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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름다운 나눔보따리를 마치며 3편_지구인의 정류장

이주 노동자를 돕는 비영리 민간단체 

지구인의 정류장 정은주 국장 인터뷰 



지구인의 정류장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지구인의 정류장은 2009년에 만들어진 비영리 민간단체입니다.

우리 사회의 소수자, 이주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노동인권 상담, 건강권 지원,
지구인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건네는 미디어 제작 활동, 문화예술 활동, 이주노동자 쉼터 운영 등을 지원
하고 있습니다.

 

이주 노동자들의 현황은 어떤가요?

우리나라 이주 노동자는 대략 150만 명이라고 합니다. 이중 지구인의 정류장에 머물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이주 노동자는 E9 비자를 가지고 농촌에서 일을 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들은 이주 노동자 중 가장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농촌 노동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270에서 280시간으로 한 달에 단 이틀만 쉬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농촌 이주 노동자 70% 이상이 집이 아닌 비닐하우스나 농막 등 임시 거주시설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기후 위기 속 이주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은 어떤가요?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열악한 숙소에서 지내는 이주 노동자들은 고용주에게 월세라는
명목으로 월급에서 매월 20~50만 원을 공제 당하고 있습니다.
 
농촌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이주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열악한 생활 환경, 폭행, 성폭력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외딴곳에 고립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본인들이 당하고 있는 어려움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름다운 나눔보따리, 어떻게 함께 준비했나요?

이번 아름다운가게의 '안전하게 여름나기, 아름다운 나눔보따리'는 비닐하우스나 스티로폼 판넬로
만들어진 임시 거주시설에서 생활하는 이주 노동자들이 폭염과 폭설을 대비해 건강하고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보따리 물품을 구성했습니다.
 보름 정도의 기간 동안 농촌 이주 노동자에게 직접 필요한 물건에
대해 자문을 구했고, 이를 토대로 준비했습니다.

손 선풍기, 팔 토시, 쿨 스카프, 선크림과 더불어 여름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이주 노동자들의
모국어로 적힌 부채, 그리고 가장 필요한 KF94 마스크와 여름용 보건 마스크, 손소독젤을 마련했으며,
긴급 상황 시 꼭 필요한 응급의약품 키트도 준비했습니다. 그 외 장애인 단체에서 손수 좋은 재료로
만들어 주신 천연 벌레 기피제도 담았습니다. 물품도 중요하지만 서로의 안전을 기원하는 따뜻한 마음도 전할 수 있어 의미가 깊었습니다.



이주 노동자에게 아름다운 나눔보따리는 어떤 의미였을까요?

아름다운 나눔보따리는 지구인의 정류장을 찾아온 이주 노동자 120여 명과 코로나19로
이동이 어려운 농촌 일터의 이주 노동자 100명에게 전해졌습니다.

전해진 나눔보따리는 사전에 SNS를 통해 신청을 받아 진행되었는데, 신청자의 우편 번호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주소가 농촌 비닐하우스, 산 몇 번지 등 실제 이동이 어려운 곳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동이 어려워 필요한 물품을 구하기 어려운 이주 노동자들에게 아름다운 나눔보따리를 통해 필요한 물건,
도움을 전할 수 있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눔보따리 전달 이후 SNS에는 아름다운 나눔보따리 언박싱 영상, 너무 고맙다는 인사말 등이 올라왔습니다.
그중에는 나눔보따리로 자신들이 혼자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는 내용도 있어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기후 위기로 더 열악한 근무환경을 버텨야 하는 이주 노동자들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가게에 바라는 점은요?

여름도 폭염으로 이주 노동자들에게 어려움을 주는 계절이지만, 사실 가장 힘든 계절은 겨울입니다.
대부분의 이주 노동자들의 모국이 따뜻한 나라이기 때문에 추운 우리나라 겨울은 더욱 견디기 힘들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에도 우리 사회의 따뜻한 마음이 더 많이 나누어지길 바랍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안전하게 여름나기, 아름다운 나눔보따리'는 많은 이주 노동자에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다음에도 함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찾아오길 기대하며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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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업은 사회적기업 러블리페이퍼와 지구인의 정류장과 함께 진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