남 최초의 사회적기업가

2010년 설립된 에코라이프는 사회적 투자 및 해안지역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환경서비스 활동을 통해 해양관리 능력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키고, 해안지역 공동체 삶의 지속 가능한 개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으로 생겨났다. 현재 베트남에는 500만 명의 사람들이 환경에 의존해서 살아간다. 특히 해안 환경에 의존해 사는 사람들이 많은 지역에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관광사업을 전개하고, 지속 가능한 어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10년 전 해양보호 및 커뮤니티 개발센터인 MCD의 공동설립자였던 응우이엔 투 후씨는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하여 보조금을 받는 형태였던 비정부기구(NGO)의 한계를 느끼고, 사회적기업인 에코라이프를 공동 설립하게 되었다. 인터미디어리나 관련 기업 연합도 없고, 사회적기업으로 등록되어 혜택을 받을 수도 없는 베트남에 처음으로 사회적기업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에코라이프는 지역공동체를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사업파트너로 명확하게 인식한다. 주민들은 여행객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음식 준비 과정의 독특한 양식을 투어 코스로 삼기도 한다. 50여 개의 해안가에 위치한 가게들, 가난한 어부들과 지속 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항상 고민하고, 그들이 이러한 활동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에코라이프의 사회적기업가 정신

에코라이프가 생각하는 사회적기업가의 자질 및 정신은 세가지로 말할 수 있다. 타인에게 영감을 주고, 어려운 일은 스스로 도맡아 할 수 있는 리더십, 사업기회에 대한 혁신적인 태도와 민감성, 그리고 확고한 사회적 사명에 기반한 통찰력이 그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을 하되, 능력 밖의 일은 협력자에게 맡겨 상생효과를 낼 수 있도록 열린 자세를 갖출 것과, 변화에 대한 대응력, 적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베트남에서는 사회변화를 위해 조직에 기업가 정신을 도입하는 비정부기구가 증가하고 있다. 다수의 자치조직이 베트남 사회발전을 위한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 사례를 입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에는 비정부기구에 그랬던 것처럼 보조금이 나오지도 않고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립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사회적기업을 위한 별도의 기업법과 세금혜택 등의 특혜, 그리고 멘토링이 필요하다. 사회적기업들은 클라이언트와 지역파트너와의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지역정부와 관련조직 등 이해당사자들간의 관계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공부를 신나게, 공신닷컴

21만 명의 회원, 청소년 권장 사이트 선정, 1달 만에 1만 명이 다운 받은 어플리케이션. 오직 ‘뜻’ 하나만 보고 달려온 젊은이가 이루어낸 성과이다. 이미 각종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저서로 유명해진 ‘공신’ 강성태씨는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에게 멘토 한 명을 만들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신닷컴 사이트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휴대용 기기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또한 무료이다. 공부에 대한 열정이 있는 학생이 적어도 ‘돈이 없어서’ 공부를 하지 못하는 일은 없애보자는 취지이다. 하지만 단지 무료라서 인기를 얻은 건 아니었다. 이들의 무기는 ‘공감’! 공신닷컴 멘토들은 스스로를 선생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이 모든 것을 조금 먼저 경험해 본 형, 언니의 태도로, 학생들의 공감을 끌어내려 노력한다.
앞서 말한 어플리케이션은 지역과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멘토링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공부 비법뿐만 아니라 그 외 고민들에 대한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돈 없이 공부하자는 『돈없공』이라는 공부 비법에 관한 책을 출판해 그 인세를 기부하기도 했다. 멘토링 시, 학생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제작한 진단지는 학생의 상태에 따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종합참고서라고 할 수 있다. 유통 과정을 줄여 가격을 낮춘 ‘반값 참고서’는 참고서 부문 판매 1위의 쾌거를 안겨주었다. 사이트는 무료로 운영되지만, 이렇게 일반에 공개하고 판매된 저작물들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경험으로 만들어 가는 꿈

하지만 공신닷컴이 처음부터 승승장구 한 것은 아니었다. 대학교 동아리에서 출발한 공신닷컴은 재능기부를 하는 큰 조직을 만들기 위해 적절한 형태가 사회적기업 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졌다. 사회적기업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디어만 가지고 무작정 도전해봤다. 그 결과, 노동부에서 주관한 소셜벤처 전국 경연대회에서 대상과 상금 3,000만원을 받았지만 암흑기를 맞이하게 된다. 큰 돈이 생겼지만, 그것을 가지고 기업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지속가능한 수입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들어온 돈을 쓸 궁리만 했다. 일반 기업보다 일이 많다는 것도 한 이유였다.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서도,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역량이 분산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얻은 결론은, 돈보다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사회적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앞으로 공신닷컴은 오프라인의 6개 교육장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고, 온라인에서는 배포중인 어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필요에 의해 유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진단지 등 저작물에서 수익을 내며, 대부분의 멘토링은 무료로 진행할 것이다. 기업을 설립한 창업가와 기업의 비전이 같고,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한다는 것은 육체적, 정신적인 고통도 이겨낼 행복감을 준다. 단순히 사회적기업을 하겠다고 시작하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그보다 자신의 뜻, 꿈, 비전을 가지고 생각하면 어떠한 시련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공정여행의 공정한 성공

트래블러스맵은 ‘여행자들에게는 최고의 기회를, 지역에는 최선의 기여를, 환경에는 최소의 영향, 나아가 환경 문제를 해결하자’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한국의 대표적인 공정여행 사회적기업이다. 2009년 하자센터의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 과정에서 여행협동조합MAP으로 출발하여 관광분야에서는 최초로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으며, 관광사회적기업네트워크를 공동설립했다. 2010년엔 전년대비 302%의 매출을 달성했고 여행 참가자의 수는 5배 이상 뛰었다. 이런 수치화된 실적 외에도 지역 문화 및 커뮤니티 보전 효과, 이상화탄소 배출 절감 효과, 환경 훼손 최소화 효과, 여행자 의식개선 효과 등의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사회적기업을 위한 투자기관이 부재한 탓에 직접 사회적 투자 유치 제안을 하기도 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는 소외계층을 돕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고, 그에 합당한 수익을 기대하는 일이며, 성장의 동반자로서 함께 기업을 성장시킨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회적 가치를 생산하는데 앞장서는 사회적기업가

하지만 이렇게 기업 내에서 이루어지는 투자 유치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기업 바깥에서, 단순한 지원이 아닌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시급하다. 앞의 섹션들에서 소개된 것처럼,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른 전략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트래블러스맵이 출범한 데에는 하자센터의 힘이 컸다. 공간과 네트워크를 지원받는 것은 사회적기업의 생태계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노동부와 진흥원의 인건비 지원은 앞으로 사업에 대한 투자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업에 대한 지원과는 별로도 기존 영리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업종 전문성을 강화시키는 지원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이미 사회적기업에 대한 많은 지원과 투자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는데, 아직 많이 부족한 실정이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업에는 더 많은 돈이 투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대 영리 기업들에서도 사회공헌활동은 이루어져 왔다. CSR이라는 개념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월마트는 창고 인근 생산자에게 농산물을 구입함으로써 사실상 로컬푸드 시스템을 도입했고, 코카콜라는 90년대부터 청년 고용을 창출해왔다. 하지만 이런 사업들은 기업의 이익 창출 행위와 독립된 별개의 단기적인 프로그램이고, 기업 이미지 재고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사회적기업은 이것을 넘어서 공유 가치를 창조(CSV:Creating Shared Value)해낼 수 있어야 한다. 이익 창출의 임무에서 잠시 벗어나 사회에 공헌하는 일시적인 기업의 행사가 아니라, 사회적인 가치를 생산하면서 동시에 그것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자본주의사회가 어떤 식으로 재구조화 될 수 있는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회적기업가들이 이 지점을 찾아내는데 앞장서야 한다.

 

 

글 _ 최지혜 작가 (재능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