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야기

왜 우리는 친환경 이벤트를 고민하는가?

 
움직이는가게팀을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총 1,400여회의 야외 바자회행사를 주관하였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크고 작은 행사를 만들면서 가끔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양의 탄소를 발생시키며 또 어느 정도의 탄소를 상쇄시키는지가 궁금해 졌습니다. 만약 활동이 오히려 탄소를 발생시킨다면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요. 하지만 과연 어떻게 그 과정을 측정하고 활동가들과 시민들에게 전달할지, 이렇게 측정할 방법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인지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에너지관리공단의 홈페이지에 있는 탄소계산기를 이용해 보려했습니다. 그러나 가정생활에 맞춰진 계산기로는 아름다운가게 행사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측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또한 측정방법이 개발되어 있지 않아 생각만 가지고는 도저히 달려들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관심은 그냥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2009년 즈음 개인적으로 축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대량 소비와 무차별적 쓰레기 투기가 일어나는 축제현장은 어린아이가 보아도 비환경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곳에 아름다운가게의 이름을 달고 출동을 하면 마치 우리도 탄소를 풀풀 발생시키고 있는 것 같아 부끄럽기만 하였습니다. 하지만 ‘자원의 순환자’로서의 아름다운가게의 인기는 높았고 축제 기획자들은 ‘나눔’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자연스레 ‘환경’을 접목시켜 참여 명목도 확장해 나갔습니다.

작년, 잠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던 중 우연히 ‘Live Earth’ 라는 콘서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2007년 미국 ‘Live Earth’는 엘고어와 파트너를 맺고 있는 콘서트로서 뉴욕, 도쿄 등 세계 주요도시에서 개최한 대형 환경 콘서트입니다. 이 콘서트는 환경을 지키기 위한 ‘Green Event Guideline’을 세우고 에너지, 물, 쓰레기, 교통, 커뮤니케이션, 구매 등 총 6가지 기준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친환경적인 행사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이드와 체크리스트는 호주 ‘The Sustainable Living Foundation’에서 만들어낸 ‘sustainable event planner guideline’이다. 축제 현장에서 사용하기 편리한 양식과 체크리스트를 제공하고 있어 기획단계에서부터 활용하기 좋았습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아름다운가게는 2011년 구체적인 친환경이벤트에 대한 꿈을 구체화 시킬수 있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뜻에 함께 동참할 파트너가 필요했습니다. 그곳이 바로 ‘서울프린지네트워크’였습니다. 1년에 한 번, 2주 이상 16만 명이 방문하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을 홍대에서 개최하는 전문 예술단체입니다.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과 함께 5월에 구체적 회의를 거쳐 6월 말에 ‘아.지.매 연구소’를 선발하고 본격적인 친환경 축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약 석 달의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가 얼마만큼 의식을 가지고 사느냐에 따라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치를 계산하고 따지는 것 이전에 기본적인 환경에 대한 생각과 마음과 실천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모두가 함께 행복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세계의 축제의 이야기와 추천 사례를 통해 앞으로 우리가 나가야할 방향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김홍구 (아름다운가게 움직이는가게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