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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우유팩의 뽀얀 속살을 만나다, ‘부림제지’

착한 생산자 이야기 여섯 번째

버려진 우유팩의 뽀얀 속살을 만나다, '부림제지'

 

부림제지전경
부림제지 이천공장 전경

 

아름다운가게 매장의 한 코너에는 기증물품 외에 다양한 먹거리와 생활용품이 진열되어 있는 공익상품존이 있습니다. 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름다운가게는 기증받은 물건을 판다고 알고 있었는데 무슨 먹거리가 있고, 세제가 있지?' 하시겠지만 아름다운가게에는 기증품들과 함께 사실은 공익상품들이었답니다.

 

공!익!상!품!

“느낌이 딱 온다~”하고 계시나요?
맞습니다! 모두가 이익이고 행복해지는 '공익상품'을 팔고 있습니다. 우리는 단지 필요한 물건을 산 것뿐인데, 그로 인해서 장애인들이나 소외계층의 일자리가 생기고, 지켜지기도 합니다. 생산자들의 생산활동이 유지가 되고, 환경을 지키는데에도 한몫하니 구매 자체가 ‘기부’가 된다고도 하지요.

공익상품이 진열된 아름다운가게 매장
아름다운가게 공익상품존에 진열된 부림제지 화장지

 

그래서 아름다운가게 공익상품 생산자분들을 만나러 가는 날은 늘 설렙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아름다운가게 매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부림제지 화장지’입니다.  ’코주부 화장지’라고  불리기도 해요. 생협 조합원분들께는 아마 더 친숙한 이름이지 않을까 싶네요.


 

부림제지는?

부림제지는 1985년도부터 습자지, 간지를 제작하는 회사였다고 합니다.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부림제지’의 윤명식 대표는 국내생산이 어려워 전량 수입하는 우유팩이 폐지로 버려지는 것을 너무나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또한 코팅처리로 재활용이 어려워 ‘소각’이라는 환경에 해로운 방법으로 처리해야만 하는 우유팩을 재사용하면서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우유팩으로 화장지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부림제지 사무실내부
부림제지 사무실 곳곳에는 환경사랑, 품질 관련한 상패가 넘쳐난다.


 

사업 아이디어가 사명감이 되기까지

호기롭게 시작된 사업이었지만, 처음부터 화장지처럼 술술~ 잘 풀렸던 건 아니였습니다. 폐우유팩을 화장지로 만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고, 80년대에는 친환경이라는 말이 생소했을 뿐 아니라 재활용, 재생화장지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식이 좋지 않아 어려움도 많았다고 해요. 결국 부도까지 이르렀지만, 부림제지의 부도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러 시민, 사회단체, 생협을 중심으로 '부림제지 살리기 운동'이 일어났고, 회생의 길이 열렸다고합니다. 환경을 지키겠다는 의지와 더불어서 이때의 고마움이 계속해서 좋은 품질의 화장지를 만들어 보답하겠다는 사명감으로 다가온다고 합니다.

 

부림제지 정상현이사
부림제지 화장지 생산공정을 설명중인 정상현 이사

 

이제는 소비자들도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유기농 시장이 성장하면서 대부분이 산업용 화장지 생산(전체 생산의 80%)이었던 것에 반해, 최근 5년 사이 생활용 비중이 80%로 역전했다고 해요. 정말 의미 있는 수치입니다.


 

부림제지 화장지가 만들어지는 과정

사진으로 한 컷, 한 컷 담는 것은 어렵지만, 원리는 간단합니다. 우선 우유팩을 전국에서 수집하는 게 먼저겠죠? 그리고는 가정에서 믹서기를 사용하듯 큰 기게에 우유팩과 물을 넣고 돌려 비닐과 종이를 분리합니다. 팔파기계에는 800마력~1300마력의 칼축이 회전하여 원심력으로 종이를 순간적으로 찢어버리면 섬유질이므로 물속에서 분리가 된답니다. 비닐은 갈기갈기 찢기고, 종이와 물은 배관을 통해 밑으로 빠지며 인쇄된 바깥과 안쪽 비닐이 모두 망에 걸러집니다. 그다음 펄프화된 화장지 원료를 물에서 건져내 화장지 원단(초지)를 만듭니다. 부림제지에서는 이 원단으로 절지선, 엠보싱을 만들고, 건조와 제단 과정을 거쳐 완제품을 탄생시킵니다.

부림제지 화장지 재료
우유팩에서 비닐과 분리된 화장지원료

부림제지 화장지 공정과정


 

# 이 점 모르고, 부림제지 화장지 쓰지 마오~

 

1. 부림제지 화장지는 미색을 띠어요.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유난히 흰 종이, 흰 화장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해요. 그래서 시중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이미 흰색으로 형광처리된 종이 등을 이용하며 하얀 화장지를 만들기 위한 약품 처리, 색소와 향을 첨가하여 화장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림제지 화장지는 원재료인 우유팩 자체가 우리가 먹는 음식을 담는 종이다 보니, 표백제나 형광물질을 걱정할 필요가 없답니다. 우유팩의 뽀얀 속살로 만들어져, 당연히 일부러 하얗게 만들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고요.


 

부림제지 화장지 컨베이어

 

2. 화장지 하나 만드는데 대략 20개의 우유팩이 사용된답니다

화장지를 평량(1제곱 미터 면적의 무게) 15g, 2겹, 총 50m라고 한다면, 무게가 150g 정도 된답니다. 우유갑 200ml 1장은 10g, 로스를 제외한 우유갑의 수율이 대략 70%이므로, 약 20갑 정도로 보시면 돼요.

우유팩20개=휴지1개

3. 한국의 우유팩 수거율은 27% 미만이랍니다

일반 펄프 중에서도 최고급 품질의 펄프로 만들어지는 우유팩은 재활용 가치가 높은 고급 원료이지만 생각보다 수거율이 높지 않습니다. 일본의 우유팩 수거율이 50%인데 반해, 한국은 그 절반 수준인 27% 미만이라고 해요.  우유팩 수거가 어려운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1차 분리수거가 안 되고 있기 때문이래요. 분리 배출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 부족으로 매년 약 4만 5천 통 이상의 종이팩이 폐지에 혼입되거나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려진답니다. 반성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버려진 우유팩을 재활용한 부림제지 화장지의 의미 있는 탄생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 부림제지 화장지를 사용하는 만큼, 나무는 그만큼 덜 베이게 되고, 쓰레기로 버려지는 우유팩도 조금씩 줄어들게 되겠죠? 모두가 행복해지는 공!익!상!품!, 생산자, ‘부림제지’를 응원합니다!!!

 

공익상품 온라인 쇼핑몰 뷰티풀마켓

배미영공익상품팀

구매자체가 '나눔'이 되는 공익상품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