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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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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름다운 나눔보따리를 마치며 2편_러블리페이퍼

2021년 여름은 유난히 뜨겁습니다. 여러분은 안전하신가요? 

우리는 지금이 기후위기라는 사실을 알고있지만, 기후위기에  불평등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을까요? 
기후위기는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낙후된 지역과 건물에서 생활한다는 이유로,
기후 변화에 대처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더 큰 고통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죠. 

​아름다운가게는 이러한 '기후위기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폐지수거 어르신과 농업 이주 노동자를 대상으로
<안전하게 여름나기, 아름다운 나눔보따리>를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대상자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회적 기업 '러블리페이퍼'와 '지구인의 정류장'이 함께했습니다.
두 단체 실무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업의 의미와 방향을 되짚어보고자 첫 번째 인터뷰 '러블리페이퍼'와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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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수거 어르신을 돕는 사회적기업

러블리페이퍼 기우진 대표 인터뷰

러블리페이퍼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러블리페이퍼는 폐지수거어르신과 함께 업사이클링으로 환경을 지키는 사회적기업입니다.
폐지수거 어르신들께 폐박스를 시세보다 고가에 매입하여, 업사이클링한 페이퍼캔버스 아트를 제작하고 판매한 수익금을 다시
폐지수거 어르신들의 생계, 안전, 여가를 위해 지원하는 선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폐지수거 어르신들의 현황은 어떤가요?

​2018년도 정부가 발표한 공식적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약 6만6천 명 정도의 어르신들께서 폐지 수거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앞서 서울시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활동하는 약 2,800명의 어르신 중 80% 이상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폐지 수거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75%이상이 만 75세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폐지 가격은 지난 5월부터 몇 차례 올라 지금은 1kg 당 100원 정도를 상회하고 있습니다만,
어르신들께서 100kg을 모으시면 1만원 수입으로 가져가는 수준입니다. 이 100kg를 거리에서
수거하기 위해 약 50kg이상의 손수레를 끌고 하루 8시간 이상을 평균 10km이상의 거리를 다녀야 합니다.
이에 따른 육체적, 정신적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고요. 

 

폭염에 어르신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나요?

​기후위기에 따라 폭염일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고, 이상 기후 현상이 일어날 때마다 상상 이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만 75세 이상이 대부분인 폐지수거 어르신의 경우 인지능력, 신체능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생계유지를 위해 폭염과 궂은 기상 환경에 맞서 폐지수거를 하러 나가고 있습니다. 

​​거리에서 만난 어르신께 여쭤보니 "집안팎으로 더우니 그냥 나와서 한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어디에도 더위를 피할 곳이 없는 환경이 어르신을 더욱 거리로 내몰았던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가끔 시원한 음료수라도 사드리면 그렇게 연신 감사하다는 말씀을 남기십니다.
어르신들은 세월을 흘러보내시는 것에 너무나도 익숙하신 것 같습니다.
낮은 폐지 가격이나 현재의 삶에도 어떠한 불만도, 불평도 없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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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눔보따리 어땠나요?

​이번 아름다운 나눔보따리 사업에는 특별한 점이 있었습니다.
폐지수거 어르신께 폭염 대비 안전 보따리를 전달하는 것도 특별했지만, 더 주목할 점은 본 활동을 진행에 러블리페이퍼 폐지수거 어르신이 함께 참여해,
직접 다른 폐지수거 어르신께 전달할 나눔 보따리를 포장했다는 점입니다.


수혜 당사자가 직접 나눔에 참여했다는 점은 나눔에서 가장 중요한 '호혜성'을 살폈다고 생각합니다.
주는 사람이 받는 사람이 되고, 받는 사람이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 때 우리의 나눔은 더욱 완전해 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러블리페이퍼의 앞으로의 방향은 무엇일까요?

​폐지수거 활동을 하는 분의 국제적인 네트워크 조직  ‘Global Alliance of Waste Picker’에 따르면
전세계 36개국에 약 400만 명의 재활용품 수거인들이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물론 한국의 어르신 수는 이 통계에 반영되지 못 했습니다. 
​러블리페이퍼가 해결할 문제는 대한민국에 머물러 있지만은 않습니다. 만약 우리가 폐지수거 어르신의
사회 문제를 친환경 사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해결할 수 있다면 이것은 전세계 36개국 빈곤층의 생존과 인권 향상까지 가능한 멋진 방법이 될 것입니다.

러블리페이퍼는 친환경 업사이클링을 통한 제품 생산과 판매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나아가 재활용품 수거 활동에 대한 재해석을 담은 친환경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17년 회사를 설립할 때 만든 슬로건이 생각납니다. "일은 적게, 수입은 많게"

​노동 시간이 여가 시간으로 되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아름다운가게에 바라는 점은요?

​개인적으로 아름다운가게와의 협업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동네 가게에는 여러 물품을 팔고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물품은 어떤 물품일까요? 제 생각에는 멋진 자리에 놓여있지는 못하지만 계산대 앞 아이들 눈높이에
딱 맞춰 놓여있는 100원 짜리 동전 초콜렛이 아닐까 합니다. 러블리페이퍼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물품처럼 멋지지는 않지만 누군가의 필요에 맞게, 눈높이에 맞추며 알맞은 가격으로 판매되는 물품이요. 

​무엇을 파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에게 파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들어갈때는 눈에 안 띄었지만, 나갈 때는 한 번쯤 눈이 가는 그런 것이죠. 
아름다운가게 나눔사업이 이렇게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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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업은 사회적기업 러블리페이퍼와 지구인의 정류장과 함께 진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