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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소금꽃을 만드는 사람들 “마하탑”

[착한생산자 이야기 다섯 번째]

바람과 햇빛이 피워낸 꽃, 천일염 생산자 "마하탑"

 

대형 유통을 거부하는 소금 제조 회사가 있습니다. 질 좋은 소금을 생산하기 위해서 라는데요. 물질적인 이익 보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건강한 상생을 꿈꾸는 마하탑의 유억근 대표님을 만나기 위해 서울에서 5시간 거리에 있는 전남 신안군 임자도를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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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탑 유억근 대표님

Q. 염전을 언제부터 하셨나요?

1987년부터 지금까지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서 소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임자도에서 태어나 목포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 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고향에서 소금 공장을 시작할 당시는 우리나라에서 염전을 폐전처리하는 시기였기에 마을 사람들이 의아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천일염에 대한 가치를 알기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고, 지금은 성공한 귀농 케이스가 되었습니다. 폐전처리하는 그 시기에 염전이 많이 없어져 지금 우리나라 천일염의 자급률이 10%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 가운데 70% 정도가 신안군에서 생산됩니다. 신안 임자도 갯벌은 간만의 차 10mm 이상 커서 썰물이 되면 공기와 태양을 받아서 살균이 되고, 밀물이 되면 생명체의 먹이원과 활동처가 됩니다. 이런 과정으로 갯벌은 끊임없이 비옥 해집니다. 자정력이 뛰어나고 미네랄도 풍부하지요. 이러한 바닷물로 천일염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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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천일염이란 무엇인가요

소금은 크게 천일염과 정제염, 재제염으로 분류됩니다. 정제염은 바닷물을 전기분해하여 99% 이상의 염화나트륨(Nacl)이 되게 만듭니다. 재제염은 미네랄 성분이 거의 없는 수입산 천일염을 물에 끓여 염화나트륨 성분이 95% 이상 되도록 다시 만든 인공 소금입니다. 이에 반해 천일염은 바닷물을 햇빛과 바람으로 증발시켜 만든 순수한 결정입니다. 정제염이나 재제염에 비해 85% 정도로 염도(염화나트륨 함유량)가 낮고 칼슘, 마그네슘 등 몸에 좋은 천연 미네랄 함유량이 높습니다. 소금이 각종 질병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 하루 적정 섭취량을 규제하는데, 이는 몸에 해로운 정제염이나, 재제염 등의 섭취 때문이며 이런 소금은 먹으면 배출이 안돼 몸에 독이 됩니다. 소금도 골라 먹어야 됩니다. 좋은 소금이란 우리 몸에 들어가서 필요한 에너지만 전달하고 나머지는 배설되는 것인데, 천일염은 섭취 후 95% 이상 배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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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공정 설비를 갖춘 소금공장

Q.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개해 주세요

염전은 저수지, 증발지, 결정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먼저, 만조가 되면 바닷물을 끌어들여 저수지에 보관합니다. 이때 염도는 3도 정도 됩니다. 제1증발지(난치)에서 햇빛과 바람으로 증발시켜 염도를 5~6도까지 올립니다 제2증발지(느퇴)로 흘러내리게 하여 11도까지 농축 시킵니다. 이렇게 증발된 소금 종자를 결정지로 보내 햇빛과 바람에 증발시켜 소금을 얻습니다. 소금이 만들어질 때 소금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결정의 크기가 3mm 이상 되면 채염합니다. 염전에서 영근 소금은 세척과 탈수 선별 포장 과정을 거치는데, 탈수를 위한 원심분리기와 색채선별기, 금속검출기 등의 장비를 갖춰 이물질 사고를 예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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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꽃 결정

Q. 소금 만들기 가장 좋은 날이 있나요?

일조량이 많고 바람이 적은 날이 가장 좋습니다. 기온이 낮으면 쓴맛이 납니다. 일반 염전에서는 봄, 가을에도 소금을 생산하는데 비해 우리는 봄과 가을에는 염전을 깨끗이 청소하고 일 년 중 여름에만 소금을 생산합니다. 저희 소금은 5~8월에 증발시킨 여름 소금입니다. 여름 소금은 단맛이 나는데, 아이들이 체험하러 오면 별사탕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소금은 일조량이 좋아 단시간 내에 소금을 낼 수 있는 여름 소금을 최상품으로 치죠. 소금이 물에 담겨 있는 시간이 짧을수록 염화나트륨 함량이 낮고, 가볍고, 결정의 모양이 좋으며 깨끗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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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이 쌓여있는 소금창고

Q. 염전 중간에 있는 나지막한 집은 무엇인가요

증발지에서 농축한 소금 종자를 보관해 두는 창고, 해주입니다. 천일염은 하늘이 준 선물이라고 합니다. 태양으로 증발시켜 공들여 만들어 놓은 종자가 비를 만나면 다시 바닷물로 돌아가 버리기 때문에, 그 속에 종자를 보관해 둡니다. 사방과 바닥을 송판과 스테인리스 못으로 시공하여 녹을 방지하고, 지붕도 석면이 들어간 슬레이트 대신 강판으로 시공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최상의 위생 시설로 만든 친환경 소금 창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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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지붕의 해주와 친환경 PU장판이 깔린 결정지

Q. 그 외에 친환경 생산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염전의 모든 시설은 ISO 인증을 받은 친환경 염전입니다. 대부분의 염전 결정지 바닥재는 PVC(폴리염화비닐) 장판으로 되어 있어서 환경호르몬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딱딱한 PVC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유화제인 가소제를 첨가하기 때문입니다. 친환경장판은 가소제를 과거보다 적게 첨가한 PVC 소재와 가소제를 전혀 첨가하지 않은 PU(폴리우레탄) 2종이 있는데, 마하탑 염전은 PU 장판으로 시공하여 차별화했습니다. 또한 증발지에는 함초가 자연 서식하고 염전 주변은 게와 조류가 살고 있는 생태적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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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발지에서 자라고 있는 함초

Q. 함초가 무엇인가요

함초는 염전이나 갯벌 주변에 서식하는 염생식물입니다. 염도 5~6도의 1증발지(난치)에서 서식합니다. 짠물을 빨아먹고, 광합성을 하기 때문에, 소금 증발이 느릴 것이다 해서 생산자들이 기피합니다. 그늘을 만들어 태양을 가려 증발이 늦다 해서 뽑아내 버립니다. 그러나 함초가 자라는 곳이기 때문에 미네랄이 많은 것입니다. 함초가 자라는 염전이어야 좋은 천일염이 생산되기 때문에 난치에 함초를 자연으로 생육 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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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렵게 만든 친환경 소금을 일반 유통을 통해 대량판매하지 않으시는 이유가 있나요

일반 유통은 하지 않습니다. 생명운동이나, 환경운동, 공동체운동을 하는 아름다운가게, 한살림, 민우회 등으로 전량 나갑니다. 대형 유통망을 통하면 돈을 벌 수 있지만 질 좋은 소금을 꾸준히 생산하기 어렵기 때문에 거절하고 소비자와 함께 나가는 것입니다. 일반 유통을 하지 않는 생산자라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와 실무자 3자가 균형과 조화가 이루어져야 건강한 조직입니다. 그중에서 소비자가 파워가 있으면 생산자가 손해를 봅니다.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거죠. 가치라는 것이 우선 가격으로 평가를 하지 않습니까. 실무자들이 힘이 세면, 사업 논리로 가게 됩니다. 사업 논리로 가면 생산자도 제 가격을 못 받고 소비자도 비싸게 사는 구조가 됩니다. 요즘에는 유통 조직이 소비자 중심으로 기울어 가격이 최저가로 맞춰 있습니다. 생산자가 고달파집니다. 신제품을 만들고 싶어도 수익률이 보장되지 않으니까. 소비 조직이 커질수록 감당하기 힘들어집니다. 조직의 규모만 커지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경쟁이 너무 치열하죠. 물품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의 축을 세워야 합니다. 그러는 중에 아름다운가게와 2010년에 만난 것이 저로서는 굉장히 획기적이고 또 자부심입니다. 아름다운 가게를 만나서 새로운 충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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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도움 말씀 주신다면요  

귀농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찬스라고 생각합니다. 젊을 때 와서, 힘이 있을 때 귀농해야 합니다. 근검절약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농사를 짓고, 친환경으로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귀농에서 어려운 부분이 판로가 없다는 점이죠. 일반 관행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면 일반 유통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판로가 어렵고 제값 받기도 힘듭니다. 친환경 쪽으로 맞춰지면, 판로는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