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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기] 이승우 펠로우_119레오

 

 

“생명을 구한 소방 안전 장비를 가방 및 패션 제품으로 재활용하고 소방관 권리 보장에 동참합니다” 

 

 

 

Q.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119레오의 대표 이승우입니다. 119레오는 ‘Rescue Each Other’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이름으로, ‘서로가 서로를 구한다’는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이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폐방화복과 소방장비를 활용하여 패션 아이템을 만들어 일상에서 소방관을 기억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품 판매로 발생한 일정 수익금은 암 투병을 하고 계신 소방관의 권리 회복을 위해 사용하고 있답니다. 위험에 처했을 때 소방관이 우리를 구해주듯이, 우리도 함께 소방관을 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Q. 몇 차례의 도전을 통해 뷰티풀펠로우 11기로 선정이 되셨는데요! 그 소감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저는 이번이 세 번째 지원인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번 지원에는 내가 하고 있는 사업을 더 잘 보이게 꾸미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금 119레오가 하고 있는 일들을 솔직하게 말씀드렸어요.  뷰티풀펠로우로 선정된 이후 여러 사람에게 축하한다는 전화를 많이 받아서 그런가 마치 대학교에 합격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대학 입학 전처럼 실감은 잘 안 나지만, 설레기도 하고 무게감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선정해주신 만큼 열심히 임하겠습니다. 

 

 

Q. 뷰티풀펠로우 선발 과정은 어떤 점이 특별했나요? 긴 과정 동안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이나 생각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작년 3차 심사에서는 지원자들이 다 같이 모여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과정이 이색적이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다른 사회적 기업 대표님들과도 알게 되었어요. 3차 심사가 저녁에 끝나고 바로 제주도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 같은 지원자분들 중 제주도에서 오신 분께서 제주 여행 코스를 다 짜주시더라고요. 그 기억이 재미있었어요. 올해 심사는 개별 면접&심층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돼서, 다른 펠로우 분들을 만날 기회가 없다 보니 다른 뷰티풀펠로우는 어떤 분들이 있었는지 궁금증이 큽니다. 

뷰티풀펠로우 심사 과정이 길고 까다롭다고들 하는데, 저는 심사 과정을 겪으면서 나의 이야기를 이렇게 길고 깊게 할 기회도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과정을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표에게는 오히려 외부 관계자와 깊은 이야기를 툭 터놓고 나눌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Q. 사업을 운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나요?

2019년에, 저희 사업의 모티브가 되신  김범석 소방관님이 암 투병과 관련해 공무상 상해 소송에서 승소하신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지금도 가장 기억에 생생한 순간입니다.  김범석 소방관님의 승소 이후 다른 동료 소방관분들의 승소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결과가 있었습니다. 특히 119레오가 가진 소셜 미션 자체를 국가기관을 통해 인정받은 느낌이 들었고, 이로 인해 사업에 더욱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저의 내면에 ‘승소하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이 항상 있었어요.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질문에 답을 내릴 수 없어 답답한 마음이 컸는데, 감사하게도 승소하게 되어 기쁜 마음입니다.

저는 2016년부터 소방관 처우 개선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는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암 투병 소방관이 무슨 문제야?’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질문들보다는 119레오가 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행복합니다.  

 

 

Q. 환경분야의 사회혁신리더들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은 무엇이고, 이에 필요한 지원과 자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제품에 품질표시가 있듯이, 환경오염에 대한 표시도 함께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19레오도 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한 원단을 테스트하는 과정에 있는데, 그 과정에서 ‘이게 정말 친환경적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며 임하고 있습니다. 재료를 이동하고 수집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탄소배출을 한다든지, 플라스틱의 재사용 공정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양이라든지 말이죠. 이런 것들은 이차적인 환경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위와 같은 물음들을 생각하다 보면, 결국 우리가 소비할 때 잘 골라서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환경문제에 대한 다양한 단어와 개념들이 있지만, 이것들을 대중이 잘 알 수 있도록 정확한 수치와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이번 11기 펠로우 선발의 핵심은 ‘협업’이었는데요, 점점 더 복잡해지는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 아름다운가게 혹은 다른 펠로우와 협업하고 싶은 것이 있을까요?

앞서 답변한 것과 이어지는데요. 제품의 품질표시를 하듯이 우리 제품에 들어간, 혹은 우리 제품이 끼친 환경적 영향을 표시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이만큼의 오염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거죠. 이런 것들은 119레오 단독으로 하기에는 범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환경 분야의 뷰티풀펠로우분들과 함께 만들어나간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이승우 펠로우님은 앞으로 어떤 사회혁신 리더가 되고 싶으신가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소방관의 처우 개선, 그리고 환경 문제와 관련된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고 싶습니다. 뷰티풀펠로우 지원 기간인 3년이 지난 이후에도 119레오가 119레오로 남아있었으면 좋겠어요. 소방 폐기물이 플라스틱 쓰레기가 버려지는 양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일지라도, 저희의 입장에서는 아직 큰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119레오가 소방 폐기물로 수치화조차 되지 못하는 소방 호스 같은 것들을 수치화하고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건축학과를 나왔는데요. 처음 대학에 입학하면서 가졌던 꿈이 한국의 건축을 외국에 수출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마음은 같아요. 미국이 한국보다 소방 관련 처우나 제도에서 앞서있지만, 언젠가 우리가 한 발 더 미리 가 있는 것이 목표입니다. 환경문제와 관련한 궁극적인 목표는 소방 안전 폐기물의 제로(Zero)예요. 앞으로 ‘K-소방에는 폐기물이 없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119레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