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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기] 권기효 펠로우_사회적협동조합 menTory

 

“농산어촌 청소년들과 함께 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일과 먹고 살 수 있는 일을 만들어가며,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합니다”      

 

 

Q.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농산어촌 청소년들과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멘토리의 대표 권기효라고 합니다. 도시집중이 가속화되고 지역소멸 위험이 커지면서, 농산어촌을 떠나는 청소년이 많아지고 있어요. 저는 농산어촌 청소년들이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들을 하고 이를 통해 성장하며,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멘토리를 시작했습니다. 멘토리 미션의 중심축은 “함께 계속 고민해나가는 것”입니다. 한 해 한 해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청소년들과 ‘함께’ 매번 다른 고민을 하려는 것이 저희의 목표에요.

 

Q. 멘토리 사업을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저는 어릴 적 운동을 하다 부상을 입은 뒤 한동안 방황했어요. 이 때 저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준 형들을 만났고, 어떤 사소한 것도 저와 함께 고민해줬던 형들 덕분에 새롭게 꿈을 찾을 수 있었죠. 이후 대학원의 연구실 생활에 회의감을 느꼈고, 제가 가장 즐거웠던 때가 언젠지 떠올려보니 대학 시절 농활을 하던 때더라고요. 농산어촌의 사람과 도시가 가진 매력적인 부분을 알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그 곳 청소년들에게 ‘형들’ 같은 존재가 되어주기 위해 대학원을 그만두고 작은 NGO에서 농산어촌 청소년들에게 진로교육을 하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죠. 농산어촌만의 매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이드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저와 뜻을 함께 하는 청년들이 하나 둘씩 모여 93명이 되었고, 우리가 하는 일을 ‘좋은 일’에서 끝내지 않고 ‘잘하는 일’로 만들기 위해 프로젝트그룹 멘토리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홍보 한 2019 강화 갯벌 영화제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홍보 한 2019 강화 갯벌 영화제

 

Q. 멘토리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멘토리는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에서 해볼 수 있는 경험과 기회를 확대하고, 새로운 기술과 사람을 통해 지역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사회적협동조합입니다. 저희는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 이렇게 양면적으로 나뉘는 교육이 아닌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함께 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할 일’과 ‘먹고 살 수 있는 할 일’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멘토리는 아이들이 영화제를 직접 진행해보는 경험을 통해 영화기획자가 되는 것을 꿈꾸지는 않아요. 기획부터 SNS 홍보, 마케팅 등 모든 것을 본인들이 직접 해 보며 배우고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 이것이 멘토리가 생각하는 ‘배움’이에요.

 

Q. 사업을 운영하며 가장 힘든 점 또는 가장 동기부여가 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어떤 지역의 사업을 진행 할 때, 제가 지역 사람이 아닌 외부인이라는게 항상 고민 지점인 것 같아요. 지역의 네트워크를 풍부하게 가질 수 없다보니 협업의 한계가 있지만, 또 그렇다고 지역의 내부인이 된다면 외부인으로서의 시각을 잃게 되니까요. 그래서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죠. 또 제가 아이를 키우지 않는 ‘30대 미혼의 청년’이라는 점에서 부모님들이나 지역 주민을 이해하고 설득시키는 것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어요. 처음 1,2년 차에는 외부인이라서 환영을 받기도 하지만 3년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충돌하는 지점이 생기곤 하죠. 그래서, 앞으로의 프로젝트는 5년 동안 한 지역에서 장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그 5년은 지금 중학생인 친구가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갈지, 지역에 남을지 결정하기까지의 시간, 그리고 지금 고등학생인 친구들이 직업을 결정하기까지의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 시간 동안 제가 지역 내부와 더 잘 소통하고 설득하면서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고 싶네요.

고민 속에서도 이 일을 계속하는 건 ‘제가 재미있어서’인 것 같아요. 매년 다양한 청소년들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는게 재미있고 저 또한 청소년 시절에 꿈이 굉장히 많았던 사람으로서, 막연하게 한번쯤 해보고 싶었다 했던 것들을 함께 해보는 과정에서 진짜 즐거움을 느끼고 있거든요. 저 뿐만 아니라, 멘토리의 다른 청년 크루들과 청소년들도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멘토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멘토리가 나아갈 방향이나, 사업의 계획도 궁금합니다.

앞으로 5년 안에 아이들의 변화를 소셜임팩트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계획이예요. 지금까지는 프로그램 이후의 진로 변화, 자존감 상승 등 단기적인 KPI밖에 측정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저희는 아이들과 함께 지역에서의 삶을 고민하고, 그 삶의 구간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한 장기적인 지표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지역을 떠날 것인지를 물었을 때 ‘No’를 외치고 머무를 수 있게 하는 변화의 지점들이 무엇인지 측정하고 이를 연결해서 어떠한 청년으로 성장했는가에 대한 지표를 만들 예정이에요.

 

 

Q.뷰티풀펠로우 선발 과정을 겪고 난 뒤의 소감은 어떠셨어요?

저희가 멘토리를 만들면서 짠 3년의 계획 중에 하나가 ‘누군가에게 우리의 사업을 인정받는 것’이었어요. 뷰티풀펠로우에 선발 되면서 저희가 해 온 것이 인정을 받았다는 생각에 정말 기뻤고, 저라는 사람에 대해 질문해주고 관심가져주신 부분이 좋았어요.

작년에도 한 번 지원했었는데, 이 때는 서류단계에서 탈락했죠. 올해 두 번째 지원을 하면서는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일 년 사이 그동안 사업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만한 상황이 되었기에 간절한 마음이었죠. 9년 내내 멘토리를 운영해오면서 ‘겉멋 든 이야기다’, ‘이상적이기만 하다’ 등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 순간 자존감도 많이 내려가고 의기소침해지더라고요. ‘뷰티풀펠로우’는 제가 하는 일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였고, 이렇게 선발되어서 다시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었어요.

 

Q. 아름다운가게 혹은 다른 펠로우들과 협업 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뷰티풀펠로우분들이 하고 계신 사업들이 서비스와 인프라가 열악한 농촌에는 정말 필요한 사업들이에요. 앞으로 뷰티풀펠로우들과 활발히 네트워킹하고, 청소년과 뷰티풀펠로우 둘 다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올해 환경분야 펠로우로 선발 되신 이노마드 박혜린 대표님과 협력하여, 농산어촌에서 에너지 발전의 원리를 경험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활용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 외에도 10기 겜브릿지 도민석 대표님, 5기 케이오에이 유동주 대표님 등 지역에서 실제로 만나보기 힘든 직업을 갖고 계시거나 사업을 하고 계신 분들을 멘토로 모시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다른 펠로우의 사업에도 도움이 되어서 단순한 직업체험이 아닌,  함께 ‘콜라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Q. 앞으로 어떤 사회혁신리더로 성장하고 싶으신가요? 

지금까지 멘토리와 청소년들의 성장에는 저와 저희 팀원들의 희생이 바탕이 되어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앞으로 멘토리를 지속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은 ‘희생’을 통해서가 아닌, 잘 정리된 체계를 통해서였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는 ‘멘토리’가 권기효라는 사람과 동일시 되어 온 부분이 많았는데 청소년을 성장시키는 일이 소수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 부으며 바탕으로 한 단순히 ‘좋은 일’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일이 되어 시스템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저의 바람이에요.

저는 대표라는 직함을 갖고 있지만 앞으로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스템 내의 로직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프로젝트 매니저(PM) 역할을 잘 수행하고 싶습니다.

(*본 인터뷰는 코로나에 대한 정부 방역지침 기준을 준수하여 진행되었습니다.)

멘토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