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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홀로서기가 꿈과 함께할 수 있도록

보육원퇴소청소년 지원 사업 

"아이들의 홀로서기가 꿈과 함께할 수 있도록"

햇살이 눈부신 5월, 아름다운가게와 함께 보육원퇴소청소년을 돕고 있는 혜명보육원을 찾았습니다. 아름다운가게 기부자 여러분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보육원퇴소청소년들의 삶과 꿈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인터뷰는 보육원퇴소청소년을 담당하고 있는 혜명보육원의 김태호 선생님과 함께했습니다.

혜명보육원

혜명보육원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혜명보육원은 6·25전쟁 시기에 고아들을 돌보기 위해 설립됐어요. 긴 역사만큼 이제는 많은 이들의 고향이기도 하죠. 지금은 총 50명 정도의 원생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어요. 설립 초에는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주로 경제적 이유로 인해 부모와 헤어져 이곳에 온다는 차이가 있어요.

보통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가정에 불화가 생겨 부모가 이혼을 하고, 부모님이 생계활동 찾아 나서며 아이들을 돌보기 힘들어지는데 친척이나 조부모들조차 함께 지내는 것조차 어려워지면 보육원으로 오게 되는 거죠. 또 최근에는 베이비박스를 통해 입소하는 갓난아기들도 많아졌어요. 지금 저희 보육원에도 태어난 지 3주도 채 안된 아기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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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의 아이들은 퇴소 이후 생활을 어떻게 준비하나요

다른 아이들과 달리 보육원에서 지내는 아이들은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구체적인 진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해요. 아무런 준비 없이 퇴소하게 되면 불안정한 형태나 단기성의 취업을 하게 될 가능성이 많거든요. 경제적·심리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보호자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때로는 가혹할 만큼 미래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하게돼요.

저희는 가능하면 특정 직업과 관련이 큰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권유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미용 자격증, 자동차 수리 자격증, 간호조무사 자격증 같은 것이죠. 실제로 자격증을 딴 친구들은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하기도 하고, 자격증을 활용해 관련 전문대학에 입학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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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 퇴소하는 친구들이 자립하는데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어요. 바로 주거문제. 보육원을 퇴소 시기가 되면, 지자체로부터 300만 원~500만 원 정도의 지원금이 나오지만 이 금액에 개인후원금을 보태도 1천만 원 정도예요. 그 돈으로 집 한 칸을 마련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퇴소를 앞둔 친구들은 홀로서기에 대한 기대가 큰데 막상 현실을 맞닥뜨리면 크게 좌절하는 모습을 봤어요.

보육원에서 갓 나온 아이들에게는 집뿐만 아니라 생활비, 교육비 등 많은 부분에서 경제적인 지원이 필요해요. 보육원에서 퇴소청소년들을 위해 예산을 마련하지 못하기 때문에 긴급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의 사정을 알게 될 때면 항상 발을 동동 구른답니다. 혜명보육원은 다행히 아름다운가게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는데요. 얼마 전, 대학에 입학한 친구는 생활비와 교재비 등을 지원 받아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고, 미용사가 된 친구는 집을 구할 돈을 충당해 작은 집을 구할 수 있었어요.

캡처
우리나라 보육원퇴소청소년에 관한 통계자료

 

마지막으로 아름다운가게 나눔에 함께하는 기부자들께 한 말씀 부탁드려요. 

보육원을 퇴소하는 친구들은 한번 미끄러지면 다시 밀어 올려줄 사람이 없습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별도의 지원금이 없어 아쉽던 시기에 아름다운가게 후원을 통해 아이들이 삶에서 미끄러지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게 되어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부모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꿈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친구들 각자가 새롭게 도전하는 첫 시작을 멋지게 내디딜 수 있도록 많은 후원과 관심 부탁드리고요 지켜봐 주세요. 아름다운가게 기부자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혜연이(가명)의 이야기

* 혜연(가명)양은 혜명보육원을 퇴소했으며 아름다운가게로부터 주거비 지원을 받았습니다.

안녕하세요. 20​15년부터 새롭게 세상을 향해 도전하는 김혜연이라고 합니다. 벌써 보육원을 나온 지 1년이 되었네요.

처음 독립을 준비할 때는 걱정이 많았어요, 단짝 친구와 함께 할 수 있어 외롭지는 않았지만 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큰 문제였어요. 지금은 월세 40만 원짜리 집에서 친구와 월세를 반반씩 부담하며 생활하고 있어요. 한 번은 친구가 아파서 일을 할 수 없게 되어 제가 집세와 생활비를 모두 혼자 감당해야 했던 적이 있었어요. 돈을 버는 것만큼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고 느꼈죠. 당장의 생활이 어려워지니까요.

1년 넘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제 진짜 꿈은 바리스타예요. 진로를 미리 정하지 못해 보육원에 있을 때 자격증을 따지 못한 것이 아쉬워요. 하지만 앞으로 2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와 함께 자격증을 따는 데 필요한 돈을 모을 거예요. 사실 저에게는 보육원에서 지내고 있는 여섯 살 어린 동생이 있답니다. 동생만큼은 보육원에서 나와서 고생하지 않도록 해주고 싶은 꿈이 있어요.

보육원 퇴소시기에 아름다운가게로부터 주거비 후원을 받았는데요. 이렇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게 되어 기뻐요. 앞으로도 저처럼 보육원을 나와 막막함을 겪을 많은 친구들의 든든한 디딤돌이 되어주세요. 

아름다운가게는 2010년부터, 아름다운가게 관악자명점의 수익금으로  보육원 퇴소 청소년을 위해 후원해 왔습니다. 현재 4개의 보육원의 퇴소 청소년들을 후원 중이며 보육원의 자립지원 담당 선생님의 추천으로 친구들의 상황에 따라 생활비, 학비, 취업 지원비, 주거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보육원퇴소청소년의 홀로서기에 꿈을 선물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