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을 추억하고 담아내다

소중한 사람을 추억하고 담아내다

정은임 아나운서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하루

아름다운가게의 물건 하나하나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무더운 여름의 지난 7월 29일 토요일, 아름다운가게 숙대입구역점에서는 故 MBC 정은임 아나운서의 13주기 추모바자회 ‘정은임 아나운서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아름다운하루’가 진행되었습니다.

故 정은임 아나운서 ⓒ MBC 웹진 언어운사

소중한 사람을 기억하는 방법

故 정은임 아나운서는 MBC 라디오 <정은임의 FM 영화음악>을 진행하면서 청취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러던 중 2004년, 37세의 나이에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이후 13년째 영화와 음악, 세계 등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세우고 마음을 담았던 청취자들이 그녀를 기억하고 만나기 위해 해마다 모이고 있습니다. 편의상 ‘정은임 아나운서 추모사업회’라고 부르지만, 체계나 시스템을 갖춘 조직이 아니라 그녀와 함께하고 싶은 팬들의 자발적인 모임입니다.

2017년 추모바자회 행사 전경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매개체

1회부터 올해 13번째 추모 바자회까지 모두 아름다운가게 매장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정은임 아나운서의 기일이 가까워지면,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하나둘 모여 추모 바자회를 준비합니다. 매장 앞에 현수막이 게시되고, 모아온 기증품이 진열되고, 그 시절의 라디오 음악이 흐르기 시작하면, 정은임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다는 기대는 어느덧 그 시절의 추억 속으로 시간을 되돌립니다. 추모사업회원 김이준수 님은 “추모 바자회를 통해 정든님이 우리의 가슴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오래전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며 무언가를 하고 있던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리기도 하죠.”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힘

어떻게 짧지 않은 시간인 13년 동안 지속적으로 할 수 있었을까요? 당시 정은임 아나운서를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추모 바자회를 진행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한 회원을 통해 아름다운가게와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김이준수 회원님은 “이렇게 오래갈 수 있으리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우연처럼, 기적처럼.. 이렇게 하다 보니 1년에 한 번 꼭 해야 할 리추얼(ritual:의식) 같은 생각이 들어요”라면서, “지금 사회의 풍경을 정든님(회원들은 정은임 아나운서를 이렇게 부른다)이 어떻게 이야기할까, 상상하면서 지금 나의 태도와 관점을 곧추세우기도 합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2014년(10주기) 추모바자회 행사 단체사진

사람의 있을 곳이란 누군가의 가슴속 밖에 없다

누군가에게는 한 사람을 기억하고 추억한다는 것이 대단하거나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주어짐에, 그리고 바자회를 할 때마다 소리 소문 없이 와서 물건을 사주시는 사람들에, 그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여기 함께 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있을 곳이란 누군가의 가슴속 밖에 없다’라는 말처럼, 아름다운가게도 공간을 통해 故 정은임 아나운서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2014년 아름다운가게에 전달해주신 감사패

작은 가치들이 쌓여질 때

이번에도 아름다운가게에 특별한 기부금을 전달해 주셨습니다. 이것 역시 자발적인 참여였습니다. “추모 바자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이 기부금을 내기도 하고, 바자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봉사를 하면서 바자회 물건을 사서 바자회 수익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합니다.” 소중하게 모인 바자회 수익금, 기부금은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돕는 ‘아름다운 희망나누기’로 쓰이게 됩니다. 김규항 작가의 말처럼, ‘세상은 평범한 사람의 삶에서 작은 가치들이 쌓일 때 조금씩 좋아질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아름다운가게에 모인 물건도, 추모 바자회에 모인 물건도 그런 가치를 품고 또 다른 가치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글│ 정은임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김이준수 회원님 인터뷰 내용 재구성
사진제공│ 정은임아나운서 추모사업회

지난 13년 동안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해주신 故 정은임 아나운서 추모사업회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