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야기

놀라운가게 249호 북촌탁구

You've got an email.

2019년의 크리스마스를 앞둔 금요일,
아름다운가게의 '놀라운가게' 접수 메일을 받았습니다.​

온라인에서 놀라운가게 참여 신청 버튼을 누르시면 아름다운가게 담당자에게 이메일이 전달되는데요, 메일을 열었을 때, 뭔가 심상치가 않았습니다. 짧은 참여 동기를 읽는 순간,

“음…. 뭔가 포스가 느껴진다.”

반가운 마음에 당장 전화를 걸었습니다.
바로 얼마 전에 놀라운가게 '제주 카페공드리'의 제주 오픈 소식과 '계동 카페공드리' 소식을 올려드렸지요.
그 포스팅을 보고 오랫동안 생각하고 있던 놀라운가게에 신청하게 되었다고 예쁜 목소리로 참여 동기를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살짝 길이 막혀서 약속한 시간보다 3분을 지각한 놀라운가게 블로그지기!
일단 계동 카페공드리를 잘 찾았으니 성공,
북촌탁구의 출구는 계동 카페공드리의 정문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돌아가니 찾을 수 있었습니다.
멋들어진 자연스러운 메탈소재의 간판이 눈에 뜨입니다.

“안녕하세요! 아름다운가게입니다.”

북촌탁구 관장님이 건네주신 명함, 이것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관장님이 얼마나 부지런한 분인지 알 수 있었는데요, 블로그지기가 지각한 그 3분 동안에도 원래 깨끗한 탁구장에 청소기를 돌리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인사를 하자마자 일단 탁구대가 보였습니다. 당연하죠? 이름이 '북촌탁구'인데 ^^

근데 그 탁구대를 중심으로 주변에 좀 특이한 것들이 보였습니다.

전시된 작품 사진들과 가수 김광석님의 대형 사진과 흘러나오는 그분의 노래소리

그리고 건반과 기타

벽면에는 탁구장을 방문했던 초등학교 친구들의 감사편지도 예쁘게 붙여져 있었습니다. 아마도 학교수업시간에 동네 탐방에 협조해 주신 북촌탁구 관장님께 보내드린 감사편지였던 것 같습니다.

이 공간의 정체에 대해 파악하기 전, 일단 북촌탁구 관장님부터 만나보았습니다.

“제가 9~10년 아름다운가게 압구정점에서 활동천사를 했었어요.
오래하지는 못했지만 1주일에 한 번씩 자원봉사를 했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니 너무 반갑네요.”

네~! ^^ 정말 반갑습니다.

그런데 관장님께서 하시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모두 일일이 설명 드리긴 어렵지만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서부캠퍼스 인생학교1기​
-신중년도시재생창업프로젝트 수료
– 평일에는 탁구장, 주말에는 공연이나 탁구장이 강연장으로 변신

심지어 비영리재단법인이나 사회적기업인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에 몸담고 있는 이 블로그지기도 참여해보지 못한 프로그램과 내용을 짝~ 꿰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여쭤봤습니다.

 

사회참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북촌탁구 하기 전에도 탁구장 주인이었어요. 그때는 정말 크게 전문 탁구장을 운영했어요. 그런데 그때 어머니께서 편찮으셨어요. 항암치료를 하시다가 돌아가셨지요. 그리고 제가 많이 아팠어요. 탁구장을 할 수도 없었고 하고 싶지도 않아서 쉴 수밖에 없었어요. 그 쉬는 기간에 '인생학교1기'에 참여했어요. 제가 많이 가라앉아있던 시절 큰 힘을 주었죠. 그 인생학교가 저에게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낸 계기였어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아 역시… 인생은 아이러니합니다. 절망적이고 괴로운 그 순간에 바로 '변화'의 기회도 함께 오는 것 같아요. 종로구 계동에 '북촌탁구'를 오픈한 것은 2년 전이라고 하시네요.​

북촌탁구는 지금 '북촌 어린이 사랑방'이라고 불리고 있다고 하네요. 정말로 인터뷰 중에 계동의 귀여운 어린이 한 명이 방문을 했어요. 탁구 수강생인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관장님과 너무나 친해 보이는 모습에 살짝 궁금해졌어요. "오다가 외국인을 만났는데" 로 시작한 이야기는 동네의 다른 언니는 아직 오지 않았는지, 물을 마시고 싶다 등등 이 대화는 예사관계가 하는 대화가 아니었습니다.

"둥근소리라는 아주 오래된 모임에서 만나 분의 딸이예요. 오랫동안 알고 지내서 제게는 조카나 마찬가지죠." 일단, 인터뷰 진행을 위해 인터뷰 마치고 동네 경로당에 전달할 크리스마스쿠키의 개수를 세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인터뷰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관장님께 나눔은 무엇인가요?

"제가 좋아하는 말이, '더불어 함께'입니다. 다 같이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제 별명이 '북촌 문체부장관'이에요. (웃음) 엄마들이 자녀에게는 무한 투자를 하지만 본인에게는 잘 못쓰잖아요. 그래서 동네 학부모 엄마들을 위해 필라테스 수업을 열었어요. 그랬더니 그분들이 붙여준 별명이예요. 제가 놀라운가게에 참여하게 된 것인 '카페공드리' 때문인 것처럼 저를 통해서 북촌의 다른 곳들도 놀라운가게에도 많이 참여하셨으면 좋겠어요."​

"계동길 가게 공실이나 젠트리피케이션 때문에 염려도 있지만, 최대한 이 동네 분들이 이 동네의 가게를 경험하고 머무셨으면 좋겠어요. 동네에서 공연을 하면 제가 티켓을 사고, 일부러 아이들에게 무료 티켓을 그려보도록 하고 있어요. 그럼 그 아이들이 만든 쿠폰을 공연때 경품으로 사용하죠. 북촌의 좋은 것이, 사람사는 곳이라는 거예요. 상인과 주민들이 잘 사는 것이 참 좋아요. 내 이웃이 누구인지 잘 알죠. 저는 즐거움에 의미를 더한 문화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제가 운동도 하니까 건강하고 행복한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래 사진은 관장님이 보여주신 전시회 리플렛입니다. 탁구장에 전시된 사진들이 바로 북촌 계동사진이더라고요.

사진이 하나하나 너무나 정겹고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났습니다. 지금은 제주에 내려가신 제주 카페공드리 윤범석, 송효진 사장님 모습도 보입니다.

한 학부모님이 직접 그린 카페공드리 사진 스케치입니다.

12월 28일 북촌탁구에서 진행하는 '책 듣는 밤' 홍보 포스터를 아이들이 직접 그렸습니다.

북촌탁구 안에 있는 '일촌상회'는 동네의 디자이너나 주민분들이 판매를 의뢰한 제품을 전시해서 판매하는 공간입니다. 책은 홍대에 있는 출판사 '마음의숲'에서 보내준 도서라고 하시네요. 목도리 등은 동네 주민분들이 직접 뜨개질한 소품입니다.

탁구장 어딘가 붙어있었던 작은 스티커가 이 공간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북촌탁구는 '아름다운희망나누기' 정기후원을 선택해주셨습니다.
북촌탁구의 나눔을 통해 계동을 포함한 종로지역의 어려운 분들에게 희망이 잘 전달되도록 아름다운가게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름다운 희망나누기

북촌탁구 관장님 인터뷰를 마친 후 바로 위층에 위치한 '카페공드리' 이대희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북촌탁구를 놀라운가게 멤버로 초대해주신 분이 바로 이대희 사장님과 제주카페공드리 윤범석, 송효진 사장님이셨거든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카페공드리 모습입니다. 손님과 이야기 중인 이대희 사장님 모습도 보이고요, 놀라운가게 현판과 감사장, 그리고 북촌탁구에서 본 엽서를 이곳에서도 보니 더욱 반가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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